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368]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

0 개 3,515 KoreaTimes
  뉴질랜드에 올 때는 직업을 바꿔보겠다고 생각했다. 학원과 교육 방송 등에서 1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국의 중요 출판사들과 손을 잡고 수능 영어 참고서들을 16권이나 쓰면서, 가르치는 일과 영어 문제집을 쓰는 것에 지쳤었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일을 해 보리라는 생각으로 이민 길에 올랐다. 그러나 좋은 환경의 이 곳에서 몇 년이 지나자 가르치는 일에 대해 어느덧 충분히 재충전되었고 '마치 새로운 일을 하듯이' 또다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영어 가르치기'와 뉴질랜드에서의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는 습득한 영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각종 영어 시험이나, 영어를 사용하는 직업을 갖게 되는 경우에 국한된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 모두에게 영어 공부는 어쩌면 막연한 대상을 향해가는 지루한 과정이 되기가 쉽다. 때때로 영어 공부를 그 자체를 위한 공부라는 느낌도 들게 되기도 한다. 반면에 뉴질랜드에서의 영어 공부는 한국에서 배우는 영어 교육의 바탕 위에 한 단계 더 나아가 영화나 신문을 보거나 문학 작품을 읽고 분석해서 우리의 삶 속에 비추어 보는 과정이 수업내용과 시험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모처럼 영어다운 영어, 즉 살아 있는 영어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게 든다. 물론 자유롭게 문학작품을 읽고 분석하고 보다 훌륭한 영어 문장으로 자신의 견해를 표현 하기 위한 '고급 영어 능력'의 습득 훈련을 시키는 과정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NCEA나 Cambridge등에서 나오는 문학작품에 대한 에세이쓰기는, 문학작품을 읽고 분석해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교훈(lesson)이나, 주제(theme), 인물 성격의 변화과정, 갈등, 갈등의 해소과정 등을 이해하고 이러한 것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언어 기법들(language techniques)이 사용되었는가 등을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글을 쓰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국어와 논술공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습득한 영어 실력을 사용하여 다양한 인생을 간접 경험하고 분석해 본다는 것은 얼마나 흥미 진진한 일인가? 이러한 학습 과정을 철 저히 따라가는 학생들은 영어 실력 향상과 더불어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깨달음과 지혜를 얻게 된다.

  George Owell의 'Animal Farm'을 읽을 때, Lenin, Stalin 그리고 Trotsky등의 삶과 활동을 연결시켜 작품을 분석해 나가는 과정은 학생들에게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러시아 혁명사와 권력의 속성에 대한 이해를 갖게 해 준다. 뉴질랜드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학창시절에 읽었던 작품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동일한 작품을 읽으며 젊은 시절 느꼈던 의미와는 또 다른 느낌을 갖고 분석해 보는 것은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나에게 준다. 밤 새워 책을 읽고 공부하던 대학시절로 돌아간 느낌까지 들 때도 있다.

  NCEA의 'Short written text' 부분의 시험에 대비해 읽는 작품들 중에는 뉴질랜드 출신의 여류작가인 Katherine Mansfield의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띤다. 뉴질랜드 북 섬 Wellington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35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생을 마감한 그녀는 한국사람들도 많이 읽어본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 중 'The Garden Party(원유회)', 'The Doll's House(인형의 집)', 'A Cup of Tea(차 한 잔)' 등은 한국의 학생들도 많이 읽고 있고 뉴질랜드의 학교들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단편소설들이다. 뉴질랜드의 정서를 많이 담고 있는 이 작품들에서 그녀는 '빈부의 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은 일상적인 사건들을 통해 전달해 준다. 'The Garden Party'에서 Katherine Mansfield는 상류사회의 한 여자아이를 통해서 죽음 앞에서는 빈부의 차이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과 상류사회의 가식적인 삶을 깨닫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 단편소설에서는 뉴질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인, 길 건너편의 sea view가 있는 쪽의 사치스러울 정도로 부유해 보이는 집들과 그 건너편 쪽의 헐어져 가는 집들이 서로 마주보며 계속되는 암갈색의 거리들도 그려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A Cup of Tea'에서는 상류사회의 한 부인을 통해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한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자선의 행위가 하나의 유희처럼 행해질 수도 있음과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들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이런 작품들을 읽고 작가가 전달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 글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타내 주는 것을 상징하기 위해 쓰인 상징(symbol)들은 무엇인지, 주인공들은 어떤 종류의 사람들인지 등을 파악하고 에세이를 쓰는 NCEA, Cambridge등의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탄탄한 영어 능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하며, 두 번째로는 많은 글 을 읽고 지식의 폭을 넓혀 놓음으로써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 놓아야 한다. 열심히 영어 실력을 늘리고, 많은 글을 읽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표현할 능력을 키워 나간다면 뉴질랜드에서의 영어공부 과정은 한국에서 영어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매력적인 공부가 될 것이다.

The Snows of Kilimanjaro in Auckland - 오클랜드, …

댓글 1 | 조회 4,505 | 2010.01.13
Kilimanjaro is a snow covered mountain 19,710 feet high, and is said to be the highest mou… 더보기

어휘(vocabulary) 능력 기르기

댓글 0 | 조회 3,974 | 2009.12.23
영어를 가르치며 가장 난감한 일 중 하나가 학생 들에게 어휘(vocabulary)를 가르치고 배운 어휘를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공부하… 더보기

행복한 광대

댓글 0 | 조회 3,419 | 2009.12.09
계절은 이미 봄이 왔건만, 봄이 오지 않은 뉴질랜드의 날씨 때문인지 마음은 자꾸 한국의 늦가을 속을 거닌다. 모든 것이 떨어져 내리고 흘러가 버리는 계절이다.흐르…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대학입학 시험을 준비하며

댓글 0 | 조회 3,603 | 2009.11.26
이제 막 Cambridge 시험을 끝낸 학생들은 사실상 긴 여름 방학에 들어 가고 있고 NCEA를 통해 뉴질랜드의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은 아직 시험이 과목 별로 … 더보기

섬(an isle)

댓글 0 | 조회 3,327 | 2009.11.11
섬(an island)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a piece of land completely surrounded by water"다. 즉, 사방의 건널 수 없는… 더보기

Unfamiliar Texts - NCEA 준비 (2)

댓글 0 | 조회 3,632 | 2009.10.26
시나 산문 또는 연설문을 읽고 글쓴이의 의도와 글의 내용 또는 언어 기법들에 대한 이해력을 평가하는 시험은 한국에서도 학생들이 국어 시험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유형… 더보기

Film Study(영화 연구) – NCEA 시험 대비

댓글 0 | 조회 3,665 | 2009.10.23
뉴질랜드의 term 3 방학은, 이름 그대로 공부하기 위한 방학이다. 뉴질랜드에서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이 term 4 기간 11월부터 NCEA 외부고사를 보아야 하… 더보기

Who Moved My Desk? (누가 내 책상을 옮겼는가?)

댓글 0 | 조회 3,191 | 2009.09.22
만일 내가 '충성'을 다 바쳐 열심히 일하고 있던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을 할 것인가? 1997년 시작되었던 IMF의 통제 경제의 어두… 더보기

A Streetcar Named Desire-(욕망 이라는 이름의 전차) - 영미…

댓글 0 | 조회 7,450 | 2009.09.09
몇년 전 뉴질랜드 신문에 학생들에게 가짜 영어 성적표를 만들어 주는 사기꾼(conman)에 대한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IELTS… 더보기

개미와 덩치

댓글 0 | 조회 3,862 | 2009.08.25
6살 아이가 열심히 짓밟고 있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점점 재미가 붙고, 이제는 발로 짓이기는 일과 자신이 동일시되어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 더보기

John Steinbeck의 ‘The Pearl’ - 영미 문학 산책(Ⅷ)

댓글 0 | 조회 11,161 | 2009.08.11
주로 영국문학 작품을 많이 다루는 뉴질랜드의 많은 학교들에서 예외적으로 많이 다루고 있는 미국문학 작품이 John Steinbeck의 작품들이다. 노벨 문학 상을… 더보기

언제 지불할 것인가?

댓글 0 | 조회 3,400 | 2009.07.29
아직도 식민지 근성이 많이 남아 있어서인지 '우리 한국 사람들'은 스스로의 것들을 너무 많이 깎아 내린다. 간단한 예로 'a place where meals ar… 더보기

역사 공부가 왜 필요한가

댓글 1 | 조회 3,624 | 2009.07.15
뉴질랜드에 있는 많은 한국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 중 하나가 역사(history) 과목이다. 필자는 해가 짧은 겨울 방학 동안 학생들에게 세계사 책 한 권쯤 통… 더보기

잘 못 달리는 차로 인생 시작하기

댓글 0 | 조회 3,520 | 2009.06.24
어느덧 한국도 그렇게 되어가고 있지만, 서구 사회에서 운전 면허증의 의미는 '운전할 수 있는 자격증' 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내가 나만의 차를 몰 수 있는 나이… 더보기

인종차별주의(Racism)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115 | 2009.06.09
사람들은 흔히 'difference(다름)'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 듯 보인다. 내가 속해 있는 모임에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 더보기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

댓글 0 | 조회 3,093 | 2009.05.26
아무래도 나도 그의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어느 기자의 말처럼 그가 오늘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딛고 정상에 오른 이들은 아름답다. 사람들은… 더보기

영미 문학 산책(VII) - The Great Gatsby(위대한 개츠비)

댓글 0 | 조회 3,916 | 2009.05.13
뉴질랜드의 학교에서는 대부분 Shakespeare로 대표되는 영국문학을 공부한다. 그러나 요즈음 국제 수학 능력 시험인 IB 시험 제도를 채택하는 학교들이 늘어 … 더보기

영원한 마이너 리거의 노래

댓글 0 | 조회 3,463 | 2009.04.29
이미 한국에서는 '패자 부활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한 번 마이너 리거가 되면 영원한 마이너 리거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게임의 법칙… 더보기

영어 공부를 위한 한국어 죽이기(?)

댓글 0 | 조회 3,732 | 2009.04.15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고를 발달시켜 나간다. 우리의 뇌 속에 있는 대부분의 지식은 교육을 통해, 독서를 통해, 즉, 언어를 통한 간접 경험으로 축적된 것이다. 물… 더보기

기도는 두 손 모아 한다

댓글 0 | 조회 3,505 | 2009.03.24
What do Leonardo da Vinci, Paul McCartney, and Napoleon have in common?(레오나르도 다 빈치, 폴 맥카트니… 더보기

뉴질랜드 학교 영어 정복하기(I)-Poetry

댓글 0 | 조회 3,905 | 2009.03.10
처음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을 때 교육에 관련된 두 가 지 사실에 놀랐다. 첫 번째는 뉴질랜드에는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한국 교육이 획일적이라는 말들을 많이… 더보기

갈매기 조나단과 김수환 추기경

댓글 1 | 조회 3,907 | 2009.02.25
먼지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은빛 조각들이 날아 오르고 있었다. 바다 저편 한 가운데에서 터져 오르는 은빛 향연은 낚시대를 바라보던 아내와 나의 시선을 동시에 잡… 더보기

왜 뉴질랜드 영어 공부에서 정독(intensive reading)이 필요한가

댓글 0 | 조회 3,918 | 2009.02.11
한국 학생들이 뉴질랜드에 와서 영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는 아마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에세이일 것이다. 영어로 '읽기'와 '쓰기' 능력이 상… 더보기

제 8요일, 지상의 방 한 칸

댓글 0 | 조회 4,295 | 2009.01.29
어떤 이에게 벽(wall)은 세상과 나를 차단시켜주는 극복하기 어려운 것(a barrier between two areas)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 더보기

영미 문학산책 - George Orwell의 Animal Farm

댓글 0 | 조회 3,614 | 2009.01.16
George Orwell(조지 오웰)은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다. 그의 저서로는 'Animal Farm'과 '1984년' 그리고 '카탈로니아 찬가' 등이 우리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