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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 운룡
나는 죽어서 보잘 것 없는
참새가 되고 싶다.
곧 죽어도 짹 하고 죽는
참새가 되어
눈물은 말랐어도 목쉬게 울고 싶고
노래는 못해도 실컷 짹짹거리고 싶다.
그래서 아침 용상의 늦잠을 깨우고
늦잠 속에 얼어 죽은
살구나무 가지를 휘고 앉아서
이 세상 햇빛을 서럽게 쬐고 싶다.
사람들이 하는 말은 거짓뿌리라
참새의 조그만 낯이 간지럽겠지만
그래도 나는 죽어서 참새가 되어
발톱과 송곳부리 섬뜩하게 날 세우고
우리 집 자유평화를 채가는 매를 향해
매와 함께 깨끗이 죽어서
또 다시 나는 짹 하고 살아나는
참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