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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2010. 16:41 NZ코리아포스트 (219.♡.21.112)
재미있는 영어칼럼
다른 과목들과는 달리 영어는 한 가지 방향으로만 공부를 해서는 좀처럼 실력의 향상을 이루기가 쉽지 않은 과목이다. 특히 쓰는 영어(written English)에서는 기본적으로 영어 실력을 가늠해 주는 문장 구성 능력, 풍부한 어휘력, 논리 전개를 할 수 있는 사고력 등이 갖춰져 있어야 좋은 글을 쓸 수가 있다. 문장 구성 능력을 위해서는 문법 공부를 하면서 배운 문장 구조를 다양한 상황과 다른 어휘들을 사용해서 몇 번씩 같은 구조의 문장을 만들고 써 보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풍부한 사고력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책과 글들을 읽어보고, 읽은 내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여러번 에세이 형식에 맞춰 써보는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어휘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정도일까? 우선 많은 글을 읽는 것이 어휘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많이 읽은 학생들을 보면 다른 학생들보다 풍부한 어휘를 구사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학문을 하기에 필요한 고급 영어 단어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어떤 학생의 글을 읽다 보면 문장 구조에 문제도 없고 나름대로 논리에 맞는 글을 써놓았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런 학생들이 쓴 글의 문제점을 찾아 보자면 첫 번째는, 문장 구조가 너무 평이하고 말할 때 쓰는 식으로 써 놓아서, 문법 지식에 기초한 고급 문장으로는 한 문장으로 간단하고 분명하게 의미 전달을 할 수 있는 내용을 두 세 개의 긴 글로 풀어 써 놓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사용한 어휘 역시 대화 할 때 사용하는 쉽고 평이한 것들 이어서 마치 초등학생들이 써놓은 일기를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했듯이 고급 문장 구성 능력을 위해서는 배운 것을 자꾸 써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휘 실력은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 안에 향상 시킬 수 있을까? 많이 읽고, 많이 암기하고 또 그 암기한 것을 내 글 속에 많이 사용해 보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런 지루할 수도 있는 영어 공부의 특징들 때문에 영어공부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어떤 법칙이나 진리가 머리 속을 '팅' 하고 울리며 환하게 밝혀 주는 사건이 일어날 수 가 없다.
그러나 학생들이 이 지루한 영어 공부를 좀 더 흥미를 갖고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영어 어휘 공부를 위해서는 이 단어들이 어떤 시대에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갖고 영어 단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는지를 알아보면서 공부 한다면 그 단어를 잊어버릴 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지루한 영어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그리스어(Greek)에서 온 단어인 a sycophant는 영어의 an apple-shiner(bootlicker: 아첨꾼)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영국에서는 선생님에게 잘 보이고 싶은 학생이 사과를 반짝거리게 닦아서 선생님 책상에 갖다 놓고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이야기에서 an apple-shiner란 단어가 유래되었다. 그리스에도 이와 같은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 영국에서는 사과를 닦는 사람이지만 그리스에서는 이런 사람을 '무화과를 보여 주는 사람(a fig-shower)'이라고 부른다. 그리스 말로 무화과(fig)가 'sykon'이고 보여 주다(to show)라는 말은 phanein이다. 이 두 단어가 결합되어 탄생된 단어가 a sycophant(아첨꾼)이다.
또 영어 표현 중 'once in a blue moon'이란 말이 있다. Blue moon은 달력에서 두 번째 보름달을 지칭하는데 아주 드물게 이 달이 파란 색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상층권에 있는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스펙트럼의 끝에 있는 빨간색의 광선을 가려서, 파란색 가장자리에서 빛이 흩어지게 하는데 이 결과로 지구에서는 달이 파랗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아주 드물게 일어난다고 해서 'once in a blue moon'은 'very rarely(아주 드물게)'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파란 색과 연관된 또 다른 표현 중 'out of the blue'라는 표현은 '파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다.(as if falling from the sky)'라는 의미에서 '갑자기, 또는 뜻밖에(unexpectedly)'라는 의미를 갖는다.
요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할 때 사용하는 'bug'라는 단어는 1945년 하버드 대학의 컴퓨터가 고장이 났을 때 컴퓨터의 회로에 나방(a moth)이 들어간 것이 원인인 것을 발견하고 제거한 후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the apple of one's eye(소중한 존재)'는 성경(Bible)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눈동자와 같이 지키신다는 의미로 구약(Old Testament) 신명기(Deuteronomy)에서 모세(Moses)가 사용한 'the apple of His eye'라는 말에서 유래되었고 'to be in the lion's den (사자 굴 속에 있다)'이란 표현은 다니엘(Daniel)이 사자 굴에 던져졌으나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죽지 않고 살아났다는 이야기에서 유래 된 것으로 '승리해서 빠져 나오다, 또는 자기를 잡으려고 한 사람을 오히려 잡게 되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 시간이 여유로울 때 단어나 표현법의 유래를 공부한 다면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영어 표현들을 배우게 될 것이다. 새로운 단어나 숙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뒤적일 때마다 어근이나 어원이 무엇인가를 확인해 보는 습관을 갖자. 꼬리 에 꼬리를 물면서 많은 어휘들이 딸려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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