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 Does Money Make the Mare Go?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381] Does Money Make the Mare Go?

0 개 3,361 KoreaTimes
  이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고 비굴해 지기도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머리 조아 림을 받기도 하고 살인을 하기도하고 전쟁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인가? 바로 돈이다. 나만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1980년대 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는 요즈음처럼 노골적으로 돈을 드러내 놓고 자랑하지도 않았고 돈을 밝히지도 않았다. 군사 독재정권이 종식되고 민주화된 한국 사회는 인간의 원초적, 물질적 욕망인 몸에 대한 열광과 돈에 대한 거침 없는 욕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연기가 본업인 배우가 기본적인 대사처리도 못 할만큼 연기를 못해도, 근육강화 주사를 주입시키며 근육질 몸매를 만들어 스크린에 드러내기 만해도 대중들은 '몸짱'이라며 그들을 치켜세우고, 학예회 수준의 노래 실력으로 몇 토막 정도씩만 나눠 연습해 4명, 6명, 이제는 열 댓명씩 떼지어 나와도 '얼짱', 'S라인'이라며 폭발적 인기를 누린다. 비록 온갖 성형수술까지 동원한 인조 인간들이라고 해도 이제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는다. 참으로 뻔뻔한 연예계인지, 참으로 촌스러운 사고방식의 나인지 혼란스럽다.

  20세기 말 한국 사회의 화두가 '몸'이었다고 한다면, 21세기의 화두는 '돈'이라고 한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재테크의 광풍, 10억 만들기 열풍' 등 돈에 관한 책들이, 대형 서점의 한 부분으로 독립되어 쌓여 있을 만큼, 끊임없이 출판되어 나오고 있다. 그 의미의 순수성을 잃어 버린지 오래인 예술을 운운하며 여배우들은 옷을 벗어 젖힌다. 왜 벗어 던지는가? 재벌 2세와의 사랑이라는 여성들의 신데렐라 콤플레스를 자극하는 드라마는 이미 식상한지 오래되었고, 신체 포기 각서까지 강요하는 사채업자를 다룬 '쩐의 전쟁'이라는 드라마가 나올 정도로 한국 사회는 '돈'이 사람들의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고소영' 청와대 비서진에 이어 '강부자' 내각이라고 불리 우는 정부가 들어선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나는 기계인지도 몰라/ 컨베이어에 밀려오는 부품을/ 정신없이 납땜하다 보면/ 수천 번이고 로버트 처럼 반복 동작하는/ 나는 기계가 되어 버렸는지도 몰라(어쩌면)"// 우리 세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 나의 하늘이다// 프레스에 찍힌 손을 부여 안고 병원으로 갔을 때/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이다// 두 달째 임금이 막히고/ 노조를 결성하다 경찰서에 끌려가/ 세상에 죄 한 번 짓지 않은 우리를/ 감옥소에 집어 넌다는 경찰관님은 / 항시 두려운 하늘이다// 죄인을 만들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판검사님은/ 무서운 하늘이다.(하늘)// '어쩌면' 과 '하늘'과 '노동의 새벽'의 시인 박노해의 처절할 만큼 서러운 노래는 2008년 5월 한국에서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삼성특검'과 '쇠고기 수입'과 '대운하 건설', '기름 값 폭등' 등을 지켜보며 그 뒤에 버티고 있는 돈의 논리와 돈에 의한 폭력만이 존재하는 삭막한 곳으로 세상이 변해 간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제 한국에서는 돈이 곧 권력이다. (Money is power.) 즉,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Money will do anything.)

  "돈에 대한 애착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The love of money is the root of all evil.)"라는 경구는 점점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희미해 지고,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Money makes the mare go.)"라는 또 다른 속담이 미국 소와 한국의 촛불집회 사이에서, 대운하 건설에서, 삼성 특검에서 힘을 발휘할 것 같다.

  1981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던 김광규 시인의 '묘비명'이라는 시를 27년 만에 다시 읽어보니, 유종호 교수 말처럼 그래도 '마땅히 있어야 할 넉넉히 인간화된 질서에 대한 갈망'에 잠 못 이룰 것 같다.

                                                             묘비명

                                            한줄의 시는 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김 광규)

질투의 비극 - Othello

댓글 0 | 조회 3,605 | 2008.11.12
질투(jealousy)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감정 중 하나다. 인간의 질투라는 감정은 때로는 '모든 것을 다 태워 버릴 정도'로 파괴적이다. 구약 성경 창세기에 … 더보기

쌀 직불금 정치인과 베토벤 바이러스

댓글 0 | 조회 3,636 | 2008.10.30
You say you care about the poor, but you walk past them in the street; you hypocrite!(당신은 … 더보기

문화적 언어의 차이

댓글 0 | 조회 5,239 | 2008.10.30
뉴질랜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세계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탁월한 영어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기에 영어권 국가에 와서 영어로 진행되… 더보기

28평형 개똥지빠귀의 둥지

댓글 0 | 조회 3,852 | 2008.09.24
마른 풀이 투 둑 떨어졌다. 뜰을 향한 거실(family room) 유리문 틀 위에서였다. 잠시 후 새 한 마리가 가느다란 마른 나뭇가지를 물고 다시 문 틀 위로… 더보기

Shakespeare 산책 (Ⅲ) - King Lear (분별력의 비극)

댓글 0 | 조회 3,639 | 2008.09.10
예전에는 칭찬으로 받아들여지던 '우직함'이란 단어가 요즈음은 흥미 없는 단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미련해서 사회에서는 성공 할 수 없는 사람' 이란… 더보기

비 내리는 영문법

댓글 2 | 조회 3,896 | 2008.08.27
뉴질랜드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한국에서와는 다른 '교육 문화적 충격'을 겪게 될 때가 많다. 고 1(Form 5) 이상의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 에세이가 잘 안… 더보기

Hamlet - 지식인의 비극 - Shakespeare 산책 (Ⅱ)

댓글 0 | 조회 3,633 | 2008.08.13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은 Shakespeare의 희곡 'Hamle… 더보기

제 3의 물결 속에서

댓글 0 | 조회 3,198 | 2008.08.01
삼팔선, 사오정과 더불어,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고 하는 '이태백'도 이제는 중국 당나라 시절의 시선 '이백'(701-762) 만큼이나 옛 시절의 단어로 밀려나는가… 더보기

[384] 영미 문학 산책 (V) - Katherine Mansfield R…

댓글 0 | 조회 13,528 | 2008.07.08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영어 단어의 정확한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했던 'Vocabulary Builder'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 중 '늙은(old)'이란… 더보기

[383] '어린쥐'의 착각

댓글 0 | 조회 3,377 | 2008.06.25
어떤 중요한 일을 시작할 때는, 그 일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그 일의 목표가 합당하고 올바르게 섰는지, 일의 과실보다 부작용이 더 크지는 않을지, 일의 추진 방… 더보기

[382] 영어교육 유감

댓글 0 | 조회 3,153 | 2008.06.10
며칠 전 영국의 Cambridge대학에서 전세계 20개 국가 학생들의 영어시험성적 순위를 발표했다. 물론 영국에서 조사한 결과이다 보니 한국의 학생들이 주로 응시… 더보기

현재 [381] Does Money Make the Mare Go?

댓글 0 | 조회 3,362 | 2008.05.28
이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고 비굴해 지기도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머리 조아 림을 받기도 하고 살인을 하기도하고 전쟁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 더보기

[380] 캐서린 맨스필드의 '행복'

댓글 0 | 조회 9,907 | 2008.05.13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기쁨과 행복에 가득 찬 삶이라고 자신하던 사람이, 자신의 행복이 '모래 위에 지어진 성'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마주치게 될 … 더보기

[379] 영원한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

댓글 0 | 조회 3,594 | 2008.04.23
단 하나 뿐인 삶을 받아,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극점에 올라서도 그는 더 높이 오르기를 원했다. 그러나 날은 이미 저물었고, 그는 크레타의 흙으로 돌아가기 전 … 더보기

[378] Love Poems (Ⅱ) - Annabel Lee

댓글 0 | 조회 3,537 | 2008.04.08
William Wordsworth, Samuel Taylor Coleridge 등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낭만주의 운동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까지 영향을 미쳐서 Wil… 더보기

[377] East of Eden

댓글 0 | 조회 3,697 | 2008.03.26
With lead roles in only three films, James Dean secured his place in Hollywood history. (단… 더보기

[376] 영미 문학 산책 II – Love Poems (I)

댓글 0 | 조회 3,750 | 2008.03.11
누구나 한 번쯤은 젊은 시절 낭만주의 시인들의 사랑의 시를 암송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William Wordsworth, Samuel Taylor Colerid… 더보기

[375] To sir with love

댓글 0 | 조회 3,209 | 2008.02.26
작년 말 선생님을 만났다. 내가 처음 선생님을 만난지도 벌써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아버지가 전자 오르간 공장을 차리는 바람에 우리 가족은 내가 중 3때 … 더보기

[374] Shakespeare산책-Ⅰ.Macbeth

댓글 0 | 조회 3,005 | 2008.02.12
뉴질랜드에서 Cambridge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영어공부를 시키면서 Shakespeare의 작품들을 다시 읽자니 학창시절에 읽었던 똑 같은 작품들이 지금… 더보기

[373] 두 종류 나무의 인생살이

댓글 0 | 조회 3,191 | 2008.01.30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온 몸의 가지들은 사방으로 팔을 뻗으며 우산을 거꾸로 받친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리곤 뚝 떨어져 올라가 약간 작아진 우산을 거꾸로 한 모… 더보기

[372] 어머니들의 일관성에 관하여(On Consistency of Mother…

댓글 0 | 조회 2,892 | 2008.01.15
'문제의 학생 뒤에는 문제의 부모가 있다.'라는 것은 너무 자주 듣는 말이라서 식상하기도 하고, 자식을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별로 기분 좋은 소리가 아닐 수도… 더보기

[371] 잉그리드 버그만 장미

댓글 0 | 조회 4,380 | 2007.12.20
연인에게 줄 장미를 손질하다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시인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시인 중 한 명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einer Maria Rilke: 18… 더보기

[370] 방학동안의 영어공부

댓글 0 | 조회 3,210 | 2007.12.11
College학생들의 NCEA가 모두 끝남에 따라 모든 학교의 마지막 term 시험들이 모두 끝났다. 부모님들은 잠시 등을 소파에 깊숙이 기대고 휴식을 취하실 수… 더보기

[369] 영어의 바다에 그냥 빠뜨리면 죽는다

댓글 0 | 조회 3,164 | 2007.11.27
영어 공부와 관련된, 참 잘 지은 책 이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우선 순위 영단어, 우선 순위 영숙어'를 들 수 있다. 물론 내용도 좋았지만, 기가 막히게 좋은… 더보기

[368]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

댓글 0 | 조회 3,524 | 2007.11.12
뉴질랜드에 올 때는 직업을 바꿔보겠다고 생각했다. 학원과 교육 방송 등에서 1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국의 중요 출판사들과 손을 잡고 수능 영어 참고서들을 16…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