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 Does Money Make the Mare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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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Does Money Make the Mare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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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고 비굴해 지기도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머리 조아 림을 받기도 하고 살인을 하기도하고 전쟁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인가? 바로 돈이다. 나만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1980년대 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는 요즈음처럼 노골적으로 돈을 드러내 놓고 자랑하지도 않았고 돈을 밝히지도 않았다. 군사 독재정권이 종식되고 민주화된 한국 사회는 인간의 원초적, 물질적 욕망인 몸에 대한 열광과 돈에 대한 거침 없는 욕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연기가 본업인 배우가 기본적인 대사처리도 못 할만큼 연기를 못해도, 근육강화 주사를 주입시키며 근육질 몸매를 만들어 스크린에 드러내기 만해도 대중들은 '몸짱'이라며 그들을 치켜세우고, 학예회 수준의 노래 실력으로 몇 토막 정도씩만 나눠 연습해 4명, 6명, 이제는 열 댓명씩 떼지어 나와도 '얼짱', 'S라인'이라며 폭발적 인기를 누린다. 비록 온갖 성형수술까지 동원한 인조 인간들이라고 해도 이제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는다. 참으로 뻔뻔한 연예계인지, 참으로 촌스러운 사고방식의 나인지 혼란스럽다.

  20세기 말 한국 사회의 화두가 '몸'이었다고 한다면, 21세기의 화두는 '돈'이라고 한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재테크의 광풍, 10억 만들기 열풍' 등 돈에 관한 책들이, 대형 서점의 한 부분으로 독립되어 쌓여 있을 만큼, 끊임없이 출판되어 나오고 있다. 그 의미의 순수성을 잃어 버린지 오래인 예술을 운운하며 여배우들은 옷을 벗어 젖힌다. 왜 벗어 던지는가? 재벌 2세와의 사랑이라는 여성들의 신데렐라 콤플레스를 자극하는 드라마는 이미 식상한지 오래되었고, 신체 포기 각서까지 강요하는 사채업자를 다룬 '쩐의 전쟁'이라는 드라마가 나올 정도로 한국 사회는 '돈'이 사람들의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고소영' 청와대 비서진에 이어 '강부자' 내각이라고 불리 우는 정부가 들어선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나는 기계인지도 몰라/ 컨베이어에 밀려오는 부품을/ 정신없이 납땜하다 보면/ 수천 번이고 로버트 처럼 반복 동작하는/ 나는 기계가 되어 버렸는지도 몰라(어쩌면)"// 우리 세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 나의 하늘이다// 프레스에 찍힌 손을 부여 안고 병원으로 갔을 때/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이다// 두 달째 임금이 막히고/ 노조를 결성하다 경찰서에 끌려가/ 세상에 죄 한 번 짓지 않은 우리를/ 감옥소에 집어 넌다는 경찰관님은 / 항시 두려운 하늘이다// 죄인을 만들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판검사님은/ 무서운 하늘이다.(하늘)// '어쩌면' 과 '하늘'과 '노동의 새벽'의 시인 박노해의 처절할 만큼 서러운 노래는 2008년 5월 한국에서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삼성특검'과 '쇠고기 수입'과 '대운하 건설', '기름 값 폭등' 등을 지켜보며 그 뒤에 버티고 있는 돈의 논리와 돈에 의한 폭력만이 존재하는 삭막한 곳으로 세상이 변해 간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제 한국에서는 돈이 곧 권력이다. (Money is power.) 즉,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Money will do anything.)

  "돈에 대한 애착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The love of money is the root of all evil.)"라는 경구는 점점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희미해 지고,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Money makes the mare go.)"라는 또 다른 속담이 미국 소와 한국의 촛불집회 사이에서, 대운하 건설에서, 삼성 특검에서 힘을 발휘할 것 같다.

  1981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던 김광규 시인의 '묘비명'이라는 시를 27년 만에 다시 읽어보니, 유종호 교수 말처럼 그래도 '마땅히 있어야 할 넉넉히 인간화된 질서에 대한 갈망'에 잠 못 이룰 것 같다.

                                                             묘비명

                                            한줄의 시는 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김 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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