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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바람

0 개 969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이 운룡


청춘의 말은 시고 떫다.


사랑은 비계 덩어리여서

포식하면 설사해버린다.

하지만 나는

시고 떫은 풋과일만 따먹고 말았다.

짝사랑의 싱건지 국물만 퍼마셨다.


봄날 정신이 아찔할 때에는

약국 진열장이 DP점의 필름 가판대로 보였다.

-호랑이가 물어가네.

약사가 던진 돌멩이가 뒤통수를 쳤다.


새벽마다 너의 집

대문간 벌레는 왜 그렇게 찔찔 울어댔을까.


이별의 총을 쏜 바람

미친 총알이 가슴에 구멍을 낸 바람

약속의 쉼터가 어둠의 극장이었던 바람

사랑을 양손에 들고 까불어댄 바람


너의 청춘의 바람도

늙는다.

늙어서야 겁먹고 주저앉는다.


생물학적 산소가 부족한 바람, 그거

통풍은 잘 되지만

가슴에 바람구멍이 난다면 어찌 될까?

그래서 청춘은 독한 사랑을 앓는다.


■ 시인 이 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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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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