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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어린 시절, 추웠던 겨울에
어머니는 마당에 빨래를 널었습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바지들은
가랑이를 벌린 채
며칠 동안 딱딱하게 얼어 있었습니다
저게 마를까 했는데
며칠 후에 내가 그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 혹독한 눈발 속에도
빨래를 말리는 온기가 있었습니다
밖을 나서면 거리를 두어야 하는 의심의 계절에는
나를 보호해 주겠다는 너의 배려가 있습니다
입 가리개로 가려야 하는 침묵의 계절에는
나를 향한 비난은 삼가겠다는 너의 따뜻함이 있습니다
손을 맞잡지 않아야 하는 냉정한 계절에는
나를 위해 손모아 기도해 주겠다는 너의 경건함이 있습니다
가족끼리만 만나야 하는 갇힌 계절에는
가족은 언제나 내 편이라는 든든함이 있습니다
어두운 계절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는 나를 지켜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