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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 용택
새들의 이동 시간은 이유가 있다
의존의 시간을 아는 선한 얼굴들
새들은 펼쳐진 정삼각형의 꼭짓점을 산술한다
풀잎도 휘졌다가 일어서는
생존의 곡진을 긍정한다
겨울 강변에는
꽁지로 말하는
작은 새들이 날아다닌다
나는 오늘 하루를 이렇게 기록하였다
‘오늘은 어제보다 멀리 가서 고요를 보고 왔다’
그리고 이렇게 이어 썼다
‘나의 고요는 또렷, 명랑하였다
내일은 고요 속을 거닐 것이다’
고요는 번민의 손을 씻는 일이다
쉼보르스카의 시집을 폈다
이런 구절이 있어서 놀랐다
‘불미스러운 일에 개입하지 않은 깨끗한 손을 믿는다’
지금은 새벽이어서
밤을 믿는 나의 뱁새들이
까만 돌을 물고
숲의 가장자리에
잠들어 있다
-김용택 시집
<나비가 숨은 어린 나무> (문학과 지성사 2021)
■ 시인 김 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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