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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계사 대웅전
지리산 남쪽 양지바른 겉 지리로 넘어왔다. 지리산은 북으로 흐르는 물이 낙동강이 되고 남으로 흐르는 물이 섬진강이 된다. 여기서부터 섬진강 수계 하동이다. ⑩구간 위태-하동호(11.5km). 지리산 자락의 큰 댐인 하동호가 있는 곳이다. ⑪구간 하동호-삼화실(9.4km). ⑫구간 삼화실-대축(16.7km). 오른쪽으로 지리산 형제봉 능선, 왼쪽으로 멀리 광양의 백운산 능선, 그 사이로 강이 흐른다. 강으로 뻗은 산자락에는 가르마 같은 길이 나 있고 그 끝에 마을이 있다. 갓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 붙은 갓논이 비탈을 이루고 있는 풍경들, 추수 무렵의 가을빛이 가히 으뜸이다. ⑬구간 대축-원추분(8.5km). 소설‘토지’에 나오는 악양의 평사리들판이 있는 곳이다. ⑭구간 원추분-가탄(11.4km). 가탄마을 앞에 흐르는 샛강이 화개천이다. 좌로 가면 화개장터, 우로 가면 쌍계사다. 조계종 제 13본사로 신라의 고색창연한 대가람이다. 진감국사 대공탑비가 국보이고 대웅전 등 9점의 보물이 있다. 흥덕왕 3년(828년)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나무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에 심은 것을 우리나라 녹차의 시원으로 본다(삼국사기). 경내에 차시배지 기념비가 있다. 남종선의 전법도량이고 차의 발상지이며 해동범패의 연원으로 보아 쌍계사는 선(禪), 다(茶), 음(音)의 성지로 일컬어진다.
▲ 쌍계사 일주문
▲ 차시배지
이 길에 들어섰으면 내친 김에 아자방으로 유명한 칠불사에도 들를 일이다. ‘버금 아(亞)’ 자 모양의 이 선원은 한번 불을 때면 온기가 100일이나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갈 때마다 구들만 들여다 보고 있던 주지 도응스님, 최근에 천년을 내려오는 구들의 비밀을 파헤쳤다고 하니 그 방에 한번 앉아보고 싶다.
▲ 지리산 야생차밭
▲ 칠불사 설선당
또 한 곳, 서산대사 출가 암자가 있다. 화개 의신마을 입구에서 우측으로 30여 분 오르면 원통암이 나온다. 칠불사 선원장 진현스님이 혼자산다. 여름·겨울 안거는 칠불사에서 정좌하고, 해제되는 봄·가을에 암자로 돌아오니 때를 살펴가야 한다. 선승 특유의 웃음이 맑은 스님이다. 방대한 불경을 뒤져 조선시대 『제월당 대사집』 에서 ‘의숭인장로낙발우원통암(依崇印長老落髮于圓通庵: 숭인 장로(서산의 스승)에 의하여 원통암에서 삭발했다)’, 한 문장을 찾아냄으로써 이 곳이 서산대사의 출가지임을 고증했다. 하동군수가 산에 찻길을 내어준다는 것을 암자는 걸어 다녀야 한다고 거절한 스님이다. 좋은 차가 있으니 꼭 들러 한잔 마시고 가기를 권한다.
▲ 쌍계사 다도 체험
■ 쌍계사에서 만나는 느림의 가치
쌍계사에는 지리산의 장엄함과 섬진강의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습니다. 신라 성덕왕 21년(722년)에 의상대사의 제자 삼법화상이 육조 혜능대사의 정상을 봉안하고 세운 것이 쌍계사의 시초이죠. 진감국사(8세기)에 의해이루어진 금당구역과, 벽암 각성스님에 의해 중창된 대웅전 영역의 두 공간이 직각으로 교차하는 독특한 가람 배치가 인상적입니다. 계곡을 옆에 끼고 자리한 일주문은 전국 일주문 중 으뜸일 것입니다. 쌍계사는 세계가 인정한 슬로시티인 하동에 자리잡고 있으며 느림의 가치를 찾는 많은 분들이 템플스테이를 하러 오는 곳이죠. 청정한 자연과 스님과의 차담에서 잊고 살았던 삶의 여유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쌍계사│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59│010-6399-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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