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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12월이 남아 있어도
올 해도 별반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의기소침 하지 않았으면 해요
불행에도 무너지지 않은 그대여서
그대의 말에 믿음이 가요
맺힌 사람들과 화해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고 자책하지 않기를 바래요
용서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대 가슴이 뜨끔해졌다면
그때 다 용서해 준 것이예요
다만 용기가 없어 다가가지 못했을 뿐이지요
움직임이 느려졌다고 한숨 쉬나요
숨이 차게 달리는 야성미는 사라졌지만
뛰는 자들을 팔짱 끼고 바라보는
거만함의 재미가 못지 않아요
들어오는 돈이 적어졌다고 마음까지 작아지지 마세요
계절이 바뀔 때쯤 잘 보관해둔 옷을 입고 나서면
살찌지 않게 몸 관리 잘한 뿌듯함은 아는 사람만 알지요
주름진 얼굴과 듬성해진 머리카락에 서러워 마세요
잘 보이려는 철없는 나를 버리자 비로서
마당의 새끼손톱만한 꽃이 보일 때
이름 내며 살지 못한 후회보다
이름 내지 않고 살려는 마음에
그대 가슴이 먹먹해 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