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학과 일본 친구를 좋아하는 한 비평가의 생각...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일본문학과 일본 친구를 좋아하는 한 비평가의 생각...

0 개 1,135 명사칼럼

아마도 나는 누구보다도 일본의 친구들과 일본문학과 문화, 일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 편이라고 기꺼이 말하고 싶다. 실제가 그렇기도 하다..일본여행과 일본음식도 무척 좋아한다..일본의 두터운 인문적 지성을 신뢰하며, 일본문학을 즐겨 읽는다. 자신의 전문적인 분야에 엄청난 열정과 성실함을 보여주는 일본의 투철한 장인정신에 대해 경외의 마음을 지닌 적도 많다..오무라 마스오 교수를 비롯해 학문적 귀감(龜鑑)으로 삼는 일본인 학자도 많다..일본문학과 일본사회, 재일조선인문학을 제대로 이해하고픈 열망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도쿄 인근의 대학기숙사에서 6개월간 지내기도 했다..일본(문학)과 연관된 책도 수백권 정도 읽었으리라..그러나 오늘은 이 얘기를 기꺼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페친 김주대 시인께서 최근 포스팅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지만, 내 관점에서 좀더 할 얘기가 있을성 싶다..일본의 의도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일본에 대해 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둥, 우리사회에 일본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해서 일본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는 둥, 거친 민족주의적 감성이 사태를 냉철하게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둥, 일본에 대해 잘 모르면서 쉽게 얘기한다는 둥의 견해가 보인다..경청해야 마땅한 대목도 있지만 이 시점에서는 대체로 부적절한 관점이 아닌가 싶다.


그런 식이면 2018년 11월 100명이 넘는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와 변호사들이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개인 청구권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서명한 건 무엇이 되는가? 일본에서 평생을 살아왔으며, 누구보다 일본에 대해 정확히 아는 김석범, 서경식을 위시한 재일 한인(조선인) 작가와 학자들이 지속적으로 일본의 입장에 대해 비판하는 건 또 뭐가 되는가? 일본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들보다 더 제대로 아는 이들이 있는가? 이들은 누구보다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왜 아베와 일본의 정책에 대해 그토록 비판적인가.. 


누구보다 일본(문학)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열망이 커서 일본에 대한 책을 적지않게 읽은 나도 이번 아베의 폭거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을 십분 이해한다. 독립국가의 최종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리더로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었다.. 설사 우리가 일본에 대해 잘 몰라서, 이번 사태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일본은 한국에 대해 잘 알고 그렇게 대응하는건가. 아베가 식민지청년의 그 숱한 죽음과 징용, 학살, 고난의 역사, 위안부 할머니들의 오랜 고통과 슬픔을 제대로 알고 지금 이런 결정을 한다는 건가, 라고 묻고 싶다.. 요컨대 이 사안이 단지 일본에 대한 공부와 정보의 적고 많음에서 연유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강제징용 노동자(징용공) 재판과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비롯해 여러 논쟁점에 대해 당연히 일본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 측의 대처가 매끄럽지 못한 면도 분명 있었고, 일본으로서는 수용하기 쉽지 않은 사안도 당연히 있었으리라. 그건 한국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며, 한국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수용하기 힘든 것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의견 차이는 끝끝내 공식적인 대화와 문제제기, 때로는 물밑 협상, 중재에 의한 노력을 통해 좁혀져야 한다. 서운하면 당연히 비판할 수도 있고, 그 과정 자체도 협상과 대화의 일종이리라. 


그러나 이번 아베의 행동은 그 선을 완전히 넘었다. 한국의 핵심산업과 연관된 수출 규제를 들고 나온 건 근본적 도발이며, 전쟁하자는 선언에 다름 아니며, 우리에게 굴종하라는 협박이 아닌가.(말바꾸는 옹색함을 보라)..한마디로 말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위협하며 깽판을 치는 격이다..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국이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했다고 해서 일본 정부가 징용 문제와 관계없는 무역을 보복 수단으로 가지고 나온 것은 일본이 중시해온 자유무역의 이념을 손상하는 것” 이라는 마이니치 신문의 견해에 동의한다.. 적어도 최근의 이 엄청난 분쟁사태의 원인은 일본에게 있는게 분명하다.. 어설픈 양비론에 빠지지 말고, 핵심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따져야 한다..



이웃나라를 혐오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늘상 벌어지고 그 나라를 혐오하는 서적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서점의 가판대에 따로 진열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웃나라에 대한 전도된 콤플렉스와 뒤틀린 심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페친의 표현대로 “세계 어느 나라에 대형서점이 특정 국가를 혐오한다는 책들만 모아 서가 하나를 할당해놓은 사례가 있는가?” 그건 비판과 문제제기 차원이 아니라 저열한 혐오 그 자체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자국의 식민지 지배, 폭력과 학살, 억압과 탄압의 대상이 되었던 바로 그 나라다. 최소한의 염치와 부끄러움, 양심이 있다면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나는 이 사실만으로도 일본사회의 가장 정점에 있는 리더인 아베가 한국에 마음을 다해 사죄하며 재발 방안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 엄청난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넘어 친구가 될 수 있는 그 좁은 길이 열리지 않을까.. 아베에게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듯하다.. 그건 한반도와 동아시아 역사의 불행이다.. 그 불행에 지혜롭게 의연하게 대처하는 게 우리의 몫일테다.. 설사 아베가 계속 이런 불행한 길을 선택하더라도, 일본의 내 소중한 친구들과 평화와 우정을 향한 길을 한 발 한 발 내딛고 싶다..


■ 권 성우

15aaa97562bbdb94fd0f19a4ddff11ba_1628557631_321.png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교수
저서로 <<비정성시를 만나던 푸르스름한 저녁>>, <<낭만적 망명>>, <<비평의 고독>>, <<비평의 매혹>> 등이 있다.

『유년 기행』 자전거

댓글 0 | 조회 972 | 2021.08.24
여느 때처럼 맴생이 두 마리를 끌고 들로 나왔다. 얼마 전 아버지가 암컷 맴생이 한 마리를 사와 맴생이 친구가 하나 더 늘었다. 산과 들이 기지개를 펴고 응달 진… 더보기

꿈으로 나타나는 오행 불균형

댓글 0 | 조회 1,368 | 2021.08.24
어떤 한 종류의 꿈을 집중적으로 계속 꾼다면, 음양오행의 불균형이 표현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몸에 음기(陰氣)가 지나치게 많으면 물 꿈을 많이 꿉니다. … 더보기

착취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리

댓글 0 | 조회 2,101 | 2021.08.24
작년 7월 뉴질랜드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퇴치하기 위해 5천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이후 올해 7월 외국인 노동자 착취 보호 워크비자가 도입되… 더보기

자동차로 보는 심리테스트

댓글 0 | 조회 2,150 | 2021.08.24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뒤숭숭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으실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타고 다니는 자동차… 더보기

평미래와 돈키호테

댓글 0 | 조회 1,851 | 2021.08.24
쌀이 귀했던 시절이 있었다.지금처럼 쌀을 쉽게 간편하게 구할 수 있는 경험은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다.불과 사/오십년전만 해도 동네마다 쌀 가게가 있었고 한가마니… 더보기

피부암(皮膚癌, skin cancer)

댓글 0 | 조회 1,507 | 2021.08.21
필자는 왼쪽 콧잔등에 검은 점이 생겨 동네 피부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피부과 원장은 ‘검버섯’인 것 같으나 ‘흑색종’ 피부암일 수 있으니 종합병원에서 조직검사… 더보기

오클랜드 경찰서에서 '사유재산/개인 안전과 자기 방어'에 관한 세미나 갖어

댓글 0 | 조회 1,809 | 2021.08.12
오클랜드 경찰서는 각 커뮤니트들을 위한 예방 세미나를 매달 정기적으로 갖는다. 8월 모임인 11일에는 '사유재산/개인 안전과 자기 방어'에 관한 주제로 아래와 같… 더보기

구내염

댓글 0 | 조회 1,591 | 2021.08.11
조금만 과로했다 싶으면 입술주위에 물집이 생기며, 입안이 헐고 혓바늘이 돋는 경우를 통칭하여 구내염 이라고 한다. 구강(입 속) 이라고 하는 부위는 인체의 외부와… 더보기

헤드 페이스가 볼록하면 충격에 훨씬 강하다

댓글 0 | 조회 1,196 | 2021.08.11
유명 메이커들이 헤드 페이스를 둥글게 만들때 나는 고집스럽게 평평하게 만들었다. 금형을 만들고 제품을 생산할 정도로 테스트에 확신이 있었다.대부분 골퍼들은 아직도… 더보기

보타니의 겨울

댓글 0 | 조회 1,360 | 2021.08.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냉한 기운의 어두움이이다지도 서글픈 것은밤에 묻힌 교회당을 홀로 나서는 걸음이서 아니라이제는 외로움도티를 내지 않고 살아야 할 나이이기 때문… 더보기

장엄한 해넘이를 보다, 금산사

댓글 0 | 조회 896 | 2021.08.11
금산사는 전라북도가 전라도 정도 천년을 기념해 만든 생태문화탐방로인 전북천리길의 시작점이자 종점이다. 이 절이 자리한 모악산은 기가 센 곳으로 유명하다. 후백제 … 더보기

19만명의 난민아동이 노동착취를 당하기 쉬운 이유

댓글 0 | 조회 1,406 | 2021.08.11
노동으로 인해 자신의 권리를누리지 못하는 아동이 몇 명일까요?아동의 어린 시절과 잠재력,존엄성을 빼앗는 ‘아동 노동’아동 노동인구는 전 세계 152백만명,그 중 … 더보기

소송 비용

댓글 0 | 조회 1,467 | 2021.08.11
법원에서 제기한 소송에 승소하면 유리한 법원의 판결이 내려질 것 입니다. 판결을 받은 이후, 통상적으로 고려해야 할 2단계가 있습니다:1. 패소한 상대방으로부터 … 더보기

돼지불알

댓글 0 | 조회 1,787 | 2021.08.11
■ 목 성균상달 저녁 때, 사랑에 군불을 지피고 앉아서 쇠죽솥의 여물 익는 냄새를 맞으면 잔잔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잘 마른 장작이 거침없이 불타는 평화로… 더보기

최대 철새서식지: Miranda Beach

댓글 0 | 조회 928 | 2021.08.11
오클랜드에서 남쪽으로 한시간반 정도 거리에 있는 “Miranda”는 온천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이미 다녀온 이들도 아주 많을 것이다.그에 반해서 세계적으로 유명… 더보기

곧 다시 만나요

댓글 0 | 조회 1,139 | 2021.08.11
잠시 다녀오겠다던 우리의 여행지가 친구가 홀연히 떠났습니다.그의 웃음소리, 아픈이를 어루만져주던 손길, 그가 겪었을 고통을 그려보지만 몰려오는 슬픔과 아쉬움에 가… 더보기

돌을 다듬어 인생살이를 구성하다

댓글 0 | 조회 994 | 2021.08.11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11)노르웨이를 여행 해본 사람이라면 오슬로 외곽에 위치한 비겔란 조각공원을 돌아보면서 광활한 대지가 수많은 조각품들과 어우러져 야외… 더보기

척 보면 압니다

댓글 0 | 조회 974 | 2021.08.11
“척 보면 압니다~”정말로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럴수만 있다면 얼마나 기쁘고 힘이 날까요?말 한 두 마디 들어보고나면, 노트 한 두 줄 … 더보기

고요를 믿다

댓글 0 | 조회 867 | 2021.08.11
시인 김 용택새들의 이동 시간은 이유가 있다의존의 시간을 아는 선한 얼굴들새들은 펼쳐진 정삼각형의 꼭짓점을 산술한다풀잎도 휘졌다가 일어서는생존의 곡진을 긍정한다겨… 더보기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 중 우울증상이 가장 높은 한국인

댓글 0 | 조회 2,511 | 2021.08.10
지난 6월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에서 발표한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정신건강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거주하는 동양인들의 44% 가량이 우울증상을 겪고 … 더보기

Re - Story Studio

댓글 0 | 조회 847 | 2021.08.10
한 달 만에 집에 와보니, 그동안 우리 집 텃밭의 채소들은 쑥쑥 많이도 자라 있었다. 내가 없는 동안 잘 보살펴 준 흔적이 그대로 보여 기분이 좋았다.거실에 있는… 더보기

며르치 똥

댓글 0 | 조회 1,193 | 2021.08.10
‘며르치’가 고긴가? 갈치, 넙치, 날치 등의 돌림이지만 그 반열에는 한참을 못 미치는 것 같다. 물론 크기를 보고 하는 말이다. 칼슘의 제왕이라 선전하지만 그리… 더보기
Now

현재 일본문학과 일본 친구를 좋아하는 한 비평가의 생각...

댓글 0 | 조회 1,136 | 2021.08.10
아마도 나는 누구보다도 일본의 친구들과 일본문학과 문화, 일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 편이라고 기꺼이 말하고 싶다. 실제가 그렇기도 하다..일본여행과 일본음식… 더보기

자세교정, 이거 하나면 끝!

댓글 0 | 조회 1,214 | 2021.08.10
굽은 등과 어깨, 거북목 등은 보기에도 안 좋을 뿐더러, 잘못된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다양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오랜 시간 컴퓨터 앞에서 … 더보기

리커넥트 향초 자활 프로젝트 - “걱정 말아요, 저는 향기롭답니다”

댓글 0 | 조회 913 | 2021.08.10
향초 자활 프로젝트의 배경 - 빈민층과 사회 문제빈부격차 및 빈곤율의 증가는 가정폭력, 마약중독, 범죄율의 증가 등 많은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됩니다. 2015 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