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 세상을 비추는 거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367] 세상을 비추는 거울

0 개 3,713 KoreaTimes
  사회의 행복과 정의를 위해 사람들은 제도를 만들고 환경을 지킨다.

  그 제도는 기준이 되고 환경은 삶의 터전이 되고 그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을 비춰 보게 한다.

  정치와 종교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을 위해 정치가 추구하는 방법과 종교가 추구하는 방법은 다르다.

  정치는 제도나 형식을 통해 인간의 평등한 행복을 추구하고 질 보다는 양적 가치에 우선을 둔다. 종교는 내면적인 자기 정화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성스러움을 깨닫는 절대적인 행복을 추구하고 양 보다는 질적 가치에 더 높은 비중을 둔다.

  정치와 종교는 공익과 대중을 위해 존재하고 헌신한다.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비춰 보고 빛이 되게 한다. 행복을 위한 마음의 거울과 같다. 중등학교 국어 교사이고 시인이기도 한 여선생님은 치마 입기를 좋아했다.

  어느 날 수업을 위해 교실 통로를 왔다 갔다 하다가 떨어져 있는 손거울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저희들끼리 히히덕 거리며 웃는 모습이 손거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 차린 여선생님은 모른체 하고 손거울을 집어 들었다. 수업을 마치고 거울을 보여 주며 거울 주인은 교무실로 와서 찾아 가라고 했다.

  키 적은 남학생이 교무실로 와서 자신의 것이라고 한다. 여선생은 왜 남학생이 거울을 가지고 다니고 교실 바닦에 떨어 뜨려 놓았는지 고백하라고 한다. 학생은 거울은 제 것 이지만 제가 갖고 있는 것을 알고 다른 학생이 빼앗아서 교실 바닥에 놓아 두었다고 했다.

  여선생은 다른 동료를 핑계 되는 것에 더욱 화가 나서 거울의 사용처를 추궁하며 몰아 부쳤다. 학생은 자신의 관리 잘못으로 여선생님을 어렵게 했다며 용서를 구하고 진짜 거울의 용도를 고백했다.

  "사실 그 거울은 예쁘게 피어 있는 꽃을 만나면 그 꽃을 비추어서 꽃이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해 주려고 합니다."

“이 손거울이 꽃한테 자신의 꽃 모습을 비쳐주면 자신의 모습을 알아 본다는 것이냐?”

“그럼요! 꽃은 손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비틀어져 있는 꽃잎을 바로 합니다. 그리고 향기도 더 진하게 뿜어 냅니다.”

  그 학생의 말을 듣는 순간 그 여선생은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여 선생은 학생에게 “손거울로 꽃한테 꽃의 얼굴을 보여 주는 것을 누구한테 배웠니?”

  “우리 할머니요.”

  “네 할머니는 무얼 하시는 분이신데?”

   학생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수그린 채 대답했다.  

   “점도 쳐주고 굿도 하러 다니고 그러셔요.”

    여 선생님은 한동안 생각 하다가

   “그럼, 네 할머니도 거울을 이용해서 꽃한테 꽃의 모습을 보여 주곤 하시니?”

   “우리 할머니는 화단에 치자꽃, 도라지꽃, 금강초롱 꽃들이 피면 꽃들 앞에 거울을 세워 놓아요. 밤이면 초롱을 켜 놓기도 해요.”

   시인 여선생님은 속으로 크게 부끄러워하며 학생에게 손거울을 돌려주며 말했다.

   “나는 가짜 시인이고 너와 너의 할머니는 가슴으로 시를 쓰는 진짜 시인이다.”

   정치와 종교는 제도와 성스러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얼굴과 모습을 비쳐 보며 행복한 표정과 마음을 바꾸어 갈 수 있게 거울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

  또한 우리 모두는 자신과, 이웃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 위해 봉사하고 노력해야 한다. 맑고 아름 다운 세상을 위해 가정의 거울, 사회의 거울이 되는 손거울 하나씩 가지고 살아야 한다. 내가 나를 비추고 남을 비쳐주는 거울이 되어야 아름다운 사람이다.

  거울과 같이 자기 감정과 편견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그저 비쳐만 주면 자기 부끄러움을 수정 할 줄 아는 위대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야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투표하러 가던 날

댓글 0 | 조회 3,073 | 2009.07.28
오늘은 아침부터 참 기분이 좋다. 어린애처럼 마음이 둥둥떠서 괜스레 콧노래도 흥얼거리고 사뿐사뿐 몸도 가볍다. "투표하러 가는 날". 이 나라에 와서 처음도 아닌… 더보기

사람 구경

댓글 0 | 조회 3,485 | 2009.06.23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아름다운 합창의 향연이 한바탕 끝난 한나절, 유리창에 부디치는 소슬한 바람소리뿐. 인적없는 절간같이 고요만이 남는다. 이럴때 아늑하고 마냥 … 더보기

꿈나무 동산

댓글 0 | 조회 3,260 | 2009.05.26
거기는 활기차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어린 꿈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찬 아름다운 꽃동산이었다. 영어가 아닌 우리말로 맘껏 소리치고 노해라고 공부하면서 조국의 문화를 익… 더보기

왕 밤 줏으러 갔다네

댓글 0 | 조회 3,819 | 2009.04.28
무엇을 그리도 두려워해서일까? 그 누구도 침범 못하게 단란한 가시로 무장을 하고 의좋게 달라붙어 꼭꼭 숨은 삼형제일까 삼자매일까? 윤끼 자르르한 갈색으로 매끈하지… 더보기

희망을 주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3,428 | 2009.03.24
이른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이름모를 진보라색 작은 꽃무더기, 그 보라색 꽃을 보면서 문득 가을이 느껴졌다. 그지없이 센치하고 공허해지는 가을을.... 그리고보니 피… 더보기

어둠속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3,985 | 2009.02.24
길을 걸어가는데 열살안쪽 검은 애들 서너명이 거칠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애가 갑자기 내 앞을 가로막고 서더니 "빼롱--" 하고 혀를 쏙 내밀며 놀리질… 더보기

검은 진주 가족의 아름다운 삶

댓글 0 | 조회 3,509 | 2009.01.28
딸 다섯에 막내로 아들 하나, 그 아들을 얻으려고 줄줄이 딸을 낳았을까? 여덟식구 대 가족이 한줄 긴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앉을 자리가 없는 … 더보기

나의 기쁨조 사람들

댓글 0 | 조회 3,522 | 2008.12.23
이 해도 마지막 달,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살다보면 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기복의 감정들을 경험하게 되지만 될… 더보기

양귀비꽃 하루

댓글 0 | 조회 3,125 | 2008.11.26
찌프린 하늘이 회색으로 어둡다. 그 침침함 속에 문득 시야를 밝혀 오는 화사한 다홍색 물결, 두리번거리는 낯선이의 발길을 유혹하는 곳은 잘 정돈된 넓직한 파크였다… 더보기

쌀밥에 뉘

댓글 0 | 조회 3,330 | 2008.10.30
주차장 옆, 시커먼 고목나무 팔 벌린 가쟁이에 장난치듯 길다란 밧줄을 던지고 있는 노인, 사람 키를 훨씬 넘는 위치에 여러 차례 던져 보지만 잘 걸리지 않는다. … 더보기

봄이 오는 소리

댓글 1 | 조회 3,551 | 2008.09.24
연일 쏟아지는 비속에서 그토록 안달하며 재촉을 했던가? 연두빛 봄이 찢긴 햇살사이를 비집고 성큼 성큼 한달음으로 다가들고 있다. 양지녘에 앉은뱅이 보랏빛 작은꽃이… 더보기

나나니 춤

댓글 0 | 조회 3,786 | 2008.08.27
삼십년만의 큰 태풍이란다. 홍수에 집이 잠기고 고목이 뿌리째 뽑혀 벌렁 누운 모습도 보게 되는 그런 특별한 겨울이다. 이 나라가 태풍의 소용돌이에 깊숙이 갇혀 버… 더보기

"DOULOS"의 사람들

댓글 0 | 조회 3,497 | 2008.08.13
그 날은 왜 그리도 비바람이 사나웠는지? 춥고 음산했다. 그 폭풍우 속을 해상에 나간다는게 잠시지만 고생을 각오해야겠기에 두툼한 옷으로 무장을 했다. 이 년이라는… 더보기

[383] 일탈(逸脫)의 쾌감

댓글 0 | 조회 3,252 | 2008.06.25
길고 긴 여름 가뭄에 늦더위가 기승이더니 모처럼 귀한 비가 밤새 제법 많이 내린 어느 날이다. 메말랐던 세상이 한껏 물끼를 머금고 생동감으로 넘치는데 그쳤는가 했… 더보기

[381] 멋쟁이 멋쟁이! (황혼에 피는 아름다운 꽃이어라)

댓글 0 | 조회 3,194 | 2008.05.28
요즈음같이 살벌하고 각박한 세상에 한줄기 밝은 빛으로 모든 사람들 가슴속에 훈훈한 감동을 심어준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 지난 4월 어느날, 아침 방송 뉴스시간에 … 더보기

[379] 이 가을에는.....

댓글 0 | 조회 3,353 | 2008.04.23
강산이 변한다는 십 년 세월에도 나를 잊지 않고 찾아 주는 고국의 친구들, "지금 꽃철이 한참인데 놀러 오지 않고 거기서 뭘 하느냐?"는 화사한 유혹이 번거롭다 … 더보기

[377] 우리동네 시장 풍경

댓글 0 | 조회 3,860 | 2008.03.26
화요일 아침, 다른 때 같으면 잠자리에서 게으름을 피우며 딩굴고 있을 시간이지만 벌떡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바지런을 떤다. 나이를 잊고 살자는 착각 속에 아직 여… 더보기

[375] 짧은 만남, 긴 행복

댓글 0 | 조회 3,389 | 2008.02.26
금년(2008년) 설에 내 가족모임은 멋지게 끝이 났다. 이제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가 본래의 일상으로 살아간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듯.... 참 멀고도 먼 길… 더보기

[373] 그 나무님!

댓글 0 | 조회 3,197 | 2008.01.30
티티랑이 언덕길 위에 우뚝 서 있는 기품있게 잘 생긴 한 그루의 고목. 아무리 나무가 잘 자라주는 이 나라라고 해도 백 년은 훌쩍 넘었음직한 위용을 갖추어 지체 … 더보기

[371] 예술처럼 늙고 싶다

댓글 0 | 조회 3,196 | 2007.12.20
"이제 늙고 볼품없어 제대로 보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옷인들 신경 써서 입으면 뭘하나 츄리닝이나 걸치고 헐렁하게 살아야지" 그 누구보다 자기 관리에 충실해서 한결같… 더보기

[369] 나누며 사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2,906 | 2007.11.28
생각보다 무겁고 두툼한 그것을 건네 받으며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앞섰다. "뭣이 이리도 많을꼬?" 금방 자를 것을 깜박하고 이른 아침에 흠뻑 물을 주어 젖어서 무거… 더보기

[367] 무지개를 따라서

댓글 0 | 조회 3,081 | 2007.10.24
무슨 사연인지 묻지는 못했지만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어느 중년의 여인. 아쉬움 속에 마지막 라운딩을 우리와 함께 하던 날이었다. 십칠홀을 끝내고 라스트 … 더보기

[365] 오빠와 취나물

댓글 0 | 조회 3,211 | 2007.09.26
이 나이에도 친정 식구들을 떠올리면 그냥 그때의 아이로 돌아 가는 게 그리 좋다. 언니가 보고싶어 목소리라도 들어야 한다며 전화를 주실 때, 외국생활 힘들지 않느… 더보기

[363] 제니의 지팡이

댓글 0 | 조회 3,129 | 2007.08.28
"처음에는 네 발로 기어 살다가 두 발로 서고 나중에는 세 발로 걷는 동물 이름이 뭐게?" 어렸을때 수수께끼로 재미있어 했던 놀이였다. 허지만 철없던 시절 사람이… 더보기

[361] 바보가 되어가는 이야기 하나

댓글 0 | 조회 2,927 | 2007.07.23
"여기 우산 떨어졌는데요" 등 뒤에서 들려 오는 말에 흘낏 돌아보니 어떤 젊은이가 내 우산을 집어서 작은 돌담에 얌전히 걸쳐 놓고 간다.(어머나 큰일 날 뻔 했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