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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복 효근
새들도 떠나고
그대가 한 그루
헐벗은 나무로 흔들리고 있을 때
나도 헐벗은 한 그루 나무로 그대 곁에 서겠다
아무도 이 눈보라 멈출 수 없고
나 또한 그대가 될 수 없어
대신 앓아줄 수 없는 지금
어쩌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눈보라를 그대와 나누어 맞는 일뿐
그러나 그것마저 그대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보라 그대로 하여
그대 쪽에서 불어오는 눈보라를 내가 견딘다
그리하여 언 땅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뿌리를 얽어쥐고 체온은 나누며
끝끝내 하늘을 우러러
새들을 기다리고 있을 때
보라 어느샌가
수많은 그대와 또 수많은 나를
사람들은 숲이라 부른다
(복효근·시인, 1962-)
■ 시인 복 효근
복효근 시인은 1991년 계간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건너는 법>>, <<먹련꽃 브라자>>, <<마늘 촛불>>
시선집으로 <<어느 대나무의 고백>>이 있다
편운문학상 신인상,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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