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 고귀한 선물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가족, 그 고귀한 선물을

0 개 1,718 조기조

지역의 한 방송에서 설날에 나갈 멘트를 해 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감히 영광이라고 했다. 독후감처럼, 감명 받은 책의 구절을 소개하고 사람들에게 할 말을 덧붙이라는 것 같은데 2분간의 분량을 녹음해 달라는 것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시 낭송을 해 보았는데 숨소리나 잡음이 들어가지 않도록 녹음해 본 경험이 있고 사이버 강의를 오래도록 해 왔기에 약간의 자신에 차 있었다. 설날이라서 당연히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하리라 정했다.


28세부터 샘터에 연재를 시작한 최인호 작가의 ‘가족’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어쩌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사는 나는 바이러스의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혼자서 설을 보내야 했다. 그는 1975년 9월부터 월간 샘터에 ‘가족’ 연재를 시작해 2009년 10월호까지 34년 6개월간 총 402회를 연재하였다. 암이 발견되자 2008년 7월호 이후 연재를 잠시 중단했다가 2009년 3월호부터 재개하였지만 오래 가지 못하였으나 한 평생을 바친 것이다. 첫 회에서 멋지게 키워보겠다던 아들과 딸, 다혜와 도단이가 정원이와 윤정이의 부모가 되었고, 그가 일생을 매달려 가족이야기를 하다가 세상을 떠난 지도 8년이 지났다. 


52959c1d908944a628ea8b58615a72c3_1614047698_8694.png
 

그가 마지막으로 적은 글은 나를 한 동안 눈이 부어 가라앉지 못하게 하였다.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 싶다’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요절한 소설가 김유정이 죽기 열흘 전에 쓴 편지를 인용하여, “그 편지를 읽을 때마다 나는 펑펑 울었다”고 적었다. “갈 수만 있다면 가난이 릴케의 시처럼 위대한 장미꽃이 되는 불쌍한 가난뱅이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막다른 골목으로 돌아가서 김유정의 팔에 의지하여 광명을 찾고 싶다”고도 했다. 


그와는 달리 지금 나는 다시 되돌려 준다해도 과거로, 젊은 시절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다만 이대로 좀 오래 있고 싶다. 설령, 늙어 인품이 완숙해 진다해도 더 늙지도 말았으면.....


가정을 수도원에 비유한 최인호 작가는 “..... 타인으로 만나 아이를 낳고, 더불어 온전한 인격 속에서 약속을 신성하게 받아들이고, 노동하고, 사랑하고, 아끼고, 감사하며 살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가족이라면, 이건, 가족이 아니라 聖人이고, 그렇게 보면 가정이야말로 엄격한 수도원인 셈” 이라고 하였다. 그러고는, “내 인생에서 만난 가족들과 그대들은 인생의 꽃밭에서 만난 소중한 꽃과 나비인 것이니. 숨은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들이여, 피어나라!”고 찬양했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아내랑 결혼하겠다 한다. 이유가 뭘까? 나는 아내랑 결혼하고 싶지만, 미안해서 아내를 또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못난 성격 탓에 아내를 이기려고 했었다. 이제 아내는 더 잘나고 넉넉한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어떻게 또 그 고생을 시키겠는가? 지금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려놓으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못나고 못 된 채로 산다. 


그는 100회 ‘딸의 기도’ 중에서 “이따금 아이들이 얼마만큼 컸는가 알아보려면 문지방에 새겨놓은 키를 잰 눈금을 바라보거나 낡은 사진들을 모아둔 앨범을 펼쳐보면 되겠지만, 세월이 얼마나 흘렀으며 우리들 가족이 얼마만큼 서로 싸우며 때로는 울고, 웃고, 깔깔거리면서 흥겨운 것인가를 가늠해 보고 싶을 때면 나는 ‘샘터’에 실린 지난 호들의 ‘가족’을 읽어보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나는 작가가 아니기에 가족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살았다. 다만 오래도록 작은 신문에 칼럼을 재능기부로 적어왔다. 300여회를 넘긴 내 글의 100회는 ‘조적공’이었는데 내가 중학교에 다닐 때 적인성 검사로 조적공이 딱이라는 결과를 듣고는 화가 나고 절망했던 이야기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그 결과가 맞는 것 같다고 적었다. 시골의 읍에 있는 중학교에 20리를 걸어서 다닌 그 당시 60년대 말에는 산업인력이 필요했고 적성 검사 결과 우리들은 조적(組積)이나 미장, 도배를 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로 분류되었다. 조적이란 벽돌 쌓기다. 집을 짓거나 굴뚝을 높이 올리는 데에는 벽돌을 곧게 쌓아 올려야 하니 칼럼 100개를 꾸준히 쌓은 것이 바로 조적공의 적성 때문이 아니겠는가?


봉숭아나 콩 깍지를 보면 잘 익을수록 톡 터져서 씨앗을 멀리 보내려고 한다. 아마 종족 보전을 하려는 자연의 현상일 것이다. 한 가지에 나고도 가는 곳을 모르니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나려 도 닦고 기도하련다는 스님, 월명사를 생각하면 애처롭지만 서로 멀리 떠나 있는 것도 섭리라 생각하며 애써 견딘다. 


다시 방송이야기에 맺은 말이다. “여러분, 설날이 설날 같지 않은 우리 이웃은 없는지 챙겨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곳곳에서 이웃을 챙기고 돕는다는 훈훈한 미담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신해 온 누리에 번지면 좋겠습니다. 가족끼리 서로를 위해 소망을 간절하게 빌어보시지요. 바른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들었습니다. 가족, 이 얼마나 귀한 선물입니까!”

라이프 리엔지니어링

댓글 0 | 조회 1,344 | 2021.03.09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Business Reengineering)이라는 개념은 마이클 해머(Michael Hammer) 박사가 1990년 ‘Harvard Busin… 더보기

지치고 힘들때 위로가 되는 음악과 요가

댓글 0 | 조회 1,077 | 2021.03.09
불안, 우울, 외로움..안녕하세요. 몬트리올 Yogafulness Life 요가강사이자 유튜버(YOGA SONG - HAYEON)의 송하연입니다.BTS의 BLUE… 더보기

시선, “낯선” (2)

댓글 0 | 조회 1,118 | 2021.03.09
“2,000년 전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왜 세상의 중심 밖 한 켠으로 밀려난 갈릴리를 그 사역의 중심으로 삼으셨을까?”이 단순한 호기심은 나로 하여금 그 시간을 거… 더보기

대추 이야기

댓글 0 | 조회 1,359 | 2021.03.06
대추(棗)는 설, 추석 등 명절 차례상과 조상님 제사를 모실 때 빠짐없이 올라가는 상차림 중 하나다. 또한 대추는 수천년 동안 한방(韓方)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 더보기

꿈꾸는 소녀 니무냐의 신나는 글 읽기

댓글 0 | 조회 2,362 | 2021.03.04
“교실에 책상이 넉넉히 놓여져 있는 걸 보고 얼마나 신났는지 몰라요. 더 이상 땅바닥에서 공부하지 않아도 되니까요!”아프리카 잠비아에 사는 니무냐(Nchimuny… 더보기

나의 젊은날의 초상(1부)

댓글 0 | 조회 1,713 | 2021.03.01
누구나 자기인생을 뒤돌아 볼 때가 찾아온다.막상 기억 속에서 건질 수 있는 것은 가까운 사람들과의 소중한 추억들 그리고 가슴 속에서 몽우리져 있는 이그러진 꿈들이… 더보기

이민법무사와 이민부가 보는 비자 심사의 속도

댓글 0 | 조회 4,024 | 2021.02.24
20년 넘게 이민컨설팅을 해온 저는 “이민은 real time” 이라는 것을 고객들에게 늘 주지시켜 드리고 있습니다. 리얼 타임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지금, … 더보기

영웅은 없다

댓글 0 | 조회 1,121 | 2021.02.24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비극의 주인공은 ‘훌륭한 사람’이어야 했다. 그가 말하는 훌륭한 사람이란 결함이 없는 인품의 소유자가 아니라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을 의… 더보기

내가 못하는 건 상대방도 할 수 없다

댓글 0 | 조회 1,665 | 2021.02.24
어느 형태의 관계에서 던지 적용해야 하는 것이 평등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못하는 것이라도 상대방에게 기대를 건다 던지 요구를 하게 되고 그것을 해내… 더보기

지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요?

댓글 0 | 조회 1,289 | 2021.02.24
선생님, “다큐멘터리 한국의 선인들”6권에 보면“지금 지구가 제 방향대로 가고 있다” 이런 말씀이 있는데 맞는 것인가요?지금 지구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가고 있는… 더보기

보약 보다는 해독

댓글 0 | 조회 1,479 | 2021.02.24
각종 성인병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의 증상들은 환경호르몬, 중금속, 음주, 흡연, 인스턴트 식품,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외부 독소들과 인체 대사의 산물들인 내… 더보기

겨울 폭포

댓글 0 | 조회 1,210 | 2021.02.24
나이에 맞게 살 수 없다거나시대와 불화를 일으킬 때마다.난 얼어붙은 겨울 폭포를 찾는다.한때 안팎의 경계를 지웠던 이 폭포는자신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며여전히 공포에… 더보기

템플스테이란?

댓글 0 | 조회 1,324 | 2021.02.24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는 해마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템플스테이는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산사에 머물며 수행자의 고… 더보기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댓글 0 | 조회 3,083 | 2021.02.24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마스크문화가 정착화됐고, 재택근무가 뉴노멀로 자리잡았으며, 음식점 및 상점은 시간제 운영을…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3편

댓글 0 | 조회 1,156 | 2021.02.24
지빠귀부리 왕(독일)한 왕에게 매우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그러나 공주는 너무도 오만하고 자존심이 강해서 찾아오는 구혼자들에게 모두 퇴짜를 놓았고, 그들의 약점을… 더보기

시선, “낯선” (1)

댓글 0 | 조회 1,630 | 2021.02.24
“Where from?” (“어디서 왔다고?”)“dunno… been here since last week.”(“몰라, 지난주부터 보이던데.”)낯선 동양인에 대한… 더보기

상팔자가 따로 없네

댓글 0 | 조회 1,664 | 2021.02.24
기다리고 기다렸던 친구가 드디어 한국을 떠나 파미로 왔다. 코비드의 영향으로 보름이라는 시간을 소비하면서 어렵사리 파미에 도착했다.난 그 친구를 볼 때마다 참 경… 더보기

댓글 0 | 조회 1,145 | 2021.02.24
사람들에게 물었어무엇이 가장 그립냐고아기가 대답했지엄마 품이요신나게 놀아줄 친구요소년들이 주먹 쥐며 대답했어인형에 옷 입히던 시절이요아이 키우는데 바쁜 새댁이 말… 더보기

볼륨있고 건강한 애플힙을 위한 힙.쭉.빵. 운동

댓글 0 | 조회 1,400 | 2021.02.24
“하체 비만형이라 하체 운동하기가 겁나요..”“엉덩이가 쳐져 고민이에요..”안녕하세요. 몬트리올 요가강사이자 유튜버(YOGA SONG - HAYEON)의 송하연입… 더보기

사라져 간 것, 그러나....

댓글 0 | 조회 1,329 | 2021.02.23
초겨울,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이른 밤이었다. 어린 계집애는 따뜻한 요밑에 언발을 묻고 책가방을 끌어 당겼다. 숙제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얼었던 몸이 녹는가싶더니 … 더보기
Now

현재 가족, 그 고귀한 선물을

댓글 0 | 조회 1,719 | 2021.02.23
지역의 한 방송에서 설날에 나갈 멘트를 해 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감히 영광이라고 했다. 독후감처럼, 감명 받은 책의 구절을 소개하고 사람들에게 할 말을 덧붙이라… 더보기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옵시고..

댓글 0 | 조회 1,432 | 2021.02.23
며칠간의 반짝 Lockdown은 제가 그동안 얼마나 이 세계적인 대재앙에 대해 무디게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게 했습니다. 불과 몇 개월전인 작년 말만 하더라도 Cov… 더보기

360도 뷰가 아름다운 혹스베이의 Te Mata Peak

댓글 0 | 조회 1,923 | 2021.02.23
노후에 오클랜드가 아닌 다른 지방에서 “한달 살기” 하고픈 도시들을 추천한다면 그 중 으뜸인 곳이오클랜드에서 동쪽으로 약 6시간거리에 있는 네피어 근방의 Have… 더보기

친구에게 때가 한참 지난 사과를 하면서

댓글 0 | 조회 1,534 | 2021.02.23
현직 기업체컨설턴트와 코칭 전문가로 맹활약중인 고등학교 절친 중 한 명으로부터 그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책이 탈고를 마쳤다는 소식을 들었고, 다른 친구가 … 더보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lockdown과 최저임금

댓글 0 | 조회 2,917 | 2021.02.23
오클랜드 지역이 코로나바이러스 (Covid-19)로 인해 2021년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삼일간 세 번째 lockdown에 들어가면서 lockdown기간 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