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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옆으로 누운 십자가
저게 남십자성
남십자성을 두르고 있는
여러 개의 별들을 이으면
그게 센타우르스 별자리
위는 사람이고
아래는 말의 모양이어서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말이라 부르기도 주저스럽다
밤하늘의 센타우르스가
남십자성을 감싸고 있는 것은
나보고 십자가를 품고 산다지만
네 인생 절반은
짐승같은 속물이라는 것
돌이켜보면 숨고 싶어지는
젊은 날의 과오만 있는게 아니었다
한 낮의 기억을 안고 잠자리에 들면
오늘도 얼마나 부끄러운지
내일은 잘 듣기만 하고
실수없이 살겠다며 잠을 청하지만
그게 어디 하루 이틀 결심인가
사람 노릇 겨우 절반만 하고
나머지는 부끄러움으로 채워진
그래서 지금의 네 모양이라 꾸짖는
십자가 별이 있는 가을 밤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