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당신의 안식처 낙산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해와 달, 당신의 안식처 낙산사

daeuikim
0 개 1,017 템플스테이

3129f38f001c9758fdabc6802c448624_1635299502_5901.png
 

휴대전화에게 이별을 고하며....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한 낙산사 템플스테이는 여정 하루 전 한 통의 문자를 발송한다. 코로나19 시대에 부합한 당부와 도착 시간, 찾아오시는 길, 준비물 등 빼곡하게 채운 글이 상소문처럼 길기도 하다. 예약할 때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문구들이 돌연 생명력을 얻는다. “휴대폰 사용불가”라니!


소셜 미디어가 판치는 요즘, 낙산사는 휴대전화를 절에 맡기라 한다. 인스타그램도 틱톡도 낙산사에서 실시간 공유는 가당치 않다. 휴대전화를 쓸 수 없으니 카메라와 손목시계는 필수로 챙기라 권유한다. 낙산사를 찾는 모든 이가 고대하는 일출의 장관을 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이겠다. 불편하다.


석연찮은 불만은 템플스테이 전용 공간인 취숙헌에 도착해 곧 설렘으로 바뀐다. 오봉산이 품어낸 낙산사는 하늘과 바다를 향해 열린 덕에 묵은 감정을 숨길 곳이 없다. 창 너머 넘실대는 바다는 시원하고 유쾌하다. 창문의 절반을 하늘과 나눠 가진 바다의 수평선이 마치 내가 바다에 안긴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곳이라면 하루쯤 휴대전화에 이별을 고해도 좋겠다.


3129f38f001c9758fdabc6802c448624_1635299539_5574.png
 

자연이 품어낸 취숙헌의 빼어난 입지


참가자는 오후 2시까지 템플스테이체험관에 도착해야 한다. 길에 제대로 들었다면 낙산사 정문 주차장 앞 일주문을 거쳐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을 만났을 테다. 무심코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운전하다 호텔 옆 주차장에 당도하면 먼길을 돌아 미리 사찰을 탐방하는 낭패를 겪을 수 있으니, 안내문자를 숙지해 반드시 정문 주차장을 이용하자.


오후 2시 30분부터 낙산사는 참가자 전원에게 템플스테이 체험에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안내한다. 늦지 말아야 할 이유다. 휴대전화를 쓸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한 비상전화 이용법, 절에서의 예절, 참가자가 머물 시설들의 동선과 이용방법 등……. 낙산사 템플스테이 운영진은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숙소의 빼어난 입지에도 불구하고 취숙헌에는 화장실과 샤워실이 딸린 방이 적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공동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해야 한다. 바로 지척에 위치하고 정갈하고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으니 걱정은 동여매자. 식사장소인 선열당은 취숙헌 코앞이다. 숙소에서 원통보전까지 300미터 남짓이라 동선은 간결하지만, 곳곳에 비경이 많아 정취에 빠져 걷다 보면 삽시간에 뉘엿뉘엿 떨어지는 해를 발견할 정도다.


3129f38f001c9758fdabc6802c448624_1635299559_7989.png
 

희망의 파랑새


낙산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음도량 중 하나다. 당의 침략을 힘겹게 막아냈던 신라는 잦은 전쟁으로 고통에 빠진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이곳을 마련했다. 고통받는 온 중생을 해탈로 이끌겠다는 관음보살의 서원이야말로 피폐해진 백성들의 삶에 구원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는 파랑새에 이끌려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의상(義湘)대사가 낙연둣빛 댕기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댕기마다 몸을 까부는 게 자기 좀 봐달라는 듯하다. 건강, 행복, 금전운, 코로나19 극복……. 낙산사를 방문하는 이 저마다 소원 하나씩 꺼내어 매단 듯하다. 어느 소원이라고 절박하지 않은 게 있겠나? 절망의 시대에 희망은 풍년이었다.


산사를 창건했다는 설화로 이어진다. 선조들 역시 홍련암의 관음굴에서 기도하면 파랑새가 나타난다 믿었다. 삶의 파고에서 구원이 되는 곳, 다름 아닌 ‘희망’을 상징하는 낙산사의 역사성 때문이리라.



누구나 고대하는 일출 명소는?


4년차에 접어든 낙산사 템플스테이 운영자 이혜원 팀장은 일출 명소로 해수관음상, 홍련암, 의상대를 모두 꼽았다. 모든 장소가 훌륭하지만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풍경을 보여준다며, 음력 15일인 보름에서 하현으로 이어지는 3일간 동해에는 또 다른 길, 달길이 열린다고 귀띔한다. 낙산방파제 쪽에서 솟아오른 둥근 달이 수면 위로 은빛을 뿌리며 의상대로 이어지는 달길은 일출의 웅장함과는 다른 포근함이 있다며, 오로지 템플스테이 참가자만 체험할 수 있는 비경이라며 추천했다.


일출을 한 번쯤 경험한 사람이라면 끓어 넘칠 것같이 이글거리며 솟아오르던 붉은 태양을 기억할 것이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이 뇌리에 박히듯, 낙산사의 일출은 그리고 월출은‘내 인생에서 손꼽는 순간’이 된다. 휴대전화가 없어도, 실시간 공유를 못 해도 맨몸으로 맞이하는 격정의 순간은 오히려 자연을 겸허하게 대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연을 대하는 격이랄까? 낙산사 템플스테이는 일출과 월출의 순간에도 내게 집중하고 자연을 존중하는 격을 갖추게 한다.


3129f38f001c9758fdabc6802c448624_1635299615_7989.png
 

희망의 안식처, 낙산사 템플스테이


몽골의 침입으로 폐허가 됐던 낙산사는 조선초 재건됐다가 외세의 침입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소실과 재건을 반복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2005년 화마로 대부분의 전각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국민의 성원과 관심 속에 2013년 복원을 완료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낙산사는 국민에게 보답하고자 2018년부터 템플스테이 참가비를 낮춰 절의 문턱을 낮췄다. 더 많은 이를 품어내려는 낙산사의 진심이 관세음보살의 발원과 뭬가 다를까.


창건 이래 반복된 국난과 화마를 거치면서도 낙산사는 늘 우리 곁에 있었다. 낙산사는 그런 곳이다. 부침을 딛고 매번 보란 듯 재기하는, 오늘의 국난도 결국 비켜 가리라 위안을 주는 곳. 해와 달을 가깝게 만나는 곳, 희망의 파랑새가 사는 곳이다.


■ 낙산사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낙산사로 100

033-672-2417ㅣwww.naksansa.or.kr


■ 제공: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외부셀프 세차

댓글 0 | 조회 1,684 | 2021.10.28
코로나 델타의 여파로 여파로 외출이 부담되는 상황이지만, 대면 접촉할 확률이 현저히 적고, 온전히 개인이나 가족끼리 간단히 할 수 있는 외부셀프 세차에 대해 조심… 더보기

그녀의 집념

댓글 0 | 조회 1,546 | 2021.10.27
지난 10월 21일, 뉴질랜드 해럴드지에 관심을 끄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Kelly Alexandra Roe’라는 여성에 대한 기사였는데요. 그녀는 기사가 나… 더보기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작은 힘

댓글 0 | 조회 1,431 | 2021.10.27
전례 없는 세상이 되었고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사라지는 것 같은 두려움과 불안이 한 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백신이 이 세상을 구해줄 … 더보기
Now

현재 해와 달, 당신의 안식처 낙산사

댓글 0 | 조회 1,018 | 2021.10.27
휴대전화에게 이별을 고하며....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한 낙산사 템플스테이는 여정 하루 전 한 통의 문자를 발송한다. 코로나19 시대에 부합한 당부와 도… 더보기

일정부분 불균형은 어쩔 수 없다

댓글 0 | 조회 1,828 | 2021.10.27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 오행상의 불균형을 타고나게 되므로 일정부분의 불균형은 어쩔 수 없습니다. 완전한 건강은 없다는 것이지요.그러니… 더보기

남편 나비

댓글 0 | 조회 1,534 | 2021.10.27
이민 초기에 1박 2일 예정으로 로토루아 여행을 갔었다. 숙소가 인근의 농장 모텔이었다.친구의 가족여행에 초대를 받아 동행을 했던 참이라 나는 혼자서 방을 써야 … 더보기

공중

댓글 0 | 조회 958 | 2021.10.27
시인 송 재학허공이라 생각했다 색이 없다고 믿었다 빈 곳에서 온 곤줄박이한 마리 창가에 와서 앉았다 할딱거리고 있다 비 젖어 바들바들떨고 있다 내 손바닥에 올려놓… 더보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의무 접종 2

댓글 0 | 조회 1,889 | 2021.10.27
뉴질랜드 정부가 전체 인구의 90%를 백신 접종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한 요즘 고용주들이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백신 의무화와 관련된 권리와 책임에 대해 명… 더보기

그대 뒷모습

댓글 0 | 조회 1,117 | 2021.10.27
■ 반 숙자서녘 하늘에 별이 돋는다. 마음이 잔잔해야 보이는 초저녁별, 실눈을 뜨고 별 속에 아는 얼굴이 있나 찾아본다.지난겨울에는 눈이 자주 많이 내렸다. 눈이… 더보기

출렁거리는 팔을 날씬하게 만드는 상체운동

댓글 0 | 조회 1,207 | 2021.10.27
출렁이는 팔뚝(안녕살) 때문에 고민이신가요? 아니면 특별히 많이 먹은 것도 없는데 탄력없이 축 쳐진 아랫배가 늘 신경쓰이신다구요?온전히 체중감량이 목적이라면 먹는… 더보기

위드 코로나와 코로나 치료제

댓글 0 | 조회 2,467 | 2021.10.23
방역 당국이 단계적 일상 회복(With Corona)이 시작되는 시점을 구체적으로 처음 언급했다. 즉,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0월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 더보기

심혈관질환

댓글 0 | 조회 1,714 | 2021.10.18
“17 MILLION CVD DEATH PER YEAR, 80% PREVENTABLE” (매년 전 세계에서 심혈관계 질환(cardiovascular disease… 더보기

[포토 스케치] 핑키, 핑키 봄날

댓글 0 | 조회 1,387 | 2021.10.18
겨울끝 갇혀있던 시간이 분홍빛에 홀리기라도 하였나? "2미터 거리유지"를 외치지만 눈부신 봄날 오후의 황홀함에 잠시라도 잊고싶은 심정은 나도 마찬가지 마음 한구석… 더보기

마음을 텅 비운다는 것은?

댓글 0 | 조회 2,226 | 2021.10.14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자게!기래끽반곤래면 (飢來喫飯困來眠)조선 중기의 선사 指月(지월)은 선풍(仙風)을 밋밋하고 평범한 일상의 모습으로 그리면서 그의 담시 마지… 더보기

델타 변이와 락다운에 대한 설문조사가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2,680 | 2021.10.13
갑작스럽게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뉴질랜드에 착륙하고 지역 감염자가 생기면서 락다운이 되었고,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우리의 삶을 또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많은… 더보기

이런 신발

댓글 0 | 조회 2,012 | 2021.10.13
시인: 주영국의사당을 나서는 대통령을 향해신발이 날아갔다 남루한 생의바닥을 핥던 낡은 구두였으나그는 지독스런 보수주의자였다고향의 토굴에서 미군 중사에게사로잡힌 후… 더보기

읽고 쓰며 자라나는 아프리카 아이들! 국제 문해의 날

댓글 0 | 조회 1,007 | 2021.10.13
9월 8일,무슨 날일까요?절기상 백로인 9월 8일은문맹 퇴치의 중요성을 알리는“국제 문해의 날”입니다.만약, 글을 읽지 못한다면어떨까요?길을 찾을 때 표지판을 볼… 더보기

내 손가락 끝에 모든 것이

댓글 0 | 조회 1,410 | 2021.10.13
언젠가 한 Rotary Club 모임에서 Kiwi참석자와 교민 회원들 간에 젓가락으로 콩을 집어 옆 그릇으로 옮겨 담는 내기를 한 적이 있었다. 웃자고 했었으나 … 더보기

그대, 나의 뜨거운 국물

댓글 0 | 조회 1,310 | 2021.10.13
나이를 한 살, 두 살 더 먹어갈수록 건강에 대한 염려가 조금씩 커지고 어떻게 살아야 더 오래, 더 건강한 삶을 누릴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커져만 갑니다. 요즘… 더보기

타우포의 아름다운 폭포 Huka Falls 와 Aratiatia 댐 방출

댓글 0 | 조회 1,663 | 2021.10.13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타우포 호수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흘러나가는 물줄기인, 뉴질랜드에서 가장 길다는 와이카토강을 이루고 있다.그 강 초입부에 있는 후카폭포는 폭… 더보기

코비드도 내 꿈을 막지 못한다

댓글 0 | 조회 1,231 | 2021.10.13
요즘 내 행복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코비드로 인하여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 안의 행복을 빼앗아 갈 능력은 없다.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더보기

빨래는 얼면서 마른다

댓글 0 | 조회 1,079 | 2021.10.1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어린 시절, 추웠던 겨울에어머니는 마당에 빨래를 널었습니다물이 뚝뚝 떨어지는 바지들은가랑이를 벌린 채며칠 동안 딱딱하게 얼어 있었습니다저게 … 더보기

과민성 대장 증후군

댓글 0 | 조회 1,388 | 2021.10.13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 함은 대장내의 염증이나 해부학적인 이상이 없는 상태인 데도 만성적으로 복부가 팽만해지고 통증이 나타나며 배변장애를 동반하는 기능성 대장질환… 더보기

코로나 락다운동안 푸드팩을 통해 따뜻함을 전하다

댓글 0 | 조회 1,599 | 2021.10.12
갑자기 다시 찾아온 코로나와 락다운은 모두에게 갑작스러운 상황이었다. 작년에 힘든 락다운에 시기를 보내고, 2021년 초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코로나 이전 처… 더보기

오징어 놀이와 오징어 게임

댓글 0 | 조회 1,254 | 2021.10.12
놀이와 게임은 같은 건가, 다른 건가? 결론은 다른 거다. ‘오징어 놀이’와 ‘오징어 게임’이 전혀 다르니 말이다. 오징어 게임에 왜 오징어가 들어갔는지 모르겠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