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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도리 벌거벗은 꼬마가
동네 형들 틈에서
뒤집힌 무당벌레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여름 볕 더워진 논에서
등짝 검은 방개를 잡아
물 담은 검정고무신에 집어넣고
늘 으르렁대던 옆 동네 애들과
싸움 붙었다가 코피 터진 여름날이었다
동네 누나들이
어둠 깔린 개울에서 목욕할 때
훔쳐보고는 몇 일간 잠 못 이루었고
인공위성 찾는다며
누워서 하늘 바라보던 여름밤은
그렇게 할 게 많았다
어린 시절은 누추했다고 말하지 않겠다
그 날에는
지금도 내 마음 빛나게 하는
아름다운 여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