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있게 사는 사람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멋 있게 사는 사람들

0 개 1,311 명사칼럼

요즘 팬데믹으로 불편하고 때로는 위축되어 지내다 보니 바쁜 가운데서도 멋 있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마음과 영혼에 신선한 멋을 공급하며 삶을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쁘고 시끄러워도 주어진 생업에 충실하면서 삶의 가치를 지켜 나가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수리할 일이 있어 플라스터링 하는 사람을 불러 공사를 한 적이 있었다. 혼자 일 하는 것이 따분한 듯하여 나는 일은 못 돕지만 그에게 말 동무가 되어주었다. 일이 방해가 되지 않는 정도에서 이런 저런 살아가는 얘기를 주고 받았다. 어느 날, 이 사람이 일 하다 말고 일 하던 도구를 황급히 거두며 자리를 뜰 채비를 하고 있기에 조금은 의아해서 원인을 묻자 “오늘 저녁에는 우리 밴드에서 연주회가 있는데 가서 섹소폰 연주해야 한다”며 총총히 자리를 떴다. 그래서 그런지 잘 다듬어진 뒷 꽁지머리가 신선해 보였다. 흙손으로 하는 생업에 충실하면서도 음악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그가 다시 보였다.


우리 집 잔디도 깎고 마당 구석 구석을 손보아 주던 아저씨 한 사람이 있었다. 여름에 찌는 더위에도 영락없이 문을 따고 들어와 마당의 잔디를 말끔히 밀어 놓고는 입구의 편지통에 수고비 청구서를 넣어 놓고 가고는 했다. 팔뚝에 문신이 있어도 딱 어울릴 얼굴과 작업복 차림새를 하고 조금은 거친 말 투였지만 그에게는 잘 어울렸다. 옆에서 몇 마디 건네면 잠시 숨도 돌릴 겸 돌리던 잔디깍이를 잠시 멈추고 서서 구수한 대꾸도 해줘 재미 있었다. 어느 날 잔디 깎는 일을 이제 그만두겠다고 하여 섭섭함을 담아 고맙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그 후 어느 날… 편지 통 안에 그 아저씨가 넣은 봉투가 있었다. 수고비 청구서(*수고비는 이미 지불했음) 인줄만 알고 조금은 이상한 마음으로 봉투를 열었는데 놀랍게도 본인이 지은 시 몇 편이 쓰인 프린트물이었다. 기계 소리와 몸에 튀는 풀 찌꺼기와 땀 가운데에서도 영혼의 시를 건지고 있었다. 이 멋 있는 아저씨를 이후에 만난적은 없었다. 어느 날 한 카페에서 어떤 여인과 앉아 있는 아저씨를 보기는 했으나… 가끔 생각나는 멋 있는 키위이다.


22c93c0cb9b2a2a1da7814ea67407b78_1640036274_8351.png
 

한 사회 클럽 모임에서 만나 가깝게 지내던 한 할아버지가 있었다. 몸은 연로했으나 마음은 따뜻하고 농담도 잘 해 가까이했다. 목이 마르면 물도 가져다 드렸고 걸을 때면 부축도 해 드렸다. 한창 시절 젊을 때 제빵사업이 잘 되어 늙마에도 넉넉히 지내어 푸근한 멋이 풍겼다. 사랑하는 첫 번째 부인을 먼저 보내고 두번째 분과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같이 앉아 모임 순서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이 할아버지가 옆에 앉아 있는 필자의 손에 손바닥 만한, 작고도 얄팍한 책자를 쥐어 주었다. 별 말은 없었으나 웃음이 그 얼굴에 꽉 찼다. 책 표지에는 “리플렉션(Reflections)”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본인의 친필 서명도 있었다. 집에 와서 열어 보니 먼저 보낸 아내를 그리워하며 마련한 24 페이지의“시와 영혼의 속삭임”이라고나 할 내용들이었다. 성경(구약)과 몇 영시 등에서 애송하는 부분을 골라 담아 작은 책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 중, “Elegy Written in a Country Churchyard”는 필자에게도 감명을 주고 있는데 이는 토마스 그레이(1716-1761)가 영어로 쓴 시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명시로 알려져 있다. 원제(原題)를 소개했으니 많이 읽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이 멋있는 할아버지가 자신의 90세 잔치를 한다고 오클랜드 시내의 한 호텔을 잡아 놓고 함께 살아온 각계 친구들을 위해 마음의 잔치를 베풀며 행복해하던 모습이 지금도 그립다. 


아무리 바쁘고 급한 세상이라도 자신을 돌아보며 이 다음을 준비하는 삶이 아름답고 가치를 남긴다. 팬테믹으로 사회 질서가 변화하며 새로운 틀이 짜여지고 있는 가운데에도 우리 본래의 모습은 지켜져야 할 것이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마스크, 백신 패스…등 서툴고 낯 선 새로운 말들이 이제 우리의 일상속에 들어와 있다. 미래속에 어떠한 일들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며 즐겁게 살아 가야 할 것이다.


이제 곧 2021년을 보내고 비젼과 희망이 넘치는 새해, 2022년 임인(壬寅)년을 맞는다. 호랑이 해이다. 우리 민족에게 호랑이는 전설과 얘기로 오히려 친한 동물이다. 호랑이는 다른 짐승과 달라 영물(靈物)이며 지혜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로 알려지고 있다. 


새 해에는 모든 노력이 하나로 뭉쳐 팬데믹도 완전히 잡는 한 해가 되기를 교민 여러분과 함께 기원합니다.“새 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新年大吉 ! 萬事大通 !”


■ 유 승재

(한민족한글학교 BOT의장) 


22c93c0cb9b2a2a1da7814ea67407b78_1640036162_8267.jpg
 

허리와 골반통증까지 잡아주는 레전드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1,039 | 2021.12.21
운동하기 정말 귀찮은 날 있죠? 근데 몸은 찌뿌둥하고 몸은 움직여야겠고..이런 날 부담없이 따라하기 딱인 데일리 스트레칭 동작을 소개해드릴게요.특히 현대인들이 가… 더보기
Now

현재 멋 있게 사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1,312 | 2021.12.21
요즘 팬데믹으로 불편하고 때로는 위축되어 지내다 보니 바쁜 가운데서도 멋 있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마음과 영혼에 신선한 멋을 공급하며 삶을 즐겁게 살아… 더보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접종 의무화 명령 2

댓글 0 | 조회 1,620 | 2021.12.21
뉴질랜드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위해 추가로 법령을 긴급 통과시키면서 지난 한달간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과 관련된 많은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이번 칼럼… 더보기

체력을 기르는 방법

댓글 0 | 조회 1,354 | 2021.12.21
체력을 기르는 방법은 생각을 반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너무 생각이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꼼꼼하게 따지는 것을 하지 말아 보세요. 생각을 안 하면 큰일 나는 줄 … 더보기

방역패스와 추가접종

댓글 0 | 조회 2,931 | 2021.12.18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아래 사항을 꼭 지켜주세요! 21년 11월 15일부터 정부 방역 정책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으신 분은 휘트니스 이용이 불가합니다.… 더보기

동생을 업고

댓글 0 | 조회 1,359 | 2021.12.08
■ 정 성화박수근의 그림 ‘아이 보는 소녀’를 보고 있다. 이마를 일직선으로 가로지른 상고머리에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의 소녀는 동생을 업은 채 해맑게 웃고 있다.… 더보기

기차를 기다리며

댓글 0 | 조회 1,010 | 2021.12.08
시인 천 양희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기다린다는 것이 얼마나 긴 일인지얼마나 서러운 평생의 평행선인지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기차역은 또 얼마나 긴 기차를 밀었는지철… 더보기

부자학생 가난한 학생

댓글 0 | 조회 2,081 | 2021.12.08
몇 일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한국에 체류중인 학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원래의 진학계획을 조금 변경해 영국의 옥스포드에 지원을 하게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 더보기

크리스마스에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단체 리커넥트

댓글 0 | 조회 1,067 | 2021.12.08
리커넥트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하여 작고 큰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작년에는 록다운 이후 Western Park Village에 거주하시는 … 더보기

[포토스케치]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1,010 | 2021.12.08
거듭나기

경제 유튜버 신사임당, 후원은 돈이 아깝다던 그의 생각이 바뀐 이유는?

댓글 0 | 조회 1,609 | 2021.12.08
"솔직히 후원은 돈이 아깝다고생각했어요. 한 달에 3만 원이면주식 한 주 살 수 있는 돈이 잖아요.그런데 월드비전을 통해후원 받은 친구를 만나보니,후원금의 가치를… 더보기

지옥의 끝

댓글 0 | 조회 1,196 | 2021.12.08
우리의 삶이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내 의지에 의하여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죽음마저도 내 의지대로 맞이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우리 인간들은 초자연적인 상… 더보기

허리통증 예방하는 하루 딱 10분 운동

댓글 0 | 조회 1,217 | 2021.12.08
허리통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요가와 필라테스 운동을 가르치다 보면 발견하는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요.첫째, 평소 자세가 바르지 않다.둘째, 하체의 근력과 유연성… 더보기

<오징어게임>의 함의

댓글 0 | 조회 1,068 | 2021.12.07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은 <기생충>에 뒤이어 세계에다 “한국형 신자유주의”를 그 근거 자료로 삼는 또 하나의 화두를 던졌습니다. 물론 이 … 더보기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댓글 0 | 조회 894 | 2021.12.07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축 성탄 반듯하게인쇄된 글자 대신‘그땐 참 미안했습니다’ 손으로 짧게 쓴무슨 뜻인지 모를 카드 한 장이지금도 갖고 있는 유일한 성탄카드입니다… 더보기

파도야 날 어쩌란 말이냐

댓글 0 | 조회 1,755 | 2021.12.07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임은 뭍같이 까닥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날 어쩌란 말이냐”청마(靑馬) 유치환 시인은 「그리움」이란 시에서 이렇… 더보기

조선 의학속의 다산 정약용

댓글 0 | 조회 1,553 | 2021.12.07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세계적인 악몽을 겪고 있는 요즈음 문득 조선 후기 때의 천재학자 다산 정약용이 떠올려진다. 약관의 나이로 정조 대왕과 함께 백성을 구제하는 그… 더보기

관계 재산(Relationship Property): 제 2부

댓글 0 | 조회 1,590 | 2021.12.07
관계 재산에 관한 총 3부에 걸친 시리즈 중 제 2부에서 관계 전, 관계 중 그리고 관계 후에 자산을 보호하는 옵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여러분 자산을 보호하… 더보기

양평 용문사 - 친구, 아마도 너는 나의 단풍

댓글 0 | 조회 1,038 | 2021.12.07
“우리 둘은 많이 달라요. 성격만 봐도 벰은 외향적이고 저는 내향적이에요. 어떤 대상을이해하는 관점도 다르고요. 그래서 둘이 있을 때 우린 더 좋아져요!”‘달이 … 더보기

비거리 = 다이아윙스

댓글 0 | 조회 1,121 | 2021.12.07
장사와 다른 사업.. 무엇을 향해 달려 왔는가....처음부터 하나의 목표였다.빠르게 골퍼들 머리속에 딱 하나의 이미지로 자리를 잡자. ‘비거리 = 다이아윙스’가 … 더보기

내가 힘들면 세상이 힘들다

댓글 0 | 조회 1,333 | 2021.12.07
서구 사회에서 교육받고 자란 이민 2세대들도 개인주의자가 되지 못하고 독립된 존재로 자라서 어른이 되고 나의 인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지 못한다는 것을 한인 청… 더보기

몸을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노력

댓글 0 | 조회 1,373 | 2021.12.07
사람으로 있는 동안은 몸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 노력 중 식사(食)가 첫째요, 운동(動)이 두 번째입니다. 이 식사와 운동이 부조화하면 건… 더보기

코로나19 시대, 당뇨병 관리

댓글 0 | 조회 1,878 | 2021.12.04
“미국의 가장 훌륭하고 충성스러운 군인”으로 칭송받던 콜린 파월(Colin Powell, 1937년생) 전 국무장관(2001-2005)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지… 더보기

[포토 스케치]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1,145 | 2021.12.01
인간에게는 본질적인 나와 이름지어진 나, 두가지의 모습이 있다. 자기 실현이란 인식되어진 나에서 원래의 모습을 찾으려는 의지아닌가?

나 자신에게 친절합시다!

댓글 0 | 조회 1,348 | 2021.11.24
코비드 상황이 길어지면서 많은 분들이 이해하듯이 정신적으로 힘들어지고 우울증, 불면증, 공황발작같은 정신적인 이슈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비드 전에 이미 그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