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밥 주는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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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밥 주는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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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었을 때,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 이것을 영어로 외우고 다녔다.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영어를 시작했는데 아직 야망(野望)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을 때다. 초등학교 때는 막연히 선생님이 좋았다. 심심산골에서 자랐기에 날아가는 비행기는 보았어도 기차는커녕 자동차도 구경하지 못하고 자랐다. 마을 앞의 신작로는 적어도 내가 열 살은 넘어서 만들어 진 것 같다. 새마을 운동을 하면서 리어카가 들어가야 한다며 길을 닦았다. 모든 것을 이고 지고 다니던 때다. 


멋있고. 좋아 보이는 사람이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풍금도 잘 쳤다. 막연히 나도 선생님이 되어야지 했었는데 중학교에 다니면서 다른 많은 직업이 있고 열심히 하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켄터키 주의 어느 산골 통나무 오두막에 살았던 링컨이 가난해서 학교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었고 또 대통령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감동이었다. 그는 노예 해방에 앞장섰고 그걸 이루었다는 이야기에 나도 대통령이나 장군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중 3때에 경남과 전남을 연결하는 경전선 철도 개통식을 섬진강이 있는 하동역에서 했다. 그때 박정희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고는 나도 대통령을 할 수 있겠다고 한동안 희망을 품었다.


홋카이도대학 정문 안쪽에 큰 돌로 만든 예과 기념비가 있다. 거기에는 클라크 박사의 명언을 채용했는지 “大志を抱いて(야망을 품고)”라는 글이 각인되어 있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이나 이기심을 위해서도,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말고. 단지 사람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추구하는 야망을.” 그가 말한 전문이다.


클라크 박사는 미국 매사추세츠 농업대학(현 매사추세츠 대학교)의 총장을 지낸 뒤, 홋카이도의 개척을 위하여 삿포로농학교(현 홋카이도대학)에 초빙되어, 1876년 7월에 그 학교의 초대 교두(敎頭)가 되었고 농학, 식물학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을 영어로 가르쳤으며, 선진 낙농업을 홋카이도에 정착시켰다. 임기가 끝나고 1877년 4월, 기타히로시마시 시마마쓰(島松) 역체소에서 삿포로농학교 학생들에게 “Boys be ambitious!”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메이지유신이 끝나던 무렵이었다. 대학 캠퍼스에 있는 그의 동상이 부럽다. 


요즈음 TV에서 네댓 살 먹은 아이들이 꿈과 그 꿈을 품은 이유를 말하는 것을 보았다. 한 아이가 “비행기 밥 주는 이모”가 되겠단다. 나는 일찍이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보았는데 그 아이는 일찍이도 비행기를 타 본 모양이다. 사실 외양을 보고 골랐는지 비행기(에서) 밥 주는 이모들은 다 멋있어 보인다. 정복이 멋있어서 그런지 경찰이나 군인,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아이들도 있다. 올림픽을 보고는 사격이나 탁구, 배드민턴, 양궁 등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들이 모두 선수가 되려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한 어린이들이 선수를 목표로 하지 싶다. 프로야구를 시작하고부터 야구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이 많다. 저변이 확대되어 좋은 일이다.



나는 어릴 적의 꿈인 선생님이 되기는 했다. 군대의 내무반에는 전국각지에서 모인 병사들이 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다.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으니 다들 뻥이 심했다. 그래도 어느 학교에서 무슨 공부를 하다가 왔다는 것을 속이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때 나는 군복무를 마치면 다시 공부해서 고시를 해볼까? 의사를 해볼까? 하는 갈등을 잠시 했지만 회사 돈으로 해외 출장을 가고 또, 월급이 많은 경영자가 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면서 전과(轉科)를 해서 2학년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경영학을 하고도 경영자가 아니라 선생을 하게 된 것이다. 어릴 때 막연하게 가졌던 꿈, 그 꿈을 이룬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통령이 되고 싶다. 장군이 되고 싶다. 사장이 되고 싶다. 그런 꿈을 이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통령이나 장군, 사장의 자리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장님 하고 부르면 다 돌아본다하니 사장님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마는.....


직업인으로서의 선생을 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스승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니 제자도 없다. 열정을 가지기는 했지만 누군가의 삶에 감동과 바른 길을 열어준 적도 없는 것 같다. 다만 밥값은 해야겠다싶어 열심히는 했다. 좀 더 큰 꿈, 대지(大志)를 품으라고? 대통령 말고 선생이나 비행기 밥 주는 이모면 어떤가? 감동을 주고 만족하면 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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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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