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 영어교육 유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82] 영어교육 유감

0 개 3,147 KoreaTimes
  며칠 전 영국의 Cambridge대학에서 전세계 20개 국가 학생들의 영어시험성적 순위를 발표했다. 물론 영국에서 조사한 결과이다 보니 한국의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SAT나 TOEFL, TOEIC 등을 통한 순위가 아니라 영연방권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영어 평가시험 중 하나인 IELTS라는 시험을 통한 평가 였다. 한국은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에게는 물론이고 발음 구조상 영어를 배우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 일본 보다도 뒤져서 쓰기, 말하기는 19위, 듣기 읽기는 18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전체 평균 9점 만점 기준으로 평균 5.21점으로 13위를 차지한 중국의 5.77과 16위를 차지한 일본의 5.52에도 뒤졌다. 20개국 중 아랍에미리트만 4.53으로 한국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라고 한다. 한 IELTS 관계자는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고 조기 영어 교육 열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지만 성적은 제자리 걸음'이라며 '영어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준다'고 지적 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더구나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다.

  과거, 읽기 쓰기에 집중했던 한국의 영어 학습방법의 결과로 현재 3,40대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한국 사람들 중에는 영어로 된 글을 읽기는 해도 말은 못하는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때로는 외국 사람을 만나면 머리에 쥐가 나서 입이 굳어 버린다고 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보게 된다. 또 영국이나 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으신 분들이 실제 외국인을 만나면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꼬집어 말하는 사람들도 만나 보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 기성세대들은 자신 들이 배운 영어 교습 방법이 잘못돼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탓하면서 자신의 자녀들은 반드시 '말할 수 있는 영어 교육'을 시키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영어권 국가에 떨어뜨려 놓으면 영어로 말하기는 물론 학교 수업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바램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환상이 가져온 결과는 정말로 참담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발음은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되고 영어를 사용하는 친구들과도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놀이터에서 키위어린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있는 자녀들을 볼 때 느끼는 뿌듯함은 자녀 들이 어릴 때 뉴질랜드에 와서 1,2년쯤 된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 보셨을 것이다. 과거 읽기, 쓰기에 집중했다가 실패했다는 생각에 자녀들을 '영어로 말할 줄 아는' 학생들이 되도록 몰고 가다 보니 읽기 쓰기의 중요성을 등한시하게 되었고 실제로 고등 교육을 받을 때 필요한 읽기와 고급영어 실력을 갖추는 데는 게으르게 되었다. 어려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보면 말은 저절로 트이게 되지만 공부하는 영어, 즉 읽기 쓰기는 어느 정도 인위적인 노력 없이 저절로 해결되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게 되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런 방식의 공부를 위한 영어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때로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에세이를 쓸 수 있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학생들에게 필자가 해주는 말은 'Pay the pipper. (대가를 지불해라.)'이다. 영어로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서는 영문법 공부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급 구문(structure) 구성 능력을 길러야 하고, 풍부한 어휘(vocabulary) 실력을 길러야 하고, 많은 책들과 전문 잡지들, 그것이 힘들다면 적어도 일간 신문이라도 읽어서 풍부한 지식을 머리 속에 정리해 두어야 하며, 문학 에세이를 위해서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심리와 작가의 의도를 준비된 자료들을 참조해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만 한다. 이러한 능력을 하루 아침에 길러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과정 속에는 본인의 땀을 흘리는 노력과 함께 최대한 짧은 시간에 이러한 통합적인 능력을 조직적으로 학습하도록 도울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이 필요하기에 제대로 된 영어 공부를 하는 과정은 쉽지 만은 않은 과정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언어 능력이 선천적으로 뛰어나고 자리에 앉기만 하면 무엇인가 읽을 거리를 들고 있는 학생들은 좀 더 힘들이지 않고 이런 과정을 이룰 수 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부단한 노력 없이는 얻기 힘든 능력이다.

  영어 교육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정부의 정책이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읽기, 쓰기에만 집중하다가, 이제는 말하기, 듣기를 중시하는 정책에 무게를 두는 것은 좋지만 영어 능력은 한가지 부분만 잘한다고 얻어 지는 것이 아니므로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시행해야 한다. 교육의 효과는 1,2년 안에 나타나지 않는다.

28평형 개똥지빠귀의 둥지

댓글 0 | 조회 3,837 | 2008.09.24
마른 풀이 투 둑 떨어졌다. 뜰을 향한 거실(family room) 유리문 틀 위에서였다. 잠시 후 새 한 마리가 가느다란 마른 나뭇가지를 물고 다시 문 틀 위로… 더보기

Shakespeare 산책 (Ⅲ) - King Lear (분별력의 비극)

댓글 0 | 조회 3,625 | 2008.09.10
예전에는 칭찬으로 받아들여지던 '우직함'이란 단어가 요즈음은 흥미 없는 단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미련해서 사회에서는 성공 할 수 없는 사람' 이란… 더보기

비 내리는 영문법

댓글 2 | 조회 3,884 | 2008.08.27
뉴질랜드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한국에서와는 다른 '교육 문화적 충격'을 겪게 될 때가 많다. 고 1(Form 5) 이상의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 에세이가 잘 안… 더보기

Hamlet - 지식인의 비극 - Shakespeare 산책 (Ⅱ)

댓글 0 | 조회 3,627 | 2008.08.13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은 Shakespeare의 희곡 'Hamle… 더보기

제 3의 물결 속에서

댓글 0 | 조회 3,190 | 2008.08.01
삼팔선, 사오정과 더불어,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고 하는 '이태백'도 이제는 중국 당나라 시절의 시선 '이백'(701-762) 만큼이나 옛 시절의 단어로 밀려나는가… 더보기

[384] 영미 문학 산책 (V) - Katherine Mansfield R…

댓글 0 | 조회 13,505 | 2008.07.08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영어 단어의 정확한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했던 'Vocabulary Builder'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 중 '늙은(old)'이란… 더보기

[383] '어린쥐'의 착각

댓글 0 | 조회 3,366 | 2008.06.25
어떤 중요한 일을 시작할 때는, 그 일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그 일의 목표가 합당하고 올바르게 섰는지, 일의 과실보다 부작용이 더 크지는 않을지, 일의 추진 방… 더보기

현재 [382] 영어교육 유감

댓글 0 | 조회 3,148 | 2008.06.10
며칠 전 영국의 Cambridge대학에서 전세계 20개 국가 학생들의 영어시험성적 순위를 발표했다. 물론 영국에서 조사한 결과이다 보니 한국의 학생들이 주로 응시… 더보기

[381] Does Money Make the Mare Go?

댓글 0 | 조회 3,339 | 2008.05.28
이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고 비굴해 지기도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머리 조아 림을 받기도 하고 살인을 하기도하고 전쟁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 더보기

[380] 캐서린 맨스필드의 '행복'

댓글 0 | 조회 9,872 | 2008.05.13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기쁨과 행복에 가득 찬 삶이라고 자신하던 사람이, 자신의 행복이 '모래 위에 지어진 성'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마주치게 될 … 더보기

[379] 영원한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

댓글 0 | 조회 3,578 | 2008.04.23
단 하나 뿐인 삶을 받아,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극점에 올라서도 그는 더 높이 오르기를 원했다. 그러나 날은 이미 저물었고, 그는 크레타의 흙으로 돌아가기 전 … 더보기

[378] Love Poems (Ⅱ) - Annabel Lee

댓글 0 | 조회 3,529 | 2008.04.08
William Wordsworth, Samuel Taylor Coleridge 등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낭만주의 운동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까지 영향을 미쳐서 Wil… 더보기

[377] East of Eden

댓글 0 | 조회 3,685 | 2008.03.26
With lead roles in only three films, James Dean secured his place in Hollywood history. (단… 더보기

[376] 영미 문학 산책 II – Love Poems (I)

댓글 0 | 조회 3,719 | 2008.03.11
누구나 한 번쯤은 젊은 시절 낭만주의 시인들의 사랑의 시를 암송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William Wordsworth, Samuel Taylor Colerid… 더보기

[375] To sir with love

댓글 0 | 조회 3,196 | 2008.02.26
작년 말 선생님을 만났다. 내가 처음 선생님을 만난지도 벌써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아버지가 전자 오르간 공장을 차리는 바람에 우리 가족은 내가 중 3때 … 더보기

[374] Shakespeare산책-Ⅰ.Macbeth

댓글 0 | 조회 2,993 | 2008.02.12
뉴질랜드에서 Cambridge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영어공부를 시키면서 Shakespeare의 작품들을 다시 읽자니 학창시절에 읽었던 똑 같은 작품들이 지금… 더보기

[373] 두 종류 나무의 인생살이

댓글 0 | 조회 3,178 | 2008.01.30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온 몸의 가지들은 사방으로 팔을 뻗으며 우산을 거꾸로 받친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리곤 뚝 떨어져 올라가 약간 작아진 우산을 거꾸로 한 모… 더보기

[372] 어머니들의 일관성에 관하여(On Consistency of Mother…

댓글 0 | 조회 2,881 | 2008.01.15
'문제의 학생 뒤에는 문제의 부모가 있다.'라는 것은 너무 자주 듣는 말이라서 식상하기도 하고, 자식을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별로 기분 좋은 소리가 아닐 수도… 더보기

[371] 잉그리드 버그만 장미

댓글 0 | 조회 4,371 | 2007.12.20
연인에게 줄 장미를 손질하다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시인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시인 중 한 명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einer Maria Rilke: 18… 더보기

[370] 방학동안의 영어공부

댓글 0 | 조회 3,189 | 2007.12.11
College학생들의 NCEA가 모두 끝남에 따라 모든 학교의 마지막 term 시험들이 모두 끝났다. 부모님들은 잠시 등을 소파에 깊숙이 기대고 휴식을 취하실 수… 더보기

[369] 영어의 바다에 그냥 빠뜨리면 죽는다

댓글 0 | 조회 3,151 | 2007.11.27
영어 공부와 관련된, 참 잘 지은 책 이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우선 순위 영단어, 우선 순위 영숙어'를 들 수 있다. 물론 내용도 좋았지만, 기가 막히게 좋은… 더보기

[368]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

댓글 0 | 조회 3,513 | 2007.11.12
뉴질랜드에 올 때는 직업을 바꿔보겠다고 생각했다. 학원과 교육 방송 등에서 1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국의 중요 출판사들과 손을 잡고 수능 영어 참고서들을 16… 더보기

[367] 알렉산더를 그리며

댓글 0 | 조회 3,001 | 2007.10.24
한국에서는 대선 정국이 시작되고 있고, 대선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그냥 대통령이 아니고 훌륭한 대통령, 나아가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처럼 자신에게 표를 몰… 더보기

[366] 부끄러움의 미학

댓글 0 | 조회 3,006 | 2007.10.09
When we are hipped or a dear friend is dead, there stars are, constantly shining over head… 더보기

[365] NCEA External English Exam 준비하기

댓글 0 | 조회 2,855 | 2007.09.25
Term 1이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term 3가 끝났다. Form5부터 form7 학생들에게는 이번 방학은 일 년의 마지막 시험 즉, 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