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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무비판적인 태도 그리고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자녀를 독립된 존재로 인정하고 신뢰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마음이라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필자가 만난 많은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자신을 우선으로 두지 않고 마음에 무거운 돌덩이를 가지고 살면서 가족과 자신의 인생이 얽힌 실타래처럼 묶여 있어서 자책감과 자괴감 그리고 자신감이 결여된 채 우울증과 불면증 그리고 염려증과 공황장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그들에게 인생의 우선순위를 물어볼 때 열 손가락안에 자신을 넣지 않고 우선순위에서 자신을 밀어내며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을 위한 인생을 살면서 무엇으로 인한 것인지 모를 텅 빈 마음과 우울감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늘 자신을 우선으로 두어야 한다는 것에 있어서 이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신을 우선으로 둔다는 것이 이기적인 것인 가요?
가족은 팀이고 한 배를 탔기 때문에 무슨 일에 서든 가족이 함께 고통을 나누고 짐을 짊어지고 그래서 그 짐이 서로를 위해 가벼워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족의 행복이 가족 구성원의 행복과 직결된다고 믿으며 모두의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러기에 누구 한 사람이 불행을 겪게 되면 다 같이 불행하고 우울합니다.
그러나 가족은 자웅 동체가 아닙니다. 손가락이 베일 때의 그 아픔을 세상에서 똑같이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본인 뿐입니다. 그렇기에 가족이라고 해도 누구 하나 대신 아플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아픔이 치유되는 과정이나 기간도 누구도 정할 수 없으며 채근하거나 성급하게 이겨내라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픔을 겪는 가족들을 내 생각과 경험에 비추어 판단하고 아픔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는 나의 인내심의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힘든 가족 구성원이 속히 극복하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 그까짓 일로 아직도 그러고 있냐면서 오히려 겪고 있는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일어날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아픈 동안 곁을 지켜주고 따뜻한 말을 해주고 격려해주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상처의 고통의 깊이를 옆에 있는 사람은 가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종종 스스로도 알 수 없기에 자신이 왜 이렇게 빨리 극복하지 못하는 지 답답한 것은 본인입니다.
필자가 종종 가족 안에서의 각자의 인생을 비유할 때 교집합을 예시로 들곤 합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가족은 중간의 오렌지 색깔인 것이고 그 안에서의 개인의 인생은 그 하얀 부분인 것이고 그러기에 가족이 넘나들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인 것입니다. 공통된 부분은 사랑하고 서로 의지하고 지원해주고 위해주며 떼어낼 수 없는 운명의 공동체인것입니다.
가족을 부인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평생을 마음 한켠이 늘 비어있어 충분히 자신의 삶을 즐기지 못하는 것처럼 가족이 서로에게 어느 정도 필수조건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렇기에 가족안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로 인해 평생을 고통스러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각자의 인생, 그 독립된 인생의 비중이 큰 것을 아래의 그림을 보며 자각하고 가족 구성원이 불행해도 나 자신의 인생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꾸려나갈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멀리 내다보면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 구성원이 끝까지 그 가족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에너지를 유지하며 힘을 주며 버텨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정신적으로 힘든 가족들과 살아갈 때 나머지 가족들이 같이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물론 쉬운 것인 아닙니다. 한 가족 구성원이 힘들어 울며 지쳐 있는데 나머지 가족이 웃고 떠들며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나 그래야만 합니다.
그렇게 나머지 가족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전하여 그러한 에너지와 힘을 부정적이고 우울한 가족에게 전달해 줄 수 있으며 그것이 한 배에 타서 모두 침몰하는 것이 아닌 물가에서 밧줄이나 구명조끼를 던져주고 그것을 잡을 때 있는 힘을 다해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가족 안에서 내 자신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이기적인가요?
각자의 인생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그 인생을 잘 살아가야 그 가족은 건강한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이기적이라는 것은 자신만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 자신을 잘 돌보며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며 행복하게 만들어 가는 행동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들도 너무 자녀들에게 헌신하면 늘 상처받습니다. 내가 그렇게 까지 해줬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극히 인간적인 마음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까지는 나에게 해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주고 희생한다는 마음이 들 때 까지 해주어서는 안되는 것도 건강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이고 그것을 보고 자란 자녀들도 건강한 자아와 독립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부모를 생각하면 짠하고 죄송하고 죄책감이 드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관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말에 내리 사랑이라는 것이 정말 맞는 말입니다. 내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들어오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이야 말로 건강하게 사랑받았다는 증거입니다.
부모와 자녀 모두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신의 행복을 지켜 나가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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