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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한적한 양구 벼 베낸 논에
공 하나 들고 들어가
논물 막았던 돌멩이로 골대 만들고
혼자 이리저리 차며 논다
지나던 논 주인일까
뭐하슈
어릴 적 생각이 나서요
나랑 같이 합시다
나는 골지기가 되고
골 넣으려는 마음 없는 농부는
나를 향해 공을 찬다
간신히 걸려있는 저녁 해거름에
가을도 이참에 숨을 고른다
땀나는데 막걸리 한잔 사겠수다
논주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사양하였지만
탁한 그의 음성이
내 인생 가장 다정한 음성으로 들려진다
아무도 모를 텐데 마실 걸 그랬나
자꾸 그의 말이 맴돌 때
하나님도 말없이 자꾸 웃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