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 영원한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79] 영원한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

0 개 3,577 KoreaTimes
  단 하나 뿐인 삶을 받아,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극점에 올라서도 그는 더 높이 오르기를 원했다. 그러나 날은 이미 저물었고, 그는 크레타의 흙으로 돌아가기 전 다음과 같은 묘비명을 남겼다.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인류 역사가 더 많은 자유를 위한 투쟁의 궤적이라고 한다면, 그의 삶은 인류 역사의 제단에 스스로 바쳐진 가장 자유로운 제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자유(freedom)란 "통제 받지 않는 상태(state of not being under control)", 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고, 쓸 수 있는 힘(the power to do, say, think, or write as one pleases)"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그는 1885년 12월 2일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태어나 아테네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한 후, 사전적 정의 그대로 자유롭게 파리와 스페인, 영국, 러시아, 이집트, 팔레스타인 등을 여행하며 호머와 부처와 예수와 니체와 베르그송의 사상들을 섭렵하면서 사랑하고, 고뇌 하고, 현대 그리스의 고전이라고 일컬어 지는 수 많은 작품들을 쓰고, 투쟁하다 1957년 10월 26일 모든 삶의 여정에서 쌓인 삶의 웅장함을 다 비운 후 '나는 자유다.'라는 말을 남기곤 흙으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돌아갔다.

  1980년 5월 종로서적에서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 – 그리스인에게 이 말을'을 처음 손에 잡았을 때부터 나는 몇 년간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후 그의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 '성 프란치스코',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등을 읽어 나갈 때마다, 그가 나에게 가하는 영혼의 채찍질을 온 몸으로 느낄 때마다 느꼈던 절대적 열등감은 나약하고 게으른 나의 영혼을 한 없이 일깨워 주고 밀어 주는 가르침으로 내 삶에서 메아리쳤었다.

  '영혼의 자서전(안정효역)'에서 그는 온몸으로 삶의 지향점을 웅변한다. "짐승으로부터 인간으로의 오름길을 따라가려면 고통이 가장 위대한 길잡이다.// 내 영혼을 처음으로 뒤흔든 것은 공포나 고통이 아니었고, 쾌감이나 장난도 아니었으며, 자유에 대한 열망이었다. 나는 자유를 찾아야 했지만, 무엇으로부터, 누구로부터 자유가 된다는 말인가?// 크레타와 그리스의 범주를 넘어 나의 투쟁들은 인류의 역사를 침공했다. 나의 속에서는 선과 악이, 빛과 어둠이, 신과 악마가 싸웠다.// 성자들은 너무 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신 앞에서 자꾸 머리만 조아리며 설설 길 뿐이었다. 내 몸 속에서는 크레타의 피가 끓어 올랐다. 나는 참된 인간이란 아무리 곤경에 처했어도 신의 앞에서까지도 저항하고, 투쟁하고,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정을 내렸다."

  "신은 죽었다."고 선포한 니체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에서 역설했던 '초인'의 철학에 심취했던 카잔 차키스답게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며 자신이 생각하는 20세기의 새로운 성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새로운 성인들은 구걸을 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그들은 칼의 힘으로 얻었다. 영웅성을 지닌 성자, 그것이 완전한 인간이었다.// 우리들은 개인적인 관심을 초월하고, 편안하고 아늑한 환경을 초월하고, 우리 자신보다 높은 목적을 설정해서 비웃음과, 굶주림과,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땀 흘려 일함이 우리의 의무이다.아니, 달성이 아니라 절대로 쉬지 않고 오른다는 것. 오직 그것만이 삶에 숭고함과 단일성을 부여한다." 카잔차키스에게 있어서 신은 인간의 영혼을 구속하지 않고 해방시키는 신이었다.

  이러한 그의 사상을 구체화시켜 놓은 작품이 현대의 성자 슈바이쩌에게 헌정한 '성 프란치스코'다. 카잔차키스는 말한다. "프란치스코는 마지막 중세인이며 최초의 르네상스인이다. 그리고 슈바이쩌는, 추악하고 부정적인 것과 불의가 충만한 현대에서 새로운 르네상스를 알리는 최초의 인물일지도 모른다." 천국에서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의 물질적 복까지도 스스럼없이 달라고 원하는 기복적 신앙이 당당히 뿌리 내리고 있는 이 시대 우리에게 거지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입을 빌어 카잔차키스는 경종을 울린다. "주여, 저에게 그 희망마저도 거절할 힘을 주소서. 아, 주여, 당신을 만날 희망마저도 거절하게 하소서. 당신은 아실 것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오직 그것만이 절대적인 가난의 뜻임을."

  추억의 명배우 앤소니 퀸이 주인공을 맡았던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그리스인 조르바'는 모든 인간의 현학적 논리와 위선적인 종교적인 말과 지성을 뛰어넘는 삶의 진실에 도달하여 거침없이 사랑하며 살다간 실존 인물 조르바를 소설화한 작품이다. "인간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지, 조르바?" "글쎄, 자유라는 거지."

  영원한 자유인 조르바, 카잔차키스 그는 세 가지의 영혼, 세 가지의 기도를 올린다. "첫째, 나는 당신의 손에 쥔 활이옵니다, 주여. 내가 썩지 않도록, 나를 당기소서. 둘째, 나를 너무 세게 당기지 마소서, 주여. 나는 부러질지도 모릅니다. 셋째, 나를 한껏 당겨 주소서, 주여. 내가 부러진들 무슨 상관이 있겠나이까?"

28평형 개똥지빠귀의 둥지

댓글 0 | 조회 3,837 | 2008.09.24
마른 풀이 투 둑 떨어졌다. 뜰을 향한 거실(family room) 유리문 틀 위에서였다. 잠시 후 새 한 마리가 가느다란 마른 나뭇가지를 물고 다시 문 틀 위로… 더보기

Shakespeare 산책 (Ⅲ) - King Lear (분별력의 비극)

댓글 0 | 조회 3,625 | 2008.09.10
예전에는 칭찬으로 받아들여지던 '우직함'이란 단어가 요즈음은 흥미 없는 단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미련해서 사회에서는 성공 할 수 없는 사람' 이란… 더보기

비 내리는 영문법

댓글 2 | 조회 3,884 | 2008.08.27
뉴질랜드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한국에서와는 다른 '교육 문화적 충격'을 겪게 될 때가 많다. 고 1(Form 5) 이상의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 에세이가 잘 안… 더보기

Hamlet - 지식인의 비극 - Shakespeare 산책 (Ⅱ)

댓글 0 | 조회 3,627 | 2008.08.13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은 Shakespeare의 희곡 'Hamle… 더보기

제 3의 물결 속에서

댓글 0 | 조회 3,190 | 2008.08.01
삼팔선, 사오정과 더불어,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고 하는 '이태백'도 이제는 중국 당나라 시절의 시선 '이백'(701-762) 만큼이나 옛 시절의 단어로 밀려나는가… 더보기

[384] 영미 문학 산책 (V) - Katherine Mansfield R…

댓글 0 | 조회 13,505 | 2008.07.08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영어 단어의 정확한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했던 'Vocabulary Builder'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 중 '늙은(old)'이란… 더보기

[383] '어린쥐'의 착각

댓글 0 | 조회 3,366 | 2008.06.25
어떤 중요한 일을 시작할 때는, 그 일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그 일의 목표가 합당하고 올바르게 섰는지, 일의 과실보다 부작용이 더 크지는 않을지, 일의 추진 방… 더보기

[382] 영어교육 유감

댓글 0 | 조회 3,147 | 2008.06.10
며칠 전 영국의 Cambridge대학에서 전세계 20개 국가 학생들의 영어시험성적 순위를 발표했다. 물론 영국에서 조사한 결과이다 보니 한국의 학생들이 주로 응시… 더보기

[381] Does Money Make the Mare Go?

댓글 0 | 조회 3,339 | 2008.05.28
이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고 비굴해 지기도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머리 조아 림을 받기도 하고 살인을 하기도하고 전쟁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 더보기

[380] 캐서린 맨스필드의 '행복'

댓글 0 | 조회 9,872 | 2008.05.13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기쁨과 행복에 가득 찬 삶이라고 자신하던 사람이, 자신의 행복이 '모래 위에 지어진 성'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마주치게 될 … 더보기

현재 [379] 영원한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

댓글 0 | 조회 3,578 | 2008.04.23
단 하나 뿐인 삶을 받아,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극점에 올라서도 그는 더 높이 오르기를 원했다. 그러나 날은 이미 저물었고, 그는 크레타의 흙으로 돌아가기 전 … 더보기

[378] Love Poems (Ⅱ) - Annabel Lee

댓글 0 | 조회 3,529 | 2008.04.08
William Wordsworth, Samuel Taylor Coleridge 등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낭만주의 운동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까지 영향을 미쳐서 Wil… 더보기

[377] East of Eden

댓글 0 | 조회 3,685 | 2008.03.26
With lead roles in only three films, James Dean secured his place in Hollywood history. (단… 더보기

[376] 영미 문학 산책 II – Love Poems (I)

댓글 0 | 조회 3,719 | 2008.03.11
누구나 한 번쯤은 젊은 시절 낭만주의 시인들의 사랑의 시를 암송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William Wordsworth, Samuel Taylor Colerid… 더보기

[375] To sir with love

댓글 0 | 조회 3,196 | 2008.02.26
작년 말 선생님을 만났다. 내가 처음 선생님을 만난지도 벌써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아버지가 전자 오르간 공장을 차리는 바람에 우리 가족은 내가 중 3때 … 더보기

[374] Shakespeare산책-Ⅰ.Macbeth

댓글 0 | 조회 2,993 | 2008.02.12
뉴질랜드에서 Cambridge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영어공부를 시키면서 Shakespeare의 작품들을 다시 읽자니 학창시절에 읽었던 똑 같은 작품들이 지금… 더보기

[373] 두 종류 나무의 인생살이

댓글 0 | 조회 3,178 | 2008.01.30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온 몸의 가지들은 사방으로 팔을 뻗으며 우산을 거꾸로 받친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리곤 뚝 떨어져 올라가 약간 작아진 우산을 거꾸로 한 모… 더보기

[372] 어머니들의 일관성에 관하여(On Consistency of Mother…

댓글 0 | 조회 2,881 | 2008.01.15
'문제의 학생 뒤에는 문제의 부모가 있다.'라는 것은 너무 자주 듣는 말이라서 식상하기도 하고, 자식을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별로 기분 좋은 소리가 아닐 수도… 더보기

[371] 잉그리드 버그만 장미

댓글 0 | 조회 4,371 | 2007.12.20
연인에게 줄 장미를 손질하다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시인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시인 중 한 명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einer Maria Rilke: 18… 더보기

[370] 방학동안의 영어공부

댓글 0 | 조회 3,189 | 2007.12.11
College학생들의 NCEA가 모두 끝남에 따라 모든 학교의 마지막 term 시험들이 모두 끝났다. 부모님들은 잠시 등을 소파에 깊숙이 기대고 휴식을 취하실 수… 더보기

[369] 영어의 바다에 그냥 빠뜨리면 죽는다

댓글 0 | 조회 3,151 | 2007.11.27
영어 공부와 관련된, 참 잘 지은 책 이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우선 순위 영단어, 우선 순위 영숙어'를 들 수 있다. 물론 내용도 좋았지만, 기가 막히게 좋은… 더보기

[368]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

댓글 0 | 조회 3,513 | 2007.11.12
뉴질랜드에 올 때는 직업을 바꿔보겠다고 생각했다. 학원과 교육 방송 등에서 1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국의 중요 출판사들과 손을 잡고 수능 영어 참고서들을 16… 더보기

[367] 알렉산더를 그리며

댓글 0 | 조회 3,001 | 2007.10.24
한국에서는 대선 정국이 시작되고 있고, 대선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그냥 대통령이 아니고 훌륭한 대통령, 나아가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처럼 자신에게 표를 몰… 더보기

[366] 부끄러움의 미학

댓글 0 | 조회 3,006 | 2007.10.09
When we are hipped or a dear friend is dead, there stars are, constantly shining over head… 더보기

[365] NCEA External English Exam 준비하기

댓글 0 | 조회 2,855 | 2007.09.25
Term 1이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term 3가 끝났다. Form5부터 form7 학생들에게는 이번 방학은 일 년의 마지막 시험 즉, 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