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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전세계적인 악몽을 겪고 있는 요즈음 문득 조선 후기 때의 천재학자 다산 정약용이 떠올려진다. 약관의 나이로 정조 대왕과 함께 백성을 구제하는 그의 모습이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조선을 대표하는 석학인 다산 정약용은 의학에도 정통하여 마과회통이라는 전염병 전문의학서적을 정조22년(1798년)에 저술하였다.
정약용은 어린 나이에 천연두에 걸려 사망직전의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가 이헌길이라는 명의의 처방을 받고 살아날 수 있었다. 그 후유증으로 오른쪽 눈썹에 세 갈래의 갈라진 흔적이 남아서 스스로를 삼미자(三眉子)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그의 자녀들 중 6명이 홍역과 천연두로 사망하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다. 그 때 당시만 해도 홍역과 천연두는 소아사망의 원인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과회통을 저술하여 백성들을 구제하고자 한 그의 노력과 열정이 너무나도 감사한 이유이다.
정약용은 이헌길의 마진심법을 중심으로 한 조선의 5종문헌과 명• 청대에 저술된 천연두, 홍역, 종두법에 관한 서적 58종을 두루 섭렵한 후 그만의 발진 분류 및 홍역 감별, 종두법 등 새로운 진단이론과 치료법 등을 제시하였다. 이외에도 임상 의학자로서의 현실적 진료 입장에서 역대 유명 의가들의 이론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또한 유행성이 컸던 전염질환들을 연차적으로 정리까지 해 놓았던 것이다.
우리의 전염병 의료 역사상 가장 많은 기록을 보이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외에도 동의보감을 집필한 허준은 신편벽온방과 벽역신방이라는 전염병 전문의학 서적을 펴냈으며, 홍석주의 마방통휘 등 수많은 전염병 전문 서적들이 조선시대 내내 출간되었다.
조선 오백 년 역사속에서도 내내 전염병과 의학자들의 전쟁은 지속되었던 것이다.
전염병과의 전쟁은 인류역사속에서 늘 있어왔고 중요한 점은 비록 많은 이들이 사망했으나 인류는 늘 이겨왔다는 것이다.
현재의 코로나 사태도 결국에는 인류가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희생이 따른다면 그건 곤란한 일일 것이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코로나 같은 전염성질환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는 완벽한 봉쇄, 둘째는 치료약의 발견 또는 개발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어설픈 봉쇄, 어설픈 백신 때문에 죄 없는 많은 이들이 더 이상 희생당하지 않게 끔 하루 빨리 치료약이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