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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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4편

0 개 1,441 송영림

장화 신은 고양이(독일)


한 물레방앗간 주인에게 세 아들과 방앗간과 나귀 한 마리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세 아들은 곡식을 빻고, 나귀는 곡식과 빻은 곡식가루를 나르고, 고양이는 쥐를 잡아야 했다. 방앗간 주인이 죽자 세 아들은 재산을 나누었다. 


첫째는 방앗간을, 둘째는 나귀를 가졌으나, 셋째는 고양이밖에 더 가질 것이 없어 무척 실망이 컸다. 그러나 고양이가 실망하지 말라고 하며 자기에게 장화를 한 켤레 만들어 주면 주인님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여 장화를 신게 된 고양이는 사람처럼 두 다리로 서서 곡식자루를 짊어지고 문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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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자고새를 즐겨먹는 왕이 있었는데, 도통 자고새를 얻을 수가 없었다. 숲에 가득한 자고새를 두고도 사냥꾼들이 겁이 많아 잡지를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알게 된 고양이는 곡식자루를 벌려 놓고 자고새들을 유인하였다. 그렇게 자고새를 잡은 고양이는 성으로 가서 자기의 주인인 백작이 보내는 선물이라고 말한 후 답례로 황금을 받았다. 

황금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고양이는 주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자고새를 잡아 왕에게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하여 성을 자유롭게 드나들게 된 고양이는 어느 날 왕과 공주가 호숫가로 산책을 간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고양이는 주인에게 가서 옷을 다 벗고 호수로 들어가라고 한 후 주인의 옷을 숨기고 왕의 마차가 달려올 때 애처로운 목소리로 주인의 옷을 누군가 훔쳐가서 감기에 걸려 죽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왕은 고양이의 주인이 자신에게 자고새를 선물한 백작이라고 생각하여 왕의 옷을 가져다 입힌 후 마차에 함께 태웠다. 


고양이는 마차를 앞질러 가서 대마법사의 커다란 초원에 이르렀다. 그리고 건초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초원이 누구 거냐고 물었을 때 백작의 것이라고 대답하지 않으면 맞아 죽을 거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고양이는 곡식밭과 근사한 숲에 이르러서도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같은 말을 하였다. 



마침내 마법사의 성에 다다른 고양이는 마법사에게 원하는 대로 변신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하며, 여러 가지 동물로 변하게 한 뒤 마지막으로 쥐로 변하게 한 후 마법사를 잡아먹고 말았다. 


한편 초원의 건초와 멋진 땅의 곡식, 근사한 숲의 목재 등이 모두 백작의 것으로 안 왕은 이윽고 성에 다다랐다. 고양이가 계단 위쪽에 서 있다가 마차가 멈추자 뛰어내려와 문을 열며 왕을 맞이하였고, 우리 주인이신 백작님의 성에 오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은 자신의 성보다도 더 크고 아름다운 성 안으로 들어가 온통 금과 보석들로 반짝거리는 홀을 보았다. 이후 백작과 공주는 결혼하여, 왕이 죽자 백작은 왕이 되었고 장화 신은 고양이는 제1장관이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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