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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이 3.1운동 103주년이 되는 해이다. 해마다 3.1절이 되면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되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된다. 3.1정신을 되새겨보면서 우리 한민족이 어느 방향으로 진로를 설정해 나가야 되겠는지를 생각해보려고 한다.
개인이든, 사회이든, 국가이든 번영의 정도는 그 구성원의 생각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했다. 그 생각의 중요한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역사관이다. 재외국민의 경우 이미 투표가 끝났지만 3월9일에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국가지도자의 선출에 있어서도 어느 후보가, 어느 정파가 올바른 역사관을 지니고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지난 19세기를 조선 왕조는 어떻게 보냈는가를 반추해본다. 1800년 19세기가 시작되자마자 정조가 40세에 갑자기 사망한 후 추진해오던 여러 개혁정책이 중단되고 말았다. 그 후 어린 왕자가 등극함에 따라 수렴청정이 이어지고 왕들이 젊은 나이에 사망하니 다시 어린 왕자가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심지어는 왕으로 내세울 왕자가 없어 몇 대를 건너 왕족을 찾아 왕위를 이어가게 해야 되는 지경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정파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권력투쟁이 개입되고 당파 싸움이 끊이지 않으면서 세도정치가 득세를 하는 형국이 되었다. 국운(國運)이 날로 기울어져 가면서 20세기를 맞았으나 회복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안중근 의사께서 1909년 10.26 의거로 조선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였으나 1910년8월29일 한일강제병합으로 국권을 완전히 일본에 빼앗기고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이다.
1914년에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이 1918년에 끝나면서 미국 윌슨대통령이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함에 따라 이에 자극을 받아 1919년 3월1일 기미독립선언과 동시에 거국적으로 일어난 3.1운동은 인류사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를 되짚어본다. 자주독립의 정신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해당되는 개념이다.
3.1운동은 일제 식민지 통치에 저항해서 일어난 한민족의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다. 세계만방에 한국이 자주독립국가임을 선포하고 독립투쟁을 전개해 나갔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법통을 이어나갔다. 얼마 후 중국에서 일어난 5.4운동도 3.1정신에 영향을 받은바 컸으며 인도의 영국 배척운동, 간디의 비폭력 운동도 3.1정신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미독립 선언문의 내용은 근대의 서구(西歐) 사상인 자유, 평등, 인권, 도의의 정신을 반영하여 우리 한민족이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문화민족임을 천명한 것이다. 한국의 독립을 통해서 동양의 평화, 인류의 행복을 도모하고 세계사적인 기류의 도도한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논지를 펼친 것이다.
2020년 현재, 남한에 5,200만, 북한에 2,520만, 재외동포 730만 총계 약 8,500만의 한민족이 분포해 있는데 광복 후 한국은 독립정부를 수립하여 74년이 흐른 지금, 갖은 역경을 거치면서 민주화를 실현했고, 산업화의 성공으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한민족의 우수한 두뇌와 끈질긴 저력이 반영된 결과이다. 더욱이 21세기에 들어 김구 선생이 그토록 염원하던 문화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드라마, 영화, 음악, 의상복식, 한글, 한국가요, 전통음악과 무용, 전통풍속, 전통놀이, 전통 스포츠 등 한류(韓流, Korean Wave)) 문화가 세계인의 가슴 속에 요동치는 시대가 되었다. 전자, 자동차, 조선, IT, 반도체 등에서 한국 제품은 세계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PGA(Ladies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선수권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상위 10위권에 대부분 포진하고 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선수들도 알고 보면 우리 한민족 출신 선수들이다.
한국은 다민족, 다문화 사회가 진전되고 있으며 재외동포는 기존의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 편입되어 살아가고 있다. 세계 180여개 국가에 퍼져나가 살고 있는 재외동포는 한민족의 얼을 지키면서 현지화에 성공적인 뿌리를 내리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남북분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동포들은 여기에 합류하지 못하는 실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기후 위기는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Corona Pandemic)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세계사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 한민족은 어떠한 방향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지금까지의 주의나 논리는 강대국의 입장에서 주창되었고 역사도 강대국의 역사로 기술되어 온 측면이 많다. 그러나 21세기의 시대정신은 ‘인류애(人類愛)’가 아닐까? 인류애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4,355년 동안 품어온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구현하는 일일 것이다. 세계인들이 국가적, 민족적, 개인적인 이기주의를 버리고 지구촌에 살고 있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로를 배려하며 상호이익을 도모하는 홍익인간 정신을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 한민족이 앞장서서 선도해 나가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다.
마침 한류를 중심으로 한민족의 기운이 솟구쳐가고 있는 현 시류에 따라 우리의 기상을 펼칠 때이다. 우리에게는 반만년을 이어온 문화민족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가 있다. 세계제일이라는 두뇌와 재주, 끈기를 아낌없이 발휘할 때 우리는 새로운 인류사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다 같이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