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병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향수병

nabi82
0 개 1,835 이정현

어쩌면 무척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난 늘 뉴질랜드에 대한 향수병을 달고 산다. 뉴질랜드에 관련된 것이 예능 프로그램 등의 방송에라도 나오면 반드시 본방을 챙겨보고, 뉴질랜드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뜨면 반드시 클릭해서 읽어본다. 특히 요즘은 뉴질랜드가 코로나 종식 선언을 코앞에 뒀다는 뉴스가 열일 한국에서 보도되고 있는데 참 반갑고 자랑스럽다. 이뿐 아니라 잠실에 “뉴질랜드스토리”라는 유명 샌드위치 전문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걸음에 달려가 샌드위치를 먹으며 주인아주머니께 혹시 뉴질랜드에서 살다 오셨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심지어 대학원에 재학 중일 때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과 특성상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학회가 종종 있었는데, 주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참석해 자신의 논문을 발표하고, 그 후에는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는 형식이었다. 영어학 전공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학회였던 만큼 참석자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고, 다들 열띤 토론을 하는 동안 난 여느 때와 같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나?’ 라는 생각에 시계만 보고 있었다. 그때 발표자를 향한 한 여성의 질문이 내 귀를 사로잡았다. 그녀의 질문이 너무 훌륭해서도 아니고, 나 역시 궁금해 했던 것을 물어봐서도 아니었다. 그녀의 영어 때문이었다. 더 정확히는 그녀의 영어 발음과 영어 악센트 때문이었다. 내게 너무 익숙하고 친숙한 뉴질랜드 영어였다. 너무 넓은 공간에 있어서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도 학회가 끝나자마자 나는 바로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냈다. 한국에서 뉴질랜드 사람이라도 만나면 정말이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뉴질랜드인이죠? 뉴질랜드 영어를 쓰시길래 바로 알았어요. 저도 뉴질랜드에 살다 왔어요. 한국에는 언제, 무슨 이유로 왔어요? 저는 뉴질랜드에 살 때 OOO 동네에 살았어요. 거기 아세요? 뉴질랜드에는 언제 다시 돌아가세요?” 


단지 내가 아는 뉴질랜드 영어로 고작 몇 마디 나누는 게 다지만 어떤 형태로든 뉴질랜드를 접하면 한동안은 향수병이 조금은 사그라든다.   


사실 나만 향수병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내가 뉴질랜드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그 나라에서 만났던 한국인 친구들과 한국에 와서도 종종 어울리며 친하게 지내는데, 이들도 하나같이 뉴질랜드를 그리워한다. 아마 우리가 자주 어울리는 이유 또한 이런 향수병을 달래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뉴질랜드에 가본 적도 없고, 심지어 뉴질랜드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친구를 붙잡고 주구장창 뉴질랜드에 대한 얘기를 쏟아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뉴질랜드를 잘 알고, 나만큼이나 그곳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그때 그 음식점은 아직 그 자리에 있을까?”, “그 선생님은 아직 그 학교에 계실까?”, “거기 풍경 진짜 멋졌는데...” 등의 수다를 떨고 나면 그리운 마음이 한결 나아진다.    


5941fc683cd867de0c0c2d3a69b87707_1592887629_4732.jpeg
 

그런데 나와 함께 뉴질랜드 향수병을 제일 심하게 앓던 친구가 결혼 후, 육아전쟁에 뛰어들면서 우리의 만남도 예전보다 좀 뜸해질 무렵, 이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의 아기한테 뉴질랜드의 맛을 보여주고 있다며 뉴질랜드에서 제조한 분유의 사진을 내게 보내왔다. 대형마트에서 원산지 뉴질랜드라고 써진 분유를 발견하고는 바로 구매한 모양이다. 그래서 나도 똑같이 내 요즘 근황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보내줬다. “나 요즘 뉴질랜드 앵커버터로 만든 빵을 먹으며 잘 지내고 있다”는 글과 함께. 


5941fc683cd867de0c0c2d3a69b87707_1592887658_3564.jpg
 

우리는 예전만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방법대로 뉴질랜드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방귀쟁이 며느리 3편

댓글 0 | 조회 1,427 | 2020.06.24
건강을 위한 배출방귀는 음식물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몸속의 가스를 외부로 방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억눌러 몸속에 저장해서는 안 되고 몸 밖으로 배출되어야… 더보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댓글 0 | 조회 1,446 | 2020.06.24
1960년 5월 11일.아르헨티나의 한 주택가에 눈매가 날카로운 청년들 7명이 서 있었습니다. 초조해보이는 모습들이 아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합니다. 시간… 더보기

무.조.건! 뱃살 빠지는 운동 공복에 하는 10분 복근루틴

댓글 0 | 조회 1,782 | 2020.06.24
뱃살 때문에, 특히 흔히들 똥배라고 불리는 툭 튀어나온 아랫배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 주목해주세요!!안녕하세요. 몬트리올 요가강사이자 유튜버(YOGA SONG -… 더보기

디지털 헬스케어

댓글 0 | 조회 1,673 | 2020.06.24
▲ 뉴질랜드에서 연구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들코로나19가 바꾼 세상 (2)뉴질랜드는 한 동안 신규 확진 환자도 없었고, 한 때 액티브 환자가 0이었기에 레벨 1… 더보기

직장 동료를 존중해서 항상 영어를 사용하기 바랍니다

댓글 0 | 조회 3,760 | 2020.06.23
지난 5월 27일 RNZ에 자극적인 기사가 올라왔다. 제목은 ‘English language-only sign at cafe taken down’으로, 번역하자면… 더보기
Now

현재 향수병

댓글 0 | 조회 1,836 | 2020.06.23
어쩌면 무척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난 늘 뉴질랜드에 대한 향수병을 달고 산다. 뉴질랜드에 관련된 것이 예능 프로그램 등의 방송에라도 나오면 반드시 본방을 챙겨보고… 더보기

황진이 선인과 대화를 시작하며 1

댓글 0 | 조회 1,006 | 2020.06.23
황진이 책을 내는 이유를 말씀 드리기 위해서 제가 명상학교 수선재 학생들과 나눈 대화의 일부를 소개합니다.요즘 제가 황진이 선인과 대화를 해요. 책을 쓰고 있기 … 더보기

가족 일원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1,996 | 2020.06.23
주위를 보면 어렵지 않게 가족끼리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님 대신 가게를 맡아주는 경우 또는 연로하신 부모님이 대신 자녀의 가게를… 더보기

서영이

댓글 0 | 조회 1,648 | 2020.06.23
내 일생에는 두 여성이 있다. 하나는 나의 엄마고 하나는 서영이다. 서영이는 나의 엄마가 하느님께 부탁하여 내게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다. 서영이는 나의 딸이요, … 더보기

해바라기

댓글 0 | 조회 1,061 | 2020.06.2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할머니 이 해바라기 꽃 한 개만 파실 수 있어요팔긴 그냥 가져가우한 개면 되우네 한 개면 돼요뭐하려구 그까짓 한 개만외국에 있는 아들이 좋아… 더보기

NAVER, 나베르 아닝겨?

댓글 0 | 조회 1,398 | 2020.06.23
G2, 미국과 중국이 겨루고 있다. 무역적자가 큰 미국이 그 원인과 해소 방안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중국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중국이 미국에 많은 물건을… 더보기

‘코로나19’ 로 무너진 생체리듬 찾기

댓글 0 | 조회 1,810 | 2020.06.20
건강한 생체리듬을 위해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해야이번 주 휴람에서는 코로나 19로 인해 깨져버린 생체리듬에 대해 휴람 의료네트워크 H+양지병원 내분비내과 이해리… 더보기

비대면 원격진료

댓글 0 | 조회 1,837 | 2020.06.20
10년째 논란만 벌이던 원격의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로 전격적으로 시행되었다. 현행 의료법(醫療法)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 … 더보기

하루 한번, 왕초보도 따라할 수 있는 데일리 힐링요가

댓글 0 | 조회 1,531 | 2020.06.17
‘요가는 어렵다. 요가는 재미없고 지루하다. 요가는 나랑 안 맞는 것 같다.요가는 유연한 사람만 할 수 있다…’안녕하세요. 몬트리올 요가강사이자 유튜버(YOGA … 더보기

보건부에서 알려주는 경보 1단계 건강관리 및 의료서비스 이용방법

댓글 0 | 조회 2,218 | 2020.06.11
경보 1단계 (Alert Level 1)에서 자신과 이웃을 보호하는 방법 How to protect yourself and others during ALERT L… 더보기

슬기로운 와인생활

댓글 0 | 조회 2,100 | 2020.06.10
슈퍼마켓 완전정복 (2)이태리 베네치아를 여행하다가 터미널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버스기사가 장담하는 최고의 커피라는 말을 그땐 믿지 않았… 더보기

그리운 명륜여인숙

댓글 0 | 조회 1,540 | 2020.06.10
오 민석잠 안 오는 밤 누워 명륜여인숙을 생각한다. 만취의 이십 대에당신과 함께 몸을 누이던 곳 플라타너스 이파리 뚝뚝 떨어지는거리를 겁도 없이 지나 명륜여인숙에… 더보기

시리아 내전 9주기, 아이들이 뺏긴 일상을 되찾아 주세요

댓글 0 | 조회 1,505 | 2020.06.10
전 세계 영화제 61관왕의 화제작.시리아 전쟁의 참상을 보여준 다큐멘터리영화 ‘사마에게’영화 ‘사마에게’ 공식 포스터전쟁이 한창인 시리아의 알레포에서 태어난갓난아… 더보기

광주 환벽당

댓글 0 | 조회 1,728 | 2020.06.10
어지러운 세상, 시와 술로 달래던 김윤제의 ‘살롱’한시는 시풍에 따라 당시(唐詩), 송시(宋詩)로 나뉜다. 둘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당시는 가슴으로 쓰고 송시는 … 더보기

우울감과 수면의 상관관계

댓글 0 | 조회 2,096 | 2020.06.10
지난 칼럼에서는 공황장애에 대한 증상과 전문적인 상담이나 약물 복용 외에도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우울증이나 불면증에도 같은 방법들이 … 더보기

방귀쟁이 며느리 2편

댓글 0 | 조회 2,178 | 2020.06.10
방귀쟁이 여성들의 이야기‘며느리의 방귀’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다양한 여성들의 방귀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형수의 이야기로, 형수가 시동생 앞에서… 더보기

재택근무는 현실이다

댓글 0 | 조회 2,939 | 2020.06.10
벌써 40년 전의 일이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는 1980년에 발표한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산업주의 종말과… 더보기

긍정의 힘?

댓글 0 | 조회 1,456 | 2020.06.10
‘아직도 거기야?’‘네..’‘헐.. 어쩔려고 그런데니...?’지난 2주간 학생들과 가장 많이 나눈 대화를 요약하면 딱 위의 세 줄이 될것 같습니다. 저는 수업시작… 더보기

두 얼굴

댓글 0 | 조회 1,130 | 2020.06.10
탐욕에 찬 나를가슴 저려도 인정하며그런 나를 연민으로 바라보는그 모습이나 이게 하옵소서정욕에 기울어진 나를매일 부끄러워하면서그 추함의 끝을 아는그 모습이나 이게 … 더보기

최신 이민정보로 人生이 바뀔 지도

댓글 0 | 조회 3,854 | 2020.06.09
이젠 New Normal 시대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뉴 노멀이라는 것은, 비정상의 정상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며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는 돌아갈 수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