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때부터 은 초법적인 지위를 얻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세종 때부터 <중용>은 초법적인 지위를 얻었다!

0 개 1,293 명사칼럼

어느 시절인들 유교 경전에 탁월한 선비가 없었겠는가마는 특히 융성한 때가 따로 있었다. 조선 전기를 통틀어 전성기를 손꼽으라면 단연 세종의 치세가 최고였다. 내 좁은 소견이 아니라, 성종 때 조정 대신들의 공론이 그러했다.


1476년(성종 7) 10월 8일, 경연에서 여러 신하들이 당대의 학풍을 평가했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중용』과 『대학』같은 성리학 서적은 오랫동안 깊이 연구한 사람이 아니면 감히 거론할 수가 없다고 했다. 결코 쉬운 책이 아니란 말이었다.


동부승지 홍귀달의 진술에 따르면, 세종 때에는 인재를 선발할 때 경전에 대한 지식을 기준으로 삼았다. 누구나 조정에 진출하려면 경학에 힘써야 하는 분위기였다. 그 결과 이극배李克培와 같은 훌륭한 전문가가 배출되었다.


그런데 문종 때부터는 문장력(製述) 위주로 인재를 선발해 『대학』이나 『중용』에 능통한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조선왕조실록』 9책, 384쪽).


성종도 뛰어난 학자를 기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478년(성종 9) 홍문관의 제도를 완비하여 최고의 학술 및 언론기관으로 키웠다. 이에 점필재  畢齋 김종직金宗直 등 성리학에 정통한 신진사류가 홍문관을 중심으로 하나의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떠올랐다. 김종직의 후예들은 이른바 사림파로서 당시 기득권층(훈구세력)과 대립하며 조선 사회의 면모를 새롭게 했다.


경학이 발달함에 따라 세종 때는 『중용』의 정신으로 국정 현안을 처리하자는 견해가 등장했다. 정확히 말해, 1440년(세종 22) 1월 14일의 일이었다.


예조에서는 재혼의 도덕성을 판단하기 위해 여러 경전을 참고했는데, 결정적인 근거를 다름 아닌『중용혹문집석 中庸或問輯釋』에서 발견했다. 이 책의 주석에서 남전여씨藍田呂氏는 주장하기를, 무릇 남편 된 이는 아내와 사별했을 경우 반드시 3년이 지난 다음에 재혼하는 것이 법도라고 못 박았다.


당시에는 아내를 잃고 겨우 100일도 지나지 않아 재혼하는 경우도 많았다. 앞으로는 이런 경우에는 절대로 하락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예조의 견해였다. 물론 예외가 없지는 않았다.


가령 부모의 명령으로 부득이 재혼하게 된 경우라든가, 나이가 마흔이 넘었는데도 슬하에 자녀가 없을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했다. 그 경우에는 배우자를 잃은 지 1년 뒤에도 재혼할 수도 있게 하자고 했다. 세종은 예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조선왕조실록』4책, 262쪽).


출처: 백승종, <중용, 조선을 바꾼 한 권의 책>(사우, 2019); 세종 우수 교양도서 선정



사족: 세종의 유능한 아들 세조(수양대군)를 아실 것입니다. 그를 정치판에서 키운 이가 다름 아닌 부왕 세종이었어요. 세종은 재위 기간에 수양대군에게 조세(공법)와 한글 등 실로 막중한 국정과제를 맡겼고, 이를 통해서 수양대군은 국정 전반을 장악할 능력을 얻습니다. 


수양대군은 부왕의 개혁 정치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세력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이해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집현전이었어요. 나중에 왕이 된 세조는 집현전과의 싸움을 벌입니다. 사육신 사건을 빌미로 아예 집현전을 완전히 없애버렸지요.


바로 그 세조가 <중용>을 좋아했고, 깊이 이해하였다고 합니다. 학문을 좋아하는 부왕 덕분에 세조의 교양 수준이 대단히 높았습니다. 유교는 물론 불교 경전에도 해박하였다지요. 우리가 세조를 바라보는 시각은 아직도 너무 편협하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육신이 틀렸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들은 신념에 충실한 보기 드문 인재들이었어요. 그러나 세조가 반드시 잘못된 인물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이념적 편향성은 나라를 망칠 수도 있지요. 세종 말년부터 집현전이 보인 행태는 좋게 만 보기는 어려웠어요. 이미 기득권의 핵심이 된 그들은 세종의 크고 작은 개혁을 무력화하였고, 왕을 비웃었습니다. 대개는 잘 모르고 있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하나의 제도와 이념은 절대적 가치를 가질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서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며, 보탬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공수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초대 공수처장 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분들의 면면을 바라보면, ‘이러려고 공수처를 만들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누구 하나를 자리에 집어 넣고 빼는 것으로, 어느 기관 하나를 부수고 일으키고 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맹신은 금물입니다. 역사에서 배운, 부족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 백 승 종 교수 / 사학자 


f55cc8f8a2a869f963d4ebebccf4121d_1610508524_919.jpg
 

오클랜드에서 파미에 온 한의사 Matthew Jin

댓글 0 | 조회 3,228 | 2021.01.28
올해는 무척 활기차고 바쁘게 보낼 거 같다. 조용했던 몇 년 동안의 생활이 청산이 될 거 같다. 그래서 기쁘다.할 일이 많이 늘어났다. 그 중 할머니가 될 준비에… 더보기

그리운 냄새

댓글 0 | 조회 1,319 | 2021.01.28
어머니가 돼지기름으로 만든 볶음밥의첫 숟가락에서 맡아지던 향동네 친구들과 야구놀이 한 후땀 냄새와 섞여진 글러브 가죽 냄새아이를 목욕시킨 후엉덩이에 코를 대고 맡… 더보기

뉴질랜드 북섬 최고봉. Mt. Ruapehu

댓글 0 | 조회 2,025 | 2021.01.28
뉴질랜드 북섬에서 시간이 없어서 딱 한 곳만 여행할 수 있다면어디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클 수 있겠지만 나는 주저없이통가리로 국립공원. 그 중에서도 루아… 더보기

댓글 0 | 조회 1,897 | 2021.01.28
공무원영어 모의고사 출제자로 일하면서 난 주로 내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창의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탓에 내가 겪은 경험담,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 더보기

돼지고기 반근

댓글 0 | 조회 1,523 | 2021.01.28
대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진 날 밤이었다. 어두운 얼굴로 나가신 아버지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많은 발자국 소리가 우리 집 대문을 그냥 지나쳐 버렸다. 소금이 … 더보기

말세 3F의 시대

댓글 0 | 조회 1,405 | 2021.01.28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노스트라다무스의 99년 종말론하고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것 같고요.문학작품을 보면 종말이라… 더보기

키가 커지고 날씬해지는 매일 9분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1,889 | 2021.01.28
“요가하면 살도 빠지고, 키도 커진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 사실인가요?”안녕하세요. 몬트리올 요가강사이자 유튜버(YOGA SONG - HAYEON)의 송하연입니… 더보기

소통이 고통인 당신… 완벽, 승리, 주역 욕심을 버려라

댓글 0 | 조회 1,706 | 2021.01.27
소통은 직장생활 내내 화두였다. 나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소통이 안 되는 조직에서는 불안하고 답답했다.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소통 잘 되는 조직이 … 더보기

우버 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

댓글 0 | 조회 2,634 | 2021.01.27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사 소속의 차량이나 공유된 차량을 승객과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우버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우버회사는 전 세계 각지에서 소송을 당… 더보기

날마다 피곤해요 ㅠㅠ

댓글 0 | 조회 2,372 | 2021.01.27
사람은 누구나 항상 쾌적한 몸 상태를 원한다. 하지만 인체는 생활환경상의 문제나 질병상의 문제로 인하여 수시로 피로감을 겪게 된다. 수면 부족이나 과로 등의 생활… 더보기

더도 말고 덜도 아닌 오늘만같은 일상을...

댓글 0 | 조회 1,392 | 2021.01.27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달랑 한장으로 남은 달력을 내리고 새 것을 바꿔 걸었다.바람처럼 지나가는 무심한 세월이 야속했지만, 붙들어도 잡을 수도 없으니 안…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1편

댓글 0 | 조회 1,328 | 2021.01.27
길들이는 이야기이미 너무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되지만, 나 역시 ‘길들이다’라는 말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앙투안 드 생 텍쥐… 더보기

사랑을 나누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댓글 0 | 조회 1,813 | 2021.01.27
저자에 대한 짧게 자기소개를 해주세요저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1994년생 채수연이라고 합니다. 뉴질랜드에 10살때 왔고, 15년 정도 오클랜드에서 살았습니다. …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1,229 | 2021.01.27
시인 도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있었다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총총히 돌아서 갔다그들은 모두 낯선거리를… 더보기

솜바지를 사고, 또

댓글 0 | 조회 1,805 | 2021.01.27
2년 전 겨울 들며 솜바지를 샀다. 거위 털, 오리털이 아닌 인조 솜이다. 10만원을 주고 3개를 사고도 돈이 남아, 이건 싸구려구나 했는데 입고 나가도 촌스럽지… 더보기

지혜란 무엇인가?

댓글 0 | 조회 2,627 | 2021.01.25
인간이 도달할수 있는 최상의 단계 중 하나가 지혜의 충만이라 본다. 그 과정에서 지식이나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관습/ 제도/ 기술등이 수단이 되어 지혜를 만들수 … 더보기

암 예방과 재발 방지

댓글 0 | 조회 1,590 | 2021.01.23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020년 12월 30일 발표했다. 국가암등록통계는 암관리법(癌管理法) 제14조에 근거하여 매년 의료기… 더보기

하루만에 -1kg 빠지는 다이어트 전신유산소

댓글 0 | 조회 2,604 | 2021.01.20
요즘 집에만 있으니 습관처럼 먹는 것들에 손이 가고, 몸도 자꾸 붓고 왠지모르게 찌뿌둥하시다면, 신나는 음악과 함께 3분 댄스와 운동 어떠세요?안녕하세요 몬트리올… 더보기

[포토스케치] 내면의 세계

댓글 0 | 조회 1,475 | 2021.01.18
묶여 있는것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려 할때...
Now

현재 세종 때부터 <중용>은 초법적인 지위를 얻었다!

댓글 0 | 조회 1,294 | 2021.01.13
어느 시절인들 유교 경전에 탁월한 선비가 없었겠는가마는 특히 융성한 때가 따로 있었다. 조선 전기를 통틀어 전성기를 손꼽으라면 단연 세종의 치세가 최고였다. 내 … 더보기

나이

댓글 0 | 조회 1,723 | 2021.01.1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앱 하나 새롭게설치하기 어렵다며나이든 서러움을 탓하지 마라우리에게는방안에 들어온 귀뚜라미에참고 지낸 그리움 터져 나와눈물짓고 싶은 마음 있지… 더보기

8학년 꽃 중년

댓글 0 | 조회 1,788 | 2021.01.13
지금까지 살아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었던 경자년(庚子年)을 무사히 보내고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이하게 되니 예년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신… 더보기

마찰

댓글 0 | 조회 1,283 | 2021.01.13
새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며칠전.. 아침에 일어나 카페인충전을 하려다보니 제가 아끼는 커피 텀블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커피라도 좋아하는 텀블러에 … 더보기

21세기 화두는 환경문제

댓글 0 | 조회 1,464 | 2021.01.13
명상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쓰레기는 자체 내에서 해결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쓰레기 문제가 앞으로는 큰 화두죠.「토지」쓰신 박경리 씨 있죠.저는 항상 그 분만 생각하면… 더보기

2021년에 달라질 수 있는 것들

댓글 0 | 조회 3,793 | 2021.01.13
예기치 않던 일의 파도 속에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모든 것이 혼돈의 시기였던 2020년보다는 조금 더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