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박기태
채수연
독자기고
EduExperts
이주연
Richard Matson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0 개 430 명사칼럼

dee5cbf6706da0c679900bf65f9baf8f_1732097486_7917.png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연극 ‘최후의 분대장’을 지난주에 보았다. 김학철 작가의 파란만장한 도정을 헤아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을 기울였는지를 체감할 수 있었던 충만한 시간이었다. 이 연극을 기획한 연출가 김재엽은 김학철의 삶을 “한국 현대사의 사각지대에서 잊혀지고 말았던 정의로운 사람들의 보고”라는 맥락에서 파악한다. 


과연 그렇다. ‘조선의용군’으로 상징되는 치열한 항일 투쟁을 거쳐 사회주의의 이상을 간직하면서도 중국정권과 북한정권에 반기를 들었던 김학철의 인생은 그 투철한 의기만큼 수모와 고난의 세월이기도 했다. ‘격정시대’, ‘항전별곡’, ‘최후의 분대장’, ‘20세기의 신화’는 이처럼 담대했던 김학철의 삶과 문제의식을 오롯이 반영하는 작품이다.


한평생을 한인 문학 연구에 바친 고 오무라 마스오 교수는 생전에 “시인 윤동주와 소설가 김학철은 노벨 문학상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김학철의 작품은 아직 서구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보다 근본적으로 보면 그의 문학세계는 노벨 문학상이라는 잣대로 충분히 포착되지 않는 동아시아 현대사의 독특한 슬픔과 저항, 유머, 형식을 담고 있다.


dee5cbf6706da0c679900bf65f9baf8f_1732097521_856.png
▲ 제주 4·3’을 다룬 장편소설 ‘화산도’의 저자 김석범 소설가가 2018년 4월21일 오후 일본 도쿄 호쿠토피아에서 제주도 4·3 70주년 추모행사에서 ‘제주도 4·3 항쟁의 정의를 이야기하자’라는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재일 한인 작가 김석범의 문학도 유사한 맥락에 놓여있다. 제주 4·3의 비극을 밀도 깊게 형상화한 그의 대표작 대하소설 ‘화산도’ 역시 아직 서구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12권에 이르는 분량도 엄청나지만, 한국과 일본을 넘나드는 저항, 사유, 전통, 풍속, 인문지리, 역사가 알알이 박혀있는 이 작품의 서구어 번역은 장구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할 테다.


 ‘화산도’가 서구어로 번역되었다면 김석범 작가가 응당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 거라는 주장은 이미 일본과 한국의 몇몇 학자와 작가에 의해 이루어진 바 있다. 김석범의 작품세계 역시 노벨 문학상이라는 시좌만으로는 그 진면목이 포착되지 않는 고유하고 우뚝한 문학적 성채다.


문제적인 사실은 이런 김학철과 김석범의 문학세계가 정작 한국사회에서 충분히 이해·수용·연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부터 발간되고 있는 ‘김학철 문학전집’ 전 12권은 현재 여섯권이 출간되었지만 언제 완간될지 기약이 없다. 김석범 작가의 이해와 연구에 꼭 필요한 소설과 산문 다수가 아직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최근 일본의 월간 문예지 ‘스바루(すばる)’ 2024년 8월호에 신작 ‘만덕의 유령’을 발표한 99세의 현역 작가 김석범에 관한 연구와 조명은 그 문학적 가치에 비하면 꽤 부족한 편이다.


스피노자의 ‘에티카’에는 “모든 고귀한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드물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김학철과 김석범의 작품세계가 바로 이런 영역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참으로 고귀하면서도 드물고,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들이다.


수업 시간에 늘 ‘소년이 온다’를 다뤄왔기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각별한 기쁨으로 다가왔다. 한국문학을 읽으며 작가로 성장했다는 한강 작가의 발언은 그동안 우리가 지녔던 서구문학과 노벨 문학상이라는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중대한 문제의식을 품고 있다.


이제 노벨 문학상이라는 축제와 열광이 지난 이후 한국문학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 시간은 독서와 미디어, 비평의 쏠림 현상에서 탈피해, 김학철이나 김석범처럼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드물고 고귀한 세계를 존중하는 마음과 이어져 있으리라.


* 출처: 한겨레 신문


dee5cbf6706da0c679900bf65f9baf8f_1732097589_0966.png
■ 권 성우 : 숙명여대 교수·문학평론가 

병을 이기는 여섯 가지 실천

댓글 0 | 조회 360 | 2024.12.04
첫째, 마음을 편히 하십시오.둘째, 가능한 모든 세상의 진단방법을 사용하여 유혹의 실체를 확인하십시오.셋째, 가능한 치료방법을 사용하여 치료를 받으십시오.넷째, … 더보기

의대 적성고사 “UCAT” 제대로 알고 준비하기

댓글 0 | 조회 653 | 2024.12.03
뉴질랜드에서 의대를 보유하고 있는 오클랜드 대학교와 오타고 대학교는 의약계열(Clinical Programme) 입시를 위해서는 두 학교 모두 GPA, UCAT,… 더보기

오클랜드 공항

댓글 0 | 조회 1,085 | 2024.12.03
도시의 외곽에서 살아가는 나로서는, 공항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분주 함들 때문에 어쩌다 고국에서 오는 손님을 마중할라 치면 여간 긴장되는 게 아니다.전광판에 나… 더보기

방학, 자녀와 함께 건강한 게임 습관을 만들어 보세요

댓글 0 | 조회 384 | 2024.12.03
방학이 되면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어나곤 합니다. 게임은 즐거운 오락 활동이 될 수 있지만, 일부 게임의 설계와 사용 습관은 도박과 유사한 위험 요… 더보기

미안한 일

댓글 0 | 조회 325 | 2024.12.0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여름 지내고 편히 쉬려는 낙엽을 밟고 지난 다닌 일.넓은 방을 가졌지만 더 이상 콩기름 바른 장판 냄새를 잃어버린 일.성스러운 거룩함을 찾다… 더보기

디지털 시대, 메모는 생존의 기술

댓글 0 | 조회 263 | 2024.12.03
메모를 잘하며 살던 한 ‘수첩 공주’가 있었다. 들으면서 바로 요약해 적는 건 어찌보면 대단한 기술이다. 누군가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고 쓰고 “적는 자가 살… 더보기

보약 한 첩보다 아침식사!

댓글 0 | 조회 805 | 2024.11.29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아침 결식률(缺食率)은 12-18세 30%, 19-29세 37.4%, 30-49세 24.5%, 50-64세 10.7%, 65세 … 더보기

이런 고등학교는 피하세요

댓글 0 | 조회 2,156 | 2024.11.29
필자가 뉴질랜드에 처음 이민 왔을 1990년대 초만해도 오클랜드 대학의 세계랭킹이 50위권 이내였고 한국은 세계 랭킹 100위권 이내에 드는 대학이 아예 없을 정… 더보기

36. 지방산, 오메가3과 오메가6의 균형이 가져다 주는 좋은 일들

댓글 0 | 조회 931 | 2024.11.27
신체 내의 염증 반응과 관련하여 오메가3와 6의 체내 비율이 큰 역활을 한다. 오메가6의 지방산이 너무 많으면 염증을 잡을 수 없다. 염증은 암의 원인이 되고 노… 더보기
Now

현재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431 | 2024.11.20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290 | 2024.11.20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326 | 2024.11.2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257 | 2024.11.20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764 | 2024.11.20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278 | 2024.11.20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320 | 2024.11.20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338 | 2024.11.19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1,015 | 2024.11.19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272 | 2024.11.19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1,660 | 2024.11.19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정확히 말하면 몸의 진액과 관계된다. 그래서 진액이 고갈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기계의 그리스나 윤활류가 부…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467 | 2024.11.15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475 | 2024.11.13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수시전형은 11월 현재 진행중이며 내년 1월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2025학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529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불가능 속에서도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애쓰는 사람이 좋고다른 사람을 위해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472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의 독자들이 비로소 한국문학이라는 두꺼운 책의 한 …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285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재주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타자하는 수고를 벗어나게 되었다. 말하면 그걸 글자로 바꾸어 주고(STT; Speech 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