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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냉한 기운의 어두움이
이다지도 서글픈 것은
밤에 묻힌 교회당을 홀로 나서는 걸음이서 아니라
이제는 외로움도
티를 내지 않고 살아야 할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달빛 꽉 찬 밤하늘이
텅 빈 서랍처럼 허전한 것은
내 곁에 누군가 없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들에게서
내가 점점 잊혀져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꽃잎처럼 날릴 것 같은 초승달에
문득 첫사랑 소식이 궁금해지는 것은
그대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가슴은 뛰고 발은 한 뼘 떠 있던
그때의 내가 그리워서입니다
달이 조용한 겨울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실컷 서러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