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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rosenz
0 개 554 김성국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오늘 아내가

저녁 식탁에서

내가 좋아하는

멸치볶음 반찬을

내 앞으로 밀어 줄 때

뭉클함에 뭔지 모를

40년간 묵힌 것들을

용서받고 싶었다


아내도 무심코

반찬을 밀어 줄 때

뭔지 모를

불쌍히 여기는 가슴이었겠지


멸치끼리 붙어있는

촘촘한 달콤함에

아내와 내 젓가락이 부딪치자

서로 먼저 가져가라고

손을 허공에 올리며

또 용서받는다


부부는 평생

서로 좋아하는 것을

양보하며 사는 것이라고

결혼식 서약할 때

그러마 이미 다 한 약속이다


용서받아야 할 이유가

더 많은 쪽이

집밥을 그리워한다

내가 집밥을 좋아하는 이유다


아내도 집밥이 그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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