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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결정 기구로 통화와 관련된 정책적 의사결정을 한다. 한국은행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사람들이 살기 좋게 하기 위하여 화폐의 발행과 유통, 금리에 대한 결정을 주로 하고 있다. 그 일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다. 시중에 돈이 많이 돌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거나 하여 유동자금을 흡수한다. 금리에 따라 사람들이 저축을 할지 증권에 투자할지, 또 대출을 늘일지 줄일지를 결정하게도 되고 미국과 금리차이가 크면 원화 또는 달러의 보유비중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는 연방준비제도(FRB) 산하에 공개시장위원회가(FOMC) 금리와 통화량 등을 결정한다. 나라마다 중앙은행이 있어서 자국의 화폐(주화포함) 발행을 결정한다. 물물교환을 하다가 조개껍데기를 돈으로 썼던 때를 거쳐 화폐를 만들고 신용경제로 발전하였다. 그래서 힐데브란트(Hildebrand B.)는 경제가 자연경제에서 화폐경제로, 또 신용경제로 발전한다고 했는데 아마 전자시대가 와서 인터넷을 쓰고 디지털 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 같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것을 암호화폐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이런 것들을 화폐라 하지 않고 가상자산이라 한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에 들지 않고 또 한국은행이 발행할 수도 없고 발행하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비트코인 같은 것들이 나오기 전에 우리나리에도 전자상거래의 지불수단으로 편리한 e-Coin이나 토큰들이 있었다. 싸이월드의‘도토리’도 가치를 저장하고 교환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들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담아두는 전자지갑이 필요했다. 이 전자지갑끼리 연결되면 교환(이전)이 이루어 졌다. 그러다가 통신망이 널리 퍼진 신용카드만 못하여 스르르 사라졌다. 쓰는 사람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처럼 은행에 모계좌를 두고 거기서 결제(정산)가 이루어지면 카드의 발행이나 사용이 투명해진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암호화폐는 은행의 계좌와는 연결되어 있지 않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통화량과 통화정책을 따르지 않게 되어 치외법권이 된다. 자본의 해외이전이 통제를 받지 않아 국제수지(또는 자본수지)를 계산하는 데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과장하면 자금세탁을 할 수 있고 탈세나 범죄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국가에서 인정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너무 커버린 암호화폐를 중국이나 인도 등은 금지시켰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내심, 스스로 잦아들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동시에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할 필요가 생겼다. 점점 현금의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디지털 화폐는 보관과 유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곧 CBDC를 발행하여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고 기술력이 안정되면 내년 초에 전격적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공인 인증기관 같은 암호와 보안 기술이 뛰어난 기술업체가 CBDC의 거래(교환)를 맡아야 한다. 한국은행이 요즈음 그런 업체를 찾는 모양이다.
비트코인이 한때 억 소리가 났다. 이것이 거품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채굴하는데 전력의 소비도 엄청나다고 한다. 나는 마치 폭탄 돌리기를 한다는 생각이다. 지뢰밭을 걷는 것이다. 이들 암호화폐를 대신할, 정부가 발행하고 안정성이 보장되는 화폐, 변동성(위험)이 전혀 없는 화폐는 투자의 대상은 아니다.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암호화폐를 선호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규제하는 나라가 많아지고 또 암호화폐와 은행계좌를 연결하여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면 거품은 빠질 것이다.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네 곳(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을 제외한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는 무더기로 폐쇄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암호화폐거래소는 100여 곳이 영업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올해 9월 24일까지 은행과 실명확인 계좌를 연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업무제휴를 하지 못하면 영업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업비트는 케이뱅크, 코빗은 신한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5대 시중은행 중 KB국민·하나·우리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실명 계좌를 내주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기존에 제휴한 거래소외에 더는 제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은행이라고 쉽게 제휴를 하겠는가? 왜냐하면 제휴의 이점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은 암호화폐거래소가 실명확인 계좌 외에도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거래소가 해킹 방지 등 전산시스템의 물리적·운영적 안정성을 확보하라는 요구다. 또, 향후 거래정보(1천만 원 이상)는 금융위원회 산하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뒤늦은 요구들이 쏟아지는 것은 암호화폐나 가상자산이 금융(통화)의 역할을 하면서 통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만이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데 개인이 만든 화폐를 어찌 가만 두겠는가? 많은 나라에서 규제를 하면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다. 원래 아무 가치가 없었던 것인데 어찌 이렇게 부풀어 올랐을까? 봄눈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