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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책을 내는 이유를 말씀 드리기 위해서 제가 명상학교 수선재 학생들과 나눈 대화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요즘 제가 황진이 선인과 대화를 해요. 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궁금한 점이 있고 해서 대화를 합니다.
그 분이 아마 남자라든가 사랑이라든가 이런 면에서 전문가가 아니겠는가?
지상에 내려와서 열심히 사랑만 하다 갔으니까 전문가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인간관계 특히 사랑에 대해서 질문을 했더니 역시 전문가네요.
그리고 참 멋있습니다.
아, 나라도 쫓아다녔겠다 싶을 정도로 멋있습니다. 지금 하늘에서 선인들의 사랑을 관장하신다고 합니다.
앞으로 또 태어나면 무슨 공부를 하고 싶으신가?
뭘 하고 싶으신가?
질문을 했더니 저의 처지가 제일 부럽다고 합니다. 하늘의 파장을 전하는 공부방을 만들어서 공부도 하고, 또 학생들을 지도 하는 일을 하고 싶답니다. 황진이 선인이 파장을 잘 아시죠.
거문고 연주를 아주 잘했다고 하는데, 거문고가 하늘의 악기랍니다.
가야금은 인간이 만든 악기인데, 거문고는 하늘의 악기이고 쌍방향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합니다.
가야금은 연주를 하면 연주자의 상태가 가야금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는데, 거문고는 연주자의 파장이 거문고를 통해서 전달이 되면, 듣는 이의 파장이 거문고 음을 통해서 연주하는 사람에게 들어온답니다. 그래서 자기가 그렇게 즐겼다고 그러는군요.
기록에 보면 서경덕 선인도 거문고를 참 즐겼다고 나와 있어요. 춤도 잘 추셨답니다.
그 분은 자연이라든가 좋은 것을 보시면, 어깨를 들썩거리시면서 춤을 추시고 거문고를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또 술도 좋아하셨다고 그러십니다.
그래서 황진이 선인이 술과 거문고를 들고 서경덕 선인에게 가서 연주를 하고 같이 춤도 추고 돌아오셨다는 얘기를 하시는군요.
제가 처음에 황진이 선인을 찾아본 이유도, 전에 그분의 시조를 보니까 참 기가 팍 죽을 정도로 뛰어난 시조다 하는 거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 이 사람은 그냥 사람이 아니다. 보통 기생이 아니다. 시조를 보면 그 내용이 단지 사랑 타령만이 아니에요. 또 시조에 선계의 파장이 섞여있기 때문에 아, 이 사람은 틀림없이 선인이다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