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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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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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PSY)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Gangnam Style)이 2012년 7월 15일, 유투브에 올랐으니 22년이 되었다. 오늘 조회해 보니 51억 5천만 여회를 본 것으로 나온다. 처음 1억 뷰를 넘긴 것이 최단기록을 세웠다고 떠들썩했는데 얼마만인지 몰라 찾아보니, 겨우, 단지, 놀랍게도 52일 만이란다. 매일 200만 건 정도를 보았고 최단기간에 1억 뷰를 이룬 세계 신기록이기도 하단다. 나는 싸이의 음악성에 대해 놀라워하는 것이 아니라 유투브라는 매스컴의 위력에 놀라고 있다. “어쩌면 나도?”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한때 유행한 광고 카피에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가 있었고 또, “사랑해 선영아!”가 있었다. 만약 그때로 돌아가서 내가 선영이를 사랑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여쁜 장미에 숨은 가시는 찔리고 나서야 보이는 법이다.


싸이처럼은 아니지만 혜성같이 등장한 한 가수가 추락하고 있다. 그는 외동아들로 태어나 중학생 때 한 음반 매장에서 우연히 듣게 된 “네순 도르마(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웅장함에 매료되어 성악을 시작하였단다. 중 3때 교회에서 지도를 받았고 경북예고에 합격했다. 하지만 이종 격투기를 배웠고 폭력배 활동을 하고 불성실한 학교생활로 퇴학을 당하게 된다. “하늘에서 지켜볼 테니 똑바로 살라”는 할머니의 유언에 마음을 다잡고, 재입학한 김천예고에서 서수용 선생님의 헌신적인 지도를 받는 행운아가 되었다. 조직 생활에서 손을 떼고 성악에 매진하여 세종 음악 콩쿠르 1위, 전국 수리 음악 콩쿠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 선생님이 인터넷에 올린 네순 도르마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2009년에는 ‘고등학생 파바로티’로 SBS의 예능,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가 되었으며 2009년 대한민국인재상을 수상한 데 이어 스타킹 출연 영상을 본 독일에서 초청해 독일 유학을 하였다. 이런 김호중의 인생 이야기는 영화 “파파로티”로 제작되었다. 소속사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의 유년과 청소년, 청년시절, 독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부터, ‘미스터트롯’ 출연,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현재 등 다이내믹한 그의 인생역전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할 것”이라고 준비해 왔다.


싸이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쉽게 오른 돈 방석이라선지 쉽게 무너지고 있다. 그를 보면 사상누각이라는 것이 연상된다. 스르르 무너지는 사상누각, 이것이 정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쓰는 나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경문(自警文)으로 삼고 있다. 늘 명심하고 조심하는 일은 ‘주자 십회’ 중의 ‘취중망언 성우회(醉中妄言 醒後悔)다. 술 먹고 함부로 떠들어 깨고 나서 후회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말의 상처는 칼로 찌른 상처보다 오래 간다. 몸이 아닌 마음을 찌르기 때문이다.


그의 창창 대로가 음주운전으로 꼬였다. 이제 돈도 명예도 날아갔지만 사람 안 다친 게 그나마 다행이다. 누구를 죽였으면 어쩔 뻔 했나? 그러면 피해자와 그 가정이 파괴된다. 그는 사고 후에 달아났다. 술은 조금 마셨고 놀라서 그랬는데 생각해 보니 잘못됐단다. 그런데 블랙박스를 파괴했다. 부서진 차야 고쳐주면 되는 것 아니냔다. 뻔뻔하다. 뒤늦게 경찰의 조사를 받고난 뒤, 취재진이 있어 몇 시간을 버티고 안 나갔단다.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그러고는 공연을 강행하겠단다. 알고도 그의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런 것을 보면 사회에 제대로 된 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 조사받을 때 입은 옷가지가 수백만 원이라는데, 공연 수입이 수천만 원일 텐데, 많아야 10만 원이면 될 택시를 타거나 대리운전을 시키지 않은 것이 후회막급일 것이다. 5월 24일, 그는 구속되었다.


우리가 일정 시점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리고 지금의 현상을 물려서 다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하고 좋을까? 그래서 바둑이나 장기에 일수불퇴라는 것이 있고 또 화투를 칠 때는 낙장불입이라는 것이 있다. 아차! 하는 순간에 잘못을 저질렀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인기인이 증거를 없애고 거짓말을 하고 달아나다니 상상이 안 된다. 바둑이나 장기에 훈수라는 것이 있다. 정작 대국을 하는 본인은 보지 못하는데 편한 마음으로 보는 주위의 사람들은 그 수가 보이는 것이다. 남의 일이라고 내가 말을 쉽게 하는가 싶어 부담스럽다. 그런데 나도 술 마시고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부끄러운 일이었다. 광고카피처럼 인생사에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고? 아니, 평생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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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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