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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4/2009. 10:50 코리아포스트 (122.♡.145.22)
재미있는 영어칼럼
이미 한국에서는 '패자 부활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한 번 마이너 리거가 되면 영원한 마이너 리거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게임의 법칙이다. 그거야 자신의 능력과 노력이 부족했으니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마이너 리거의 자식들이 마이너 리거로 대물림 되어질 수 밖에 없는 사회에서 '희망'이라는 말은 영원한 희망사항일 수 밖에 없다.
사회가 변하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한 개인의 삶이 변할 수 있는 가장 크고 일반적인 요인은 대학 졸업이다. 과거 시골에서는 천금 보다 더 귀한 소 팔아 대학에 보낸다하여 대학을 우골 탑이라 부르기까지 했고, 얼마전에는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TV 연속극까지 등장할 정도로 대학 졸업장의 무게가 엄청나게 나가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대학 졸업장, 그것도 세칭 명문대 졸업장을 움켜잡아 수도권 근처에 부빌 언덕이라도 찾고 싶은 것이 서민 자녀들의 꿈인데, 그 꿈은 점점 이루어지기 힘든 희망사항으로만 고착화 되어 가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는 명문대 진학률은 아파트 평당 가격과 비례하게 되었다. 아마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해외 명문대 진학률까지 통계에 가산하면 그 비례 기울기는 훨씬 더 심해질 것이다.
나아가 서민이나 영세민 가정에서 태어난 학생이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다고 해도 한 해에 천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감당하기에는 가족 모두의 힘을 합친다 해도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우리 세대에도 대학 등록금을 마련해 주기 위해 부모들은 허리가 휘었는데, 요즈음 부모들은 등까지 굽게 되는가 보다. 메이저 리거의 자식들은 비행기타고 태평양을 날아 다니는데, 마이너 리거의 자식들은 차고 오를 땅마저도 꺼져 버리는 듯한 삶의 공포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빈부 격차로 인한 이러한 기회의 불평등은 계층간의 단절감을 더욱 심화시킬 수 밖에 없다. 입만 열면 서민을 위한다던 사회 지도층들의 부정부패 탐욕은 실낱 같은 희망마저도 내려놓게 만들고 있다.
It is the sense of inequality in the distribution of wealth that breeds discontent in a society. (한 사회 속에서 불만을 낳는 것은 부의 분배가 불공평하다는 인식이다.) When wealth increases and at the same time tends to become monopolized in some class or group, this discontent is always keen.(부가 증가하면서 일부 계층이나 집단에 의해 독점될 때, 이러한 불만감은 언제나 첨예화된다.) And, above all, when the rich are indifferent to the inequalities which economic change increases, and when the burdens of the economic life are not lifted from those least able to bear them, the consciousness of inequality grows into enmity.(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유한 자들이 경제적 변화가 증가시켜주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무관심할 때, 그리고 경제적 생활의 부담감을 지탱할 만한 능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서 그 무거운 짐이 제거되지 않을 때, 이러한 불평등의 의식은 적대감으로 변하게 된다.)
영국이 낳은 위대한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은 말했다. "Economic injustice is perhaps the most obvious evil of our present system."("경제적 불공평이 아마도 우리의 오늘날 체계에서 가장 명백한 악일 것이다.") 벌써 50년이 훨씬 지난 말이다. 그러나 2009년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러셀의 말은 더 이상 들리지도 않는다. 한 번 마이너 리거가 되었으니 대를 이어 마이너 리거 자리를 물려주지 않을까 근심하며 쓰레기 치는 사람들의 노래만이 홀로 공허하게 허공에 뒹굴며 떨어진다.
쓰레기 치는 사람들
당신들은 우리를 전혀 모른다 쓰레기 치고 받은 돈으로 눈오는 날은 소주 한 잔 걸치고 적금 들어 3년 뒤 리어카 한 대 사서 엿장수나 고물장수 차리는 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오래된 잡지나 헌 신문지 버리는 빈 병이나 쇠토막까지도 몇푼의 강냉이로 바꿔 가고 저승의 골목길 지키고 서서 송장의 금닛발 노리는 그들과 우리는 전혀 다르다 (중략) 우리는 그들과 전혀 다르다 엿장수나 고물장수 가윗소리에 한가한 봄날의 권태를 듣고 되도록 쓰레기터를 멀리 피하여 은행으로 가는 교회로 가는 당신들은 우리를 전혀 모른다.
(김광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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