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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의 불균형은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우선 성격에서 나타나는 불균형을 살펴보겠습니다. 성격상의 불균형은 기운이 부족할 때보다는 넘칠 때 많이 나타납니다.
목(木) 기운은 간, 담과 관련이 큰데, 목 기운이 너무 많으면 성격적으로 화를 잘 냅니다. 무슨 얘기만 들어도 부르르 떨고 벌컥 벌컥 화를 냅니다. 그 사람이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오행 중 목 기운이 과다하여 본인도 주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화를 내다보면 간 기능이 항진되고 간이 항진되면 더욱 화가 나는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간이 항진되면 말이 많아집니다. 수다스럽게, 통제할 수 없이 계속 말을 합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하면 탁 꽂혀서 분노합니다. 그에 비해 담이 항진되면 대상이 없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괜히 부수고 싶어지는 것이지요.
이럴 때는 목의 기운을 빼주고 다른 부족한 기운을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목이 생(生)하는 것은 화(火)이므로 목의 기운을 빼서 화의 기운으로 돌려주면 됩니다. 명상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반대로 목 기운이 부족하면 기운이 없어서 화도 못 냅니다. 그리고 성격에 유연성이 없습니다.
화(火) 기운은 심장, 소장과 관련이 큰데, 화 기운이 너무 많으면 열정이 넘쳐서 스스로 감당을 못합니다. 열정이 넘쳐서 막 달아올랐다가 조금 안 된다 싶으면 실망해서 완전히 식어 버립니다. 화의 기운이 너무 넘쳐서 그런 겁니다.
짝사랑 잘 하는 사람 있죠? 싫다는데 악착같이 따라다니잖아요? 자기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자기도 모르게 열정적으로 기운이 뻗쳐서 그렇습니다. 조금만 운동을 해도 심장이 뛰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화가 생(生)하는 것이 토(土)이므로 화의 기운을 빼서 토의 기운으로 돌려주십시오.
반대로 화 기운이 부족하면 열정이 없습니다. 흐느끼고, 징징거리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요.
토(土) 기운은 비장·위장과 관련이 큰데, 토 기운이 너무 많으면 생각을 많이 합니다. 별일 아닌데도 자꾸 되씹고 과거의 일까지 시시콜콜 다 생각합니다. 명상하면서 자꾸 딴 생각하고 잡념에 빠지는 사람 있죠?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그러는 것은 비장 기능이 약해서 그런 것입니다.
반대로 토 기운이 부족하면 인화(人和)가 부족합니다. 토 기운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 놔주는 그런 기운이거든요.
금(金) 기운은 폐, 대장과 관련이 큰데, 금 기운이 너무 많으면 괜히 슬퍼합니다. 낙엽 떨어지는 것만 봐도 슬프고, 텔레비전 보면서도 슬픕니다. 매사가 그냥 슬픕니다. 자신이 비극의 주인공입니다. 목소리를 들어보면 쇳소리가 나옵니다.
반대로 금 기운이 부족하면 기운이 딸려서 미적거립니다. 기운이 세야 뭐든 낚아채는데 기운이 없어서 다 놓치고 그냥 보냅니다. 미적대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이지요.
금 기운은 무(武)의 기운입니다. 금 기운이 부족하면 백면서생(白面書生)처럼 앉아만 있습니다. 그러니 금 기운이 부족하면 일단 기운부터 보충해야 합니다. 그래야 거기서 판단력도 나오고 과단성도 나옵니다.
수(水) 기운은 신장, 방광, 생식기와 관련이 큰데, 수 기운이 너무 많으면 공포심, 불안감이 많습니다. 자신감이 없고 누가 뭐라 하면 불안해서 잠을 못 잡니다. 예컨대 터키에 지진이 났다고 하면 당장 여기도 지진 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공포에 시달립니다.
또 수 기운이 많은 사람은 금방 가라앉습니다. 물이라는 것은 아무 의사가 없이 그냥 흐르는 것이잖아요? 컵에 담으면 컵의 물이 되고, 시내에 들어가면 흐르는 물이 되듯이 매사에 금방 가라앉아 버립니다. 체념이 빠릅니다. 끝까지 달라붙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