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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에서 함양으로 간다. 둘레길 ④구간 금계-동강. 벽송사를 경유하면 12.7km다. ⑤구간 동강-수철(12.1km). 4개의 마을을 지나 산청에 이르는 길이다.
우리 현대사 좌우투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추모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⑥구간 수철-성심원(12km). 대원사 동쪽, 산청읍을 휘도는 경호강을 따라 걷는 순한 길이다. ⑦구간 성심원-어천운리(13.4km). 먼 길은 가기만 해서는 갈 수 없다. 가다가 멈춰야 끝까지 갈 수 있다.
‘숲길을 걷다가 다람쥐가 풀숲에 도토리 감추는 모습을 지켜볼 틈도 없다면 그것이 무슨 인생인가? 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그것이 무슨 인생인가?’라고 했던 영국시인 헨리 데이비스. 그의 물음에 화들짝 놀라 단속사지(斷俗寺址)에서 멈춘다. 사지에는 두 개의 삼층석탑이 서 있다.
▲ 은둔거사처럼 지리산에 숨은 듯한 벽송사
경주 감은사지와 꼭 닮은 꼴이다. 사지는 절의 무덤이다. 은허맥수(殷墟麥穗)라 하더니 찬란했던 옛 영화는 어디로 가고 빈 터만 남았을까? 겨울바람 부는 사지에 앉아 하염없이 석탑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무상(無常)이며 무념(無念)이라는 말들이 아는 사람처럼 지나가는 것이다. ⑧구간 운리-덕산(13.9km). 남명조식이 머물렀던 산천재, 그곳에서 바라보는 덕천강과 천왕봉의 모습이 일품이다. ⑨구간 덕산-위태(9.7km). 여기까지가 산청, 대원사 권역이다.
▲ 수많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대원사계곡
지리산 동쪽 끝 대원사는 비구니 도량이다. 단아한 신라의 고찰이다. 지리산 절들은 여순항쟁 때 국군에 의해 많이 불탔다. 대원사도 사지였던 것을 1955년 ‘지리산 호랑이’라 불렸던 당대의 여걸 법일스님이 들어오면서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일구었다. 양산 석남사, 예산 견성암과 더불어 대표적 비구니 도량으로 꼽힌다. 높이 7m의 화강암으로 진신사리가 봉안된 다층석탑이 보물이다. 대원사보다 더 유명한 것이 2km에 이르는 대원사 계곡이다. 귀한 고산식물들, 너럭바위와 기암괴석들, 그리고 천왕봉에 오르는 길목에 거연정, 군장정 등의 누정이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이다.
▲ 대원사 석탑
■ 아름답고 웅장한 대원사 계곡
대한불교조계종 제 12교구 해인사의 말사인 대원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비구니 참선도량입니다. 대원사 진신사리탑(보물 제 1112호)에는 부처님 진신사리 56과가 봉안되어 있고 원통보전 관세음보살상(도지정문화재),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신중도와 반자도 등도 감동을 전해주지요. 대원사 자체가 경남전통사찰 제81호로 등록되어 있으며 대원사 계곡 또한 지방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약 3.5km의 대원사 계곡에는 용이 100년 간 살다가 승천했다는 용소, 가락국 마지막 왕이 소와 말의 먹이를 먹였다고 하는 소막골, 왕이 넘었다는 왕등재와 망을 보았다는 망덕재 등이 있어 전설의 세계로 안내하지요. 아름답고 웅장한 지리산 계곡 길을 걷는 시간은 온전히 마음의 휴식시간이 되어줍니다.
대원사 l 경상남도 산청군 삼장면 평촌유평로 453 l 055-974-1112
▲ 단속사터와 석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