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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9월 18일)부터 9월 22일까지 추석(秋夕) 연휴 5일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다. 지난봄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은 봄을 보냈다. 올해 추석도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명절(名節) 같지 않는 ‘한가위’를 보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명절 음식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전, 구이, 볶음류 등 기름진 음식으로 고지방 고열량 음식이 많다. 기름진 음식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혈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당히 먹어야 한다. 둥근 보름달이 둥실 뜨는 추석에는 송편을 즐겨 먹는다. 송편은 추석을 대표하는 절식(節食)이다.
추석에 먹는 ‘달떡’인 송편을 보름달과 같이 동그랗게 빚지 않고 반원 모양인 까닭은 한국인의 성정(性情)과 관련된다고 한다. 즉 우리 선조들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완벽을 꺼렸기에 완벽한 원 대신 반원 모양으로 송편을 빚게 됐다고 한다. 한민족은 태생적으로 완벽함에서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집에서 모시는 추석 차례(茶禮)는 수도권(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서는 가족 8명이 가능한데, 야외 성묘(省墓)는 4명만 허용된다. 실내(차례)에서는 8명이 허용되고, 실외(성묘)에서는 4명만 허용되는 것이 어떤 통계에 근거하여 실시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거리 두기 조치를 10월 3일까지 한 달 더 연장하자 “장사하고 싶습니다” “이러다 다 죽는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다중 시설 이용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9시, 다시 10시로 오락가락 제한하는 동안 이를 묵묵히 따랐던 자영업자들은 “도대체 근거가 뭐냐”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접종자 인센티브(incentive)도 수도권에서 오후 6시 전에는 4명+2명(접종 완료자), 6시 이후에는 2명+4명(접종 완료자) 식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것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 아직 백신 접종 완료자가 전체 국민 중 40%에 그치는 상태이며 대부분 고령자와 의료진, 사회 필수 요원이 대부분이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또한 자영업자들은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돼 부담이 늘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큰 실효성이 없다”고 한다. 백신 인센티브로 사적 모임 제한에서 예외가 되려면 QR코드와 질병관리청 앱을 통해 접종 완료 여부를 등록하거나 질병관리청이 발행하는 접종 완료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질병관리청(2020.9.12. 개청) 정은경 청장은 현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완화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정책을 10월 말쯤 시행할 수 있다고 9월 7일 밝혔다. 정부는 10월 말쯤 국내 고령자 90% 이상, 성인의 80% 이상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9월 14일 기준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은 누적 33,979,519명으로 이는 전체 인구(작년 12월 기준 약 5135만명)의 66.2% 수준이다. 전 국민의 70%인 3600만명까지는 약 203만명이 더 접종을 받아야 한다. 한편 2차(얀센 1차 포함)까지 접종을 마친 사람은 20,485,521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 완료율은 39.9%로 독일(61.46%), 미국(52.9%), 일본(50.04%)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뒤쳐진 상태다.
코로나19 연령별 접종 완료율(9월 12일 기준)은 80세 이상 79.2%, 70-79세 88.9%, 60-69세 86.4%, 50-59세 32.6%, 40-49세 24.8%, 30-39세 30.0%, 18-29세 25.1%, 17세 이하 0.2%로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
방역 당국이 공개한 대국민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73.3%가 “위드 코로나 전환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선 일단 코로나 4차 유행을 안정시키고,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9월달에 방역적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얼마나 4차 유행을 통제하는지가 중요한 문제이다. 코로나 유행 수준이 좀 더 안정화하는 성과가 있어야 점진적으로 방역 체계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 9월은 점진적인 방역 완화 조치로 건너가는 중대 갈림길이다.
‘추석 연휴’에 6-8인 모임 허용 등 일부 방역 완화 조치까지 더해져 자칫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 또한 계절적으로 9월은 저온 건조한 날씨로 코로나 바이러스 활동이 더 왕성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9월 달이 위드 코로나 전환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수급 차질로 골머리를 앓게 했던 백신의 안정적 공급이 기본 전제이다. 공급 물량 불안에 대비한 비상 계획도 충분히 갖춰야 한다. 일본에서 모더나(Moderna) 백신 이물질 사태가 벌어지는 등 돌발 사태가 언제든 터지며 수급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상 체계로 가동 중인 코로나 의료체계를 재정비하여야 한다. 정부는 공공의료 확충만 주장할 게 아니라 민간 병원 중 코로나 환자 전담 병원을 지정해 병상을 여유 있게 확보하여야 한다. 또한 코로나 병동 의료진 처우 개선과 인력 확보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등 코로나 진료와 치료 체계를 안정화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 전환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 전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역과 일상의 균형(均衡)을 찾는 과정이다. 이에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정하듯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지 말고, 정부는 ‘위드 코로나’ 청사진을 마련하고 전문가와 여야, 일반 국민 등과 폭넓은 논의와 합의를 거치는 절차가 필요하다.
방역 당국은 거리 두기 등 현행 방역 대책의 조정과 관련하여 ‘점진적 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코로나와 함께 살기)’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자칫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없앤다는 의미로도 표현되고 있어서,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이란 용어로 정부 내에서 논의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선진국들은 ‘위드 코로나’ 실험에 하나둘 나서고 있다. 유럽은 ‘위드 코로나’가 대세(大勢)이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상당수 국가들은 백신 접종을 증명을 해야 식당, 카페, 극장 등에 입장할 수 있지만 그 외 방역 규정은 대부분 없앴다. 사적 모임 제약은 거의 없으며, 영업시간 제한도 없다.
영국, 덴마크에 이어 스웨덴과 핀란드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규제는 거의 대부분 없앨 계획이라고 로이터(Reuters)통신이 9월 7일 보도했다. 북유럽 4국 중 노르웨이만 제외하고 3국이 방역 규제를 풀고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 코로나’ 체재로 돌입할 예정이다.
스웨덴 정부는 9월 29일부터 식당, 극장, 콘서트홀, 경기장 등 공공장소에서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해온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방역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해왔다. 이에 일부 남아 있는 규제 중 대표적인 모임 인원 제한 조치마저 없앤다는 의미다. 9월 29일 이후에도 적용될 조치는 손 씻기를 권장하는 정도이므로 정부가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는 규제는 사실상 전부 사라지게 된다.
스웨덴은 방역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했지만 코로나 사망자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스웨덴의 누적 사망자는 1만4600여명으로 인구가 비슷한 벨기에(2만5400여명 사망), 체코(3만400여명 사망)보다 1만명 이상 적다. 스웨덴의 최근 일주일 사이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842명이다.
핀란드는 12세 이상 인구의 80%가 백신 접종을 2차까지 10월까지 달성되면, 남아 있는 방역 규제를 없앤다고 9월 6일 발표했다. 핀란드에서는 수도 헬싱키 및 근교에서는 식당과 술집은 밤 11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는 등 지역별로 영업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 실험을 감행하는 배경에는 델타 변이 영향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치명률이 떨어진 상태다. 덴마크는 최근 한 달간 2만7000여명이 확진됐지만, 사망자는 34명으로 치명률은 0.12%에 그쳤다. 이스라엘은 최근 사흘 연속 일일 확진자가 1만명을 넘었지만 방역 강화보다 부스터 샷(Booster Shot) 확대와 청소년 접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코로나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키웠다는 혐의로 검찰이 전직 보건부 장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뷔쟁 전 보건부 장관은 재임 당시 코로나 위험성을 간과하는 발언을 했으며, 장관급 이상 고위 인사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특별법원(CJR)에 9월 10일 출석했다. 기소될 경우 선진국에서 방역 실패로 사법 처리되는 첫 번째 장관급 이상 고위 인사가 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중 전파력과 증상, 백신 효과 등을 고려해 주의해야 할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주요) 변이’와 ‘관심(기타) 변이’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우려 변이’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4종이며, ‘관심 변이’는 애타, 요타, 카파, 람다, 뮤 등 5종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최근 1주 국내 감염 사례 주요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94.8%이며, 델타형 바이러스가 94.3%를 차지했다.
최근 국내에서 ‘뮤(Mu)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3건 확인됐으며 멕시코, 미국, 콜롬비아에서 유입된 사례이다. 뮤 변이는 올해 1월 콜롬비아에서 최초 검출된 이후 페루, 칠레, 미국 등 40여국에서 확인됐다. 지난달 벨기에 한 요양원에서는 7명이 뮤 변이에 감염돼 사망했으며, 이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였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 기준을 중증 전환율은 확진자의 1% 이하, 월평균 치명률은 0.1%까지 떨어져야 가능하다고 본다. 국내 월별 치명률은 작년 12월 2.7%에서 올 4월 0.59%, 6월 0.24%로 내려갔다가 8월엔 0.36%를 기록했다. 이에 접종률이 계속 늘어 현재 월평균 0.2-0.3%대인 치명률이 독감(毒感) 치명률과 비슷한 0.1% 정도까지 낮아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하루 2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해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가 1년 8개월 지나면서 방역에 대한 과학적인 데이터와 지식이 많이 쌓였으므로 막무가내식 방역 지침은 손보면서 가야 한다. 방역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헌법 위에 감염병(感染病) 예방법이 있다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
‘위드 코로나’는 감염병 확산 우려 속에서 일상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이므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뒤 추진해야 한다. 국민들이 위드 코로나를 방역의 완전한 완화로 여기거나 코로나가 종식되는 거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겐 코로나19가 감염될 수 있으며, 백신 접종 완료자도 돌파감염(breakthrough infection)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