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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에서 생산해내는 유일한 음식이 바로 모유이다. 포유류, 즉 젖먹이동물인 인간은 태어나서 일정 기간 동안 젖으로 양육되는 유아기를 거치는데, 이 시기의 어린아이에게 모유는 그야말로 생명의 젖줄인 동시에 성장과 발육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제공한다.
모유는 아기를 낳은 뒤에 젖이 붓고 뭉치며 아픈 젖몸살을 한바탕 겪으면서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신생아 때는 온몸 기의 대부분이 입에 있다고 할 정도로 아기의 젖 빠는 힘은 대단해서 이에 맞춰 모유 분비량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일부 산모들은 젖이 거의 나오지 않거나 분비량이 적어 수유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를 유즙부족증 또는 핍유즙 증이라고 한다.
심봉사가 심청이를 먹이려고 젖 동냥 다니던 옛날에는 젖이 부족한 것은 아기의 생사를 좌우하는 큰 문제였을 테지만, 요즘에는 젖이 잘 나오지 않으면 조제분유 등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젖이 부족해도 그다지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제분유가 아무리 영양학적으로 모유와 유사하게 만들어졌다 해도 결코 모유의 우수함과 완벽함을 따라갈 수는 없다. 게다가 모유 수유는 자궁수축을 도와서 산후 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신생아와 산모의 정서적 안정에 크게 기여하는 등 장점이 아주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산모가 젖이 잘 나오지 않으면 고민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산후조리약을 지으러 온 산모가 “젖이 잘 나오지 않으니 젖이 잘 나오게 하는 약을 지어주세요” 하고 부탁할 때가 많다.
유즙 분비를 좋게 하려면 무엇보다 영양 공급이 중요하다. 요즘 산모들의 체격과 영양상태는 우리 어머니 세대보다 좋아서 모유분비도 잘 되고 모유의 질도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예전보다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서 분만을 하고 제왕절개는 물론 자연분만을 할 때조차 회음 절개를 하기 때문에,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고단위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조선왕조실록』 등의 역사서를 보면 제아무리 지체높은 왕비라도 산후 감염에 의한 산욕열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항생제가 나온 후로는 출산과 관련한 모성사망율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항생제는 염증을 가라앉혀 부기를 빼기 때문에 유선 조직의 증식을 억제하면서 결과적으로 모유 분비를 줄어들게 한다. 또한 모든 병원에서 모유 수유를 권장하지만, 면역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초유에서도 항생제가 많이 검출되고 있는 실정이라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먹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는 한약복용을 통하여 항생제 독성을 없앨 필요가 있다.
모유 수유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모유 수유 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한약복용을 통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기와 혈을 보강해주는 보편적인 보약만으로도 충분히 모유의 양을 늘릴 수 있다.
민간에서는 흔히들 돼지 족발을 사용하는데 이는 유선조직이 막혀서 유즙이 잘 나오질 않을 때 효과가 있을 뿐, 몸이 허약해진 산모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산후에 적절한 보약을 쓰게 되면 산후회복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산후 후유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보게 되며, 아기들의 성장과정에 있어서 면역증진 및 성장촉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