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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많은 꿈을 꾸고, 때로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를 한의학에서는 다몽증, 몽염증으로 표현한다.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 증상이 있으면 밤새 꿈에 시달리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가슴 두근거림, 불안, 초조, 잘 놀라는 경우까지 나타난다. 또한, 이 증상이 오래되면 전신무력감, 건망증, 식욕부진, 우울증까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라 할 수 있다.
이 병은 심한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평소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다양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해져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도 자도 피곤한 형국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다몽증의 첫번째 원인으로 심담허겁(心膽虛怯)을 들고 있다. 심장과 담(쓸개)의 기능이 약해지면 잠이 잘 오지 않고 꿈이 많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건망증이 심해진다. 또한, 식욕이 떨어지고 헛배가 부르며, 대변이 무르고 말하기도 귀찮아지면서 쉽게 피로를 느낀다. 이럴 때 귀비탕이나 사물안신탕 등을 처방하는데 이 처방들은 원천적으로 심장과 담(쓸개)의 기능을 보강해주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처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번째 원인으로는 심신불교(心腎不交)가 있는데, 가슴이 답답해서 잠을 못 이루고 꿈이 많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허리가 아프거나 저리면서 얼굴에 식은 땀이 나기도 한다. 이는 지나친 과로로 인해 심장과 신장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인데, 자율신경 실조증에 의한 일종의 화병과 유사한 증세로 나타난다. 이럴 때는 천왕보심단이나 육미지황탕 등을 처방하는데 이 역시 근본적인 치료처방이라 할 수 있다.
진단방법으로는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혀를 보는 것이다. 혓바닥이 설태가 없고 빨갛게 나타나던가, 혹은 혓바닥에 푸른 빛이 도는 경우, 혀 주변부가 치아에 눌려진 형태인 치흔이 나타나는 경우가 보인다면 심장이 많은 부담을 받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 스트레스, 혹은 둘 다 장기간에 걸쳐 쌓이게 되면 심장은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 심장 부담이 혀에서 잘 나타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