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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로 재택 치료를 받던 30대 임신부(姙娠婦)가 병원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119 구급차 안에서 출산(出産)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집에 머무는 코로나 재택치료자는 3만1천537명이다. 전국의 코로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2월 20일 오후 5시 기준 80.7%(1천337개 중 1천79개 사용)로 포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특히 수도권은 87.7%를 기록했다. 중증병상 가동률이 80%를 넘으면 의료체계에 큰 부담이 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방역에 비교적 선방한 나라로서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이 80%를 돌파한 10월 말에는 위드 코로나(Wih Corona)는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생각했다. 지난 12월 1일은 우리나라가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지 한 달째인 날이다. 정부가 치밀한 준비 없이 일상회복을 밀어붙였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인 신규 확진자, 위중증(危重證) 환자, 사망자 수 등 3대 지표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방역 당국은 당초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해 병상을 준비했는데 중중화율이 2-2.5%로 높아졌다. 이에 감염병 대응의 기본인 병상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7.1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7개)의 거의 2배다. 코로나 중환자 병상 확충은 늦어도 지난 11월 1일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면서 철저히 준비했어야 할 조치였다.
우리는 병상 과잉인 나라인데 왜 감염병만 닥치면 병상을 구하지 못해 대기하다 숨지는 환자가 연이어 나오는 이유는 병상과 의료진 등 의료자원 분배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병원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전체 병원의 5%밖에 안 되는 공공병원에 코로나 환자 진료의 70%를 맡기고 있다.
병상 확보 등 준비 부족과 함께 각종 통계와 연구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층이 주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예방 효과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초기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쓰지 않거나 쓰다가 접은 AZ 백신을 주로 고령층에 접종한 결과 현재 고령층에서 확진자와 위중증 환가가 급증하고 있다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확 줄어들어 12월 9일 기준 추가 확진자는 136명, 사망자는 3명이다. 우리와 접종 완료율이 비슷한데(한국 80.8%, 일본 77.6%),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바이러스의 기본 특성은 항체(抗體)가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이 특성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 즉 항체가 떨어진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집중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재택(在宅) 치료 기준을 70세 이하로 한 것을 수정해야 한다고 한다. 고령자의 경우 의료진이 있으면 상태가 나빠졌을 때 곧바로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이송하여 치료할 수 있는데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나빠져서야 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다고 한다. 이에 재택 치료 범위를 50세 이하로 좁혀 고령자는 의료진이 직접 보면서 중환자로 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2월 19일(일요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36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56만5098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 감소는 주말 영향이며, 전날(18일) 신규 확진자 수는 7313명였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 수로 이날 1025명으로 전날 1016명보다 6명 늘면서 이틀째 1000명대를 이어갔다. 사망자는 78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4722명이 됐다.
예방접종 현황은 1차 84.5%(4,341만여명), 2차 81.8%(4,202만여명), 3차(부스터) 21.3%(981만여명)으로 집계됐다. 3차 접종(부스터샷) 속도를 높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12월 18일 0시 기준 3차 예방접종률은 21.3%(60세 이상 54.8%)이므로 전국에 300개가량 설치한 대규모 접종센터를 다시 가동하여 3차 접종을 하루 100만명이상 빠른 속도로 늘려야 한다.
또 현재 약 250만명에 달하는 18세 이상 성인 미접종자도 코로나 확진과 병상 포화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은 4%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청소년 접종문제는 사실 논란이 생길 일도 없는 것이다. 청소년(12-17세) 접종 이상 반응이 심했으면 주요국에서 접종률이 80%에 이를 수 없다. 싱가포르 청소년 접종 완료율은 93%, 캐나다는 83%, 프랑스 76%, 일본 72%, 미국 52%인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33.1%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청소년 접종 속도를 내도록 학교 단위로 ‘찾아가는 백신접종’을 실시한다. 또한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내년 2월부터 12-18세 청소년이 학원, 독서실 등에 출입할 대 ‘방역 패스’를 적용하기로 하자 학부모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백신을 맞지 않아 항체가 없는 소아 청소년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소아 청소년은 걸려도 무증상 등으로 가볍게 앓고 넘어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문제다.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 치료에 치중하면서 일반 환자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즉 코로나 중환자 등을 위해 병상을 차출하면서 일반 환자들이 입원할 병상이 부족해졌다. 최근 정부는 대학병원 등에 전체 병상의 4%까지 중환자 병상으로 확보하라는 행정명령(行政命令)을 내렸다. 이에 병원들이 일반 중환자실을 축소하면서 환자들이 입원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병상이 있더라도 병상을 가동할 의료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는 인력 대책에는 손을 놓고 있다. 이에 병원들은 일반 환자를 진료하던 의료진을 코로나 인력으로 차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반 환자는 받지 않거나 수술을 연기하는 방식 등으로 대처하고 있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이 11월 1주(10월 31일-11월 6일)에는 40% 수준이었으나 12월 3주(12월 12-15일)에는 24.7%로 떨어졌다.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이란 방역당국의 모니터 하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의 비중을 말한다. 이 비중이 낮을수록 관리망 밖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진단검사(Test), 역학추적(Trace), 신속한 치료(Treat) 등을 강화하여 이 비율을 올리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재택 치료를 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하여 전문가들은 지역보건 의료체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언하고 있다. 우선 동네 병원을 백신 접종뿐 아니라 코로나19 경증 자가 격리자 재택치료에 참여하도록 한다. 집중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 환자는 동네 병원에서 충분히 진료를 담당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코로나 환자 재택치료 협력병원으로 지난 11월 한 달간 환자 298명 재택 치료를 담당했다. 이 중 278명(93.3%)이 응급 상황이나 병원 이송 없이 재택 치료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했고, 20명은 재택 치료 중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부분 환자들은 재택 치료 1-2일차까지는 응급 상황이 생기면 어쩌나 불안감이 높다가 의료진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환자가 원할 때 언제든 통화가 가능하면 신뢰가 쌓인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전문의 3명과 간호사 8명이 재택 치료 환자를 돌보는 데 투입돼 있다. 현재 환자의 50%가량은 전문의가 화상 통화로 상태를 확인한다.
정부는 최근 하루 7000명대 신규 확진자와 1000명대의 위중증 환자가 나오자 12월 18일부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내년 1월 2일까지 시행되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전국적으로 사적모임은 4명까지 ‘방역패스’가 있어야 하며, 미접종자는 다중이용시설을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식당, 카페, 유흥시설, 목욕탕,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은 밤 9시까지 영업시간이 제한된다. 영화관, 공연장, PC방은 밤 10시까지이며, 청소년 입시학원은 예외이다. 대중교통은 밤 10시 이후에는 감축 운행된다. 종교 활동은 접종 완료자만 모이면 정원의 70% 참석 가능하며, 미접종자가 참여하면 정원의 30%만 허용된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백신접종과 상관없이 10일간 격리한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12월 19일 기준 4,722명이다. 코로나 사망자에 대한 정부 지침은 ‘선(先)화장, 후(後)장례’이며, 이에 동의해야만 장례 지원비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제대로 추모도 하지 못하고 떠나보내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즉, 격리 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죽어서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비인륜적(非人倫的)이라는 것이다.
‘선화장’ 장례 지침은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유행 초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와 콜레라 외 시신은 일반적으로 감염성이 없다며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화장 처리해야 한다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다로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 감염 여부는 매장과 화장 사이 선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화장 후 장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정부는 코로나 사망자 장례 절차를 고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12월 17일 “사망자의 존엄을 유지하고 유족의 애도를 보장하면서, 방역 측면에서도 안전한 방향으로 장례 지침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12월 8일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피해 보상 제도를 전면 개편하라’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 백신과 부작용 사이 인과관계를 정부가 입증하라”고 했다. 현재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입증 책임 소재나 절차를 규정한 법 규정은 없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은 총 38만5775건으로 37만1869건은 일반 이상 반응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의 집계(11월 28일 기준)에 따르면, 중대 이상 반응으로 1만1442건은 중환자실 입원, 후유증 등이며, 1525건은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가 의심되며, 939명은 사망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백신 인과성이 불충분한 경우에도 사망자에게 최대 5천만원을 지급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13국이 국가 예방접종 피해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미접종은 확진•위중증•사망 등 3대 지표를 끌어올리는 주원인 가운데 하나다. 방역대책본부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은 4%에 달했다. 반면 2차 접종 완료자는 0.8%, 부스터샷 접종자는 0.3%로 내려갔다. 이에 부스터샷 접종률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