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산타클로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바다로 간 산타클로스

0 개 1,823 피터 황

숨죽여 가만히 정지해 있거나 심지어 거센 물결에 밀려서 거꾸로 걷는 것 같았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거울나라에 가서 붉은 여왕과 손을 잡고 어딘가를 향해 뛰었는 데도 다시 제자리인 것 같은 느낌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아직도 코로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있는데도 국경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뉴질랜드에서 사는 것이 다행이라고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뉴질랜드도 몇차례의 록다운으로 많은 희생을 치렀고 아직도 그 후유증은 진행형이다. 


다양한 종류의 여름음식이 있는 가족파티에서 바베큐와 함께 와인을 선택한다면 제격이다. 특히 샴페인(Champagne)이나 스파클링(Sparkling)와인은 분위기를 한층 더 부드럽고 무르익게 해준다. 샴페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샴페인을 ‘가장 외로운 순간에 위안과 지혜를 주는 친구’라고 말한다. 프랑스의 지명이기도 한 샴페인(Champagne)은 북동부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거품이 있는 와인을 말한다. 이것은 이 지역의 전통적인 방법(Methode Traditionelle 또는 Methode Champenoise)을 사용해서 만들며 이때 거품(이산화탄소)은 자연적인 발효에 의해서 생겨난다. 자그마치 750ml 샴페인 한 병에 2억 5000만개의 거품이 들어있다. 


무엇보다 샴페인이나 스파클링와인은 식욕과 소화를 돕는다. 풍부한 과일 향 그리고 짜릿함과 청량감을 지닌 버블(bubble)은 음식이 없이 마셔도 좋지만 해산물 샐러드나 연어, 흰살생선, 파스타와 잘 어울린다. 잔을 닦을 때는 세제를 사용하지 말고 가급적 물로만 깨끗하게 세척한다. 아이스 버킷에 담아 6-8도 정도로 충분히 냉각되어야만 거품이 넘치지 않고 특유한 맛을 즐길 수가 있다. 병마개를 제거할 때는 흔들지 않은 상태에서 한 손으로 병의 몸체를 잡고 또 다른 손으로 코르크 마개를 서서히 돌리면서 빼내야 피-식소리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딸 수 있다. 글라스에 따를 때도 반 정도 채운다고 생각하면서 거품의 양과 술의 양을 잘 보고 넘치지 않도록 따라야 한다. 


493d470b02b97e541495e67064462e50_1607382257_2355.png
 

뉴질랜드에서 맞이하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묘한 매력이 있다. 뉴질랜드의 크리스마스를 눈부시게 만드는 것은 하얀 눈이 아니라 작열하는 태양이다. 특히 세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동쪽해안도시 기스본(Gisborne)은 남반구에서 가장 큰 축제로 꼽히는 리듬 앤드 바인즈 음악축제(Rhythm and Vines Music festival)가 열리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함께 해돋이를 맞이하는 낭만을 누릴 수 있다.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와이너리와 함께 캠핑부지를 포함한 와이오히카 에스테이트(Waiohika Estate)에서 진행되는 축제는 오는 12월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5곳의 무대에서 100회 이상의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아름다운 금빛 모래사장이 있고 서핑을 즐기기에 적합한 와이누이(Wainui) 해변은 파도를 타기 위해 많은 서퍼들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기스본은 뉴질랜드에서 네번째로 큰 포도산지로 샤도네이(Chardonnay)의 수도이자 쉬라(Syrah)와 보르도스타일의 블렌딩와인으로 유명하다. 대다수의 와이너리에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함께 있어서 로맨틱한 식사와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여름휴가에 멀리 떠날 수 없다면 집에서 가까운 공원이나 해변도 좋다. 코로나이후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커졌고 집이 무엇이든 다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한편으로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 간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할 수 있는 시기다. 일과 주거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홈오피스, 홈카페, 홈트레이닝룸처럼 그 경계선이 없어지고 있다. 예전의 집은 단순히 밥 먹고 자고 쉬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일과 문화생활까지 확대되었고 그동안은 집에 대한 로망이 획일적이었다면 코로나이후로는 각자가 자기 삶을 창조하고 일하고 놀고 운동하는 미래지향적인 삶의 태도를 반영하는 집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자가격리시키고 있다. 이처럼 외롭고 고독한 존재가 되었을 때에만 가장 안전할 수 있다는 역설은 사회적 동물로 수천 년을 진화해 온 인간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어쩌면 인류는 사회화, 집단화, 도시화, 세계화가 되면서 바이러스 확산과의 속도전에서 무참하게 무릎을 꿇은 셈이다. 물론 내년에는 우리 삶의 거대한 변화를 가져다준 코로나에 대항해서 백신이 만들어지고 접종이 이루어지겠지만 감기처럼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하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일반화될 언택트시대의 한계는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더욱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가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른다. 엄청난 기술의 변화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푸르게 펼쳐진 바닷가에서 맞이하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도 뉴질랜드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행운이다. 남들한테 보이는 건 상관없다. 내가 드러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화려하지 않아도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만이다. 웃자. 그러고 나면 웃을 일이 생긴다. 결말을 모르기에 더욱 과감히 시작할 수 있다. 한해의 끝과 시작, 미지의 길 앞에 선 당신. 두려울 것인가, 설렐 것인가? 


‘즐거우면 힘이 있다’는 말이 있다. 시련을 즐거움이나 설레임으로 받아들일 일이다. 시련을 겪고 아픔을 겪어 본 사람만이 자신의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법이다. 걱정 많았던 올해의 끝에서 가족 모두 서로의 어깨를 감싸안고 화해와 사랑 그리고 새로운 한 해의 출발을 격려하자. 새로운 선택의 시점에 서면 주저하게 되지만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 않은가. 



모자라기에 좋아한다

댓글 0 | 조회 1,339 | 2020.12.09
우리 부모님은 딸 넷에 밑으로 아들 둘을 보셨다. 그 중 셋째인 나와 넷째인 내 동생이 집에서 존재감이 제일 적은 자식들이었다.7남매의 장남이신 아버지께서는 홀로… 더보기

숲길

댓글 0 | 조회 1,374 | 2020.12.09
내 키보다 무성히 자라서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 곳을풀들을 헤치며 나아가는 길..인생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우리 모두는… 더보기

그건 내 문제가 아냐

댓글 0 | 조회 1,144 | 2020.12.08
지구가 가속도로 메말라 간다. 화석 연료를 너무 많이 태우고 푸르던 땅을 죄 갈아엎어 생겨난 기후 변화 탓이란다. 어느 곳 할 것 없이 물이 바닥나 아우성이고 아… 더보기

십대 청소년들의 깊은 슬픔 그리고 극단적 선택

댓글 0 | 조회 2,138 | 2020.12.08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는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많은데 한국도 그 중 하나이고 그래서 인지 가족안에서도 건강하게 죽음에 대해 깊게 얘기를 나눈다거나 심지어 오랜 기… 더보기

무월경

댓글 0 | 조회 1,577 | 2020.12.08
여성의 건강지표 중에서 월경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초경 이후 매달 치르는 이 생리현상은 개인적으로 다양한 양상을 띠는데, 어떤 원인에 의해서 월경이 갑자… 더보기
Now

현재 바다로 간 산타클로스

댓글 0 | 조회 1,824 | 2020.12.08
숨죽여 가만히 정지해 있거나 심지어 거센 물결에 밀려서 거꾸로 걷는 것 같았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거울나라에 가서 붉은 여왕과 손을 잡고… 더보기

어느 일간지의 자살을 보며

댓글 0 | 조회 1,519 | 2020.12.08
이 1896년이다. 이 보다 25년 전인 1871년에 처음 생긴 일간신문 솔트레이크 트리뷴(The Salt Lake Tribune)이 150년 만에 2021년부터… 더보기

아들아!

댓글 0 | 조회 1,829 | 2020.12.08
우리가 바깥나들이를 힘들어하는 때가 오면 짐스러워하지 말고너무 안타까워하지도 말거라나의 어머니 아버지께서도 그럴 때가 있었고 이젠 우리 차례가 되었을 뿐우리는 인… 더보기

변해야 할것, 변하지 말아야 할것

댓글 0 | 조회 1,826 | 2020.12.08
1.아침이 밝았습니다.창호지를 바른 네모 반듯한 창문은 하얀 광채를 뿜어내며 어서 빨리 집안으로 햇빛을 들이라고 야단입니다. 그 성화에 못이겨 나무틀 미닫이창을 … 더보기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생각해 보셨나요?

댓글 0 | 조회 2,059 | 2020.12.07
휴가란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왠지 가족이나 친구들과 꼭 떠나야만 휴식을 취하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죠. 하지만 휴가철의 번잡함을 피해서 집에 머무르… 더보기

‘찐’과 ‘척’의 사이

댓글 0 | 조회 2,270 | 2020.12.07
Good morning Sunday♡♡마켓에 도네이션 행사에 회사일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요즘이네요. 눈뜨면 아침이고 어? 하다보면 저녁이기 일쑤 ㅋㅋ 덕분에 주말… 더보기

김장문화

댓글 0 | 조회 1,741 | 2020.12.05
“겨울이 오고 있다” 지난 11월 3일에 실시된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재선(再選)에 실패한 트럼프(Donald Trump)는 혹독한 ‘정치적’ 겨울을 맞을 것으로 … 더보기

BTS노래와 함께하는 3분 다이어트운동+요가 챌린지

댓글 0 | 조회 1,314 | 2020.12.02
“끝이 보이지 않아, 출구가 있긴 할까… 어둠에 숨지마 빛은 또 떠오르니깐 ”BTS(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의 타이틀곡인 ‘Life Goes On’ 가사의 일부입니… 더보기

월드비전 후원자, 우간다의 미래를 만나다

댓글 0 | 조회 1,806 | 2020.11.26
2017년 8월, 후원아동을 만나기 위해 모인 후원자 18명이 아프리카 우간다의 카킨도와 카삼브야 마을에 다녀왔습니다.후원 1년 차부터 24년 차, 나이는 10대… 더보기

위대함의 원천

댓글 0 | 조회 1,426 | 2020.11.25
인간은 근본적으로 문화적 존재다.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여 인간과 관계없이 존재하던 자연의 세계 위에 무늬를 그린다.무늬를 그리면서 자연 세계를 변화시키는 인간의 … 더보기

소크라테스

댓글 0 | 조회 1,250 | 2020.11.25
최근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에 대하여 관심이 갑니다. 그가 위대한 점은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지요. [너 자신을 알라, 악법도 법이다.]는 위대한 말씀을 남긴 것… 더보기

오십대를 저글링하다

댓글 0 | 조회 1,597 | 2020.11.25
‘KBS 전국노래자랑’은 남편과 내가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이다. 출연자의 노래가 시작되면 화면 아래에는 그 사람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직업이 간략히 소개된다. … 더보기

바쁘다면 의자에서 딱 7분만!

댓글 0 | 조회 1,523 | 2020.11.25
지금 한번 목을 좌우로 돌려보실까요? 가능하다면 코로 원을 그리며 크게 돌려보셔도 좋구요. 어떤가요? 뚜둑뚜둑.. 목을 돌릴때 소리가 나거나 뻐근함을 느끼신다면 … 더보기

짝퉁성공, 명품실패

댓글 0 | 조회 2,247 | 2020.11.25
몇 년전인지 계산하기도 쉽지 않은 중학생 시절의 일입니다. 제가 다니던 시골중학교에 새로운 교장 선생님께서 부임해 오셨습니다. 나름 진취적인 성향을 지녔다고 자부… 더보기

웰링톤 가는 기차

댓글 0 | 조회 1,954 | 2020.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태고를 마주하며북섬의 끝자락까지 가 보자기차 밖 저 목동은교회당에 들어간 본 적 없어도미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사내다울타리 안에서손 흔드… 더보기

영어에는 없는 한국어

댓글 0 | 조회 2,368 | 2020.11.25
주변에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 영어 자격증을 준비하는 직장동료들, 한국어를 익히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다 보니 “00는 영어로 뭐라고 해요?” “00는 영어로 어떻… 더보기

어찌 하오리까

댓글 0 | 조회 1,680 | 2020.11.25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가 야구다. 1970~ 80년대는 고교야구의 전성기였다. 고교야구 전국대회가 열리는 동대문 야구장은 연일 만원 사례였다.… 더보기

연둣빛 행복이 움트는 목장을 가다

댓글 0 | 조회 1,693 | 2020.11.24
11월 중순 지금보다 더 포근하고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구월 어느 날이었다. 길을 나설 때면 소풍가는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은 예전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다. 이… 더보기

꽃과 저녁에 관한 기록

댓글 0 | 조회 1,472 | 2020.11.24
시인 고 영민노을이 붉다.무엇에 대한 간곡한 답례인가.둑방에 메인 염소 울음소리가 하늘 끝까지 들렸다.배롱나무 가지엔 꽃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백일동안 붉게 핀… 더보기

소리 지르는 부모, 소리 지르는 자녀

댓글 0 | 조회 2,824 | 2020.11.24
과거에도 짜증내고 소리지르는 자녀들이 있었겠고 요즘 중 2병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로 사춘기 즈음에 겪는 자녀들의 행동이나 말들을 병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게다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