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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놀이

0 개 1,806 김지향

게러지에 있었던 재봉틀을 내 방으로 옮겼다. 그 덕분에 나는 옷장 정리를 하면서 리폼에 대한 의욕이 일어났다. 예전에 수선하려다 만 옷들도 찾아내고, 모자를 만들려고 안 입는 옷도 꺼내 놓았다. 옷 두 벌과 벨트 한 개는 수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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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결혼식에 엄마의 유품인 레이스 가디건을 입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재질이 좋은 것도 아니고 디자인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리폼을 하여 드레스와 함께 입으면 잘 어울릴 거 같아서였다. 하지만 코로나 집단 발병 사건 때문에 결혼식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만 같다. 


결혼식을 하게 되건 못하게 되건 두 사람의 결혼은 변함이 없다. 난 그저 상황이 되어 가는대로 마음 편히 따를 것이다. 그래도 고치기로 한 가디건은 고쳐 놓을 예정이다. 여러모로 쓰일 일이 많으니까.


젊어서의 내 성격이라면 이런 경우에 무척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 어떤 상황일지라도 속상하지가 않다. 둘째가 결혼식 준비를 꽤 많이 해두었던 거 같아서 둘째가 실망을 할까봐 걱정스러웠지만, 생각 보다 둘째는 무척 담담했다.


돌이켜 보니, 젊어서의 내 성격은 세상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었던 거 같다. 매사에 그냥 쉽게 넘어가는 게 없었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것들도 많고, 내 생각대로 잘 안 될 땐 낙담도 크게 했었다.


지나고 나서 보니,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 왜 그렇게 속을 끓여가면서 살았는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부모를 원망하고, 모든 것을 다 남의 탓으로 돌려가면서 속상해 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얼굴이 화끈해졌다. 부모님께도 연락이 끊긴 지인들에게도 미안하기만 하다.


만날 수 있거나 연락이 가능한 사람들이라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할 수 있겠건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한테는 그저 마음뿐이다. 앞으로 이런 실수를 더 이상은 하지 않게 되기만을 바란다.


시원찮은 내 성격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괜찮은 습관이 하나 있었다. 만들기를 좋아하여 손으로 만드는 일이라면 그 무엇이든 배우려 노력했었던 거 같다. 몸이 허약해서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못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이것저것 많이도 시도를 했었고 그만큼 많은 것들을 만들어냈다.



우리집 게러지에는 내가 벌려 놓은 일들의 잔재들이 수두룩하게 놓여 있다. 봉재에 관련이 된 기계들과 꽃꽂이에 관련이 된 여러 기구들과 재료들이 잔뜩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자질구레한 것들이 켜켜로 쌓여있다. 이제부터는 남아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만들기 작업을 하면서 살아야겠다. 


재봉틀이 내 방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눈길이 자꾸만 재봉틀한테로 간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손에서 놓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 둘 생각이 났다.


옷장을 다 뒤집어서 옷들을 새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옷들이 꽤 많았다. 마음과 달리 버릴 옷들이 거의 없었다. 아주 낡아서 나달나달한 것들 몇 벌만 제외하고 나머지 옷들은 다 쓸모가 있었다.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옷감이 마음에 드는 것은 모자를 만들기로 하고, 조금만 디자인을 바꾸면 쓸 만한 것은 리폼을 하기로 했다. 


의류학과를 나왔지만, 옷 만들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옷 만들기 보다는 쿠션이나 방석 등 실생활에 필요한 소품 만들기를 더 좋아했었다. 옷 수선을 하기도 했었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한동안 청바지를 잘라서 가방을 만드는 일에 흠뻑 빠진 적도 있었다. 매일 한 개씩 만들었으며, 여기저기서 못 쓰는 청바지를 모으기도 했었다. 그것뿐인가? 자투리 천으로 헤어벤드도 만들고 머리핀도 만들고, 이것저것 참 많이도 만들었던 거 같다.


조화로 코사지도 만들고, 포프리 주머니도 만들고, 천 조각들로 꽃들도 만들고, 밀짚모자 챙에 천을 대서 박고, 뭔가 새로운 것을 생각하여 만들기를 무척 좋아했었던 거 같다.


그렇게 만들기를 좋아했지만, 나를 위해 만든 것은 거의 없었다. 혹여 내가 쓰려고 만든 것도 남 주기 바빴다. 그 잔재가 게러지 안에 잔뜩 남아 있는데, 아트 리싸이클링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 모은 천들도 꽤 된다.


마음먹는다는 게 참 신기하다. 방안에 들여 놓은 재봉틀이 동기가 되어 숨어 있었던 창조에 대한 불씨를 당겼으니, 이렇듯 우연하게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감사하기만 하다. 우연이 우연이 아니다.


5년 이상 만드는 작업은 아예 손을 놓고 있었는데, 때마침 재봉틀이 내 방으로 와서 나를 다시 창조놀이에 빠지게 했으니, 그 얼마나 신기하고 신나는 일인가? 


어제는 자려다가 갑자기 옷 한 벌을 꺼내었다. 10년 전에 산 옷인데, 내 마음에 꼭 들어서 자주 입었던 옷이다. 가슴이 시원하게 파여진 옷인데, 페이스메이커 자리가 불룩하게 올라와 있는 지금의 상태로는 입기가 힘든 옷이다.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딩동뎅~~ 소리가 났다. 어떻게 수선해야할지 감이 온 것이다. 그 옷을 꺼내어 대충 내 생각대로 해보니 페이스메이커 자리도 보이지 않으면서 더 우아한 스타일 변신이 가능했다.


재봉틀 위에 그 옷을 올려놓았다. 가디건 다음으로 수정할 옷이다. 이렇게 재봉틀 대 위에 옷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 벌써 만들 것들이 내 머릿속에 가득하다. 앞으로 손이 엄청 신나게 생겼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천천히 한 땀 한 땀 이어나갈 것이다. 욕심 부리지 않을 것이다. 매일 산책하듯 차근차근 해나갈 것이다. 드라마를 즐기듯 즐기면서 해나갈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즐기면서 사는 것인데, 허리 앓아 가면서 기를 쓰고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어쩌면 내가 리폼한 옷을 입고 나갈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가? 집에서 입으면서 기분전환하면 되는 것이지. 


내가 집필한 소설과 동화가 출판의 기회를 못 얻는다 할지라도 난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내가 창조놀이를 했다는 것에 박수를 쳐 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는 글을 쓸 것이며 재봉틀 놀이를 할 것이다. 그러다가 지겨우면 그만 두겠지. 그러면 또 다른 창조놀이가 생기겠지. 이렇게 창조놀이는 육신을 벗는 그 순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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