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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에서 발표한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정신건강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거주하는 동양인들의 44% 가량이 우울증상을 겪고 있으며 그 중 한국인들은 64.1%로 가장 높은 비율이 우울증상을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게다가 놀라운 것은 18세에서 29세 연령대는 61.3%로 다른 연령대보다 더 많은 우울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필자가 상담사로서 최근에 경험하고 있는 부분과 일치하며 한인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왔음을 확인해 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한인들이 정신건강 위험신호가 왔을 때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3대 요인으로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시 언어나 문화적 지원의 부족, 이용 가능한 서비스와 그 유용성에 대한 정보 부족,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지목하였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때때로 약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도움을 청하지 않고 방치한다는 것입니다. 몸이 아플 때는 의사를 만나기 위해 애쓰고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며 회복을 위해 쉬기도 합니다.
긴 병에 효자없다고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가족들을 돌보는 것은 쉽지 않아서 반복적으로 아프게 되면 환자의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신적 질환의 증상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경우 육체적 질환보다 도움을 청하지 않거나 못합니다. 연구 결과에서도 보여지듯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회 부적응자로, 외롭고 고립되어 있다고 볼까 봐, 불안정하고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으로 그리고 약한 사람으로 볼 것이라는 염려로 인해 정신 건강의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이해 받지 못하거나 받아 들여지지 못하는 경험들이 더해지면, 더 깊은 상실과 고립으로 이어져 우울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은 청년 분들이 감정적으로 울컥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있는데, 우울증상들을 부모님들께 호소했을 때 돌아오는 반응들이 “너 같이 행복한 사람이 어딨다고 우울하다고 하냐, 복에 겨웠구나, 힘든 사람들을 못봐서 그렇구나, 내가 너를 너무 연약하게 키웠구나, 너무 잘해주었구나…”
그나마 이해해주고 의사나 상담사를 만나도록 도움을 준 가족들이라 하더라도 회복에 시간이 걸리게 되면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하고 “언제 까지 그러고 있을 래,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말을 안해서 그렇지 너보다 내가 더 힘들다…” 혹은 “네가 그러고 있을 때 남들은 앞가림하면서 가고 있는데 너무 뒤쳐지고 있다”는 말들로 정신질환의 증상들이 오로지 내가 약하고 노력하지 않은 것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여겨지면서 오히려 자괴감이나 죄책감 그리고 열등감까지 느끼게 되는 더 부정적인 감정의 늪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거부감, 두려움, 염려와 불안은 누구나 겪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서 신속히 그런 감정들이 처리되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기다려 주지 못하고 성급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그렇게 반응하는 이가 미성숙하다기 보다 누구라도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며 반응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런 반응들이 상대방의 우울증상을 하루 아침에 사라지게 하는 묘약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피곤할 때 누군가 커피나 차 한잔을 건네주며 수고한다 그리고 쉬엄쉬엄해라 라는 말이 그 작은 행동에 비해 갑성비 높은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그렇듯 우울증상들을 보이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저 네가 힘들구나 다독여 주는 짧은 한마디가 위로가 될 것이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지 물어보는 관심이 회복의 열쇠를 건네주는 놀라운 한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손을 베일 때 그 따끔거림을 100% 동일하게 겪을 수 있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몇 명이 있나요?
오로지 손을 베인 사람 혼자입니다, 그 사람이 오롯이 아픔을 겪고 상처가 치유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기에 몸이 아프든 정신적으로 힘들든 당사자가 힘든 것입니다. 그 아픔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타인은 절대 이해할 수도, 정확한 아픔의 정도도 알 수 없기에 쉽게 나약함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판단할 수도 없는 것이며 지켜보는 것이 답답하고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픈 것을 못 견디겠는 것은 오히려 내가 나약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걸 견디지 못하는 나의 마음 때문이기에 그것은 내가 다루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우울증상이 오래된 가족이 있는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상담을 받기를 권해드립니다. 지켜보는 내가 건강해야 상대방의 회복의 과정을 잘 지켜보고 견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우을증상으로 힘들거나 그런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을 돕고 있는 분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는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락주세요. 0800 862 342 (2번)/ https://www.asianfamilyservices.nz/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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