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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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끝

0 개 1,091 김지향

  우리의 삶이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내 의지에 의하여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죽음마저도 내 의지대로 맞이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우리 인간들은 초자연적인 상황과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사는 것 같다.


  사후세계를 보았다는 사람들도 있고, 사후세계에 대한 연구를 하는 학자와 의사들도 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견해도 다양하다. 


  사후세계에 대한 막연한 불안 때문에 종교를 갖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마음의 수양을 위해 종교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고대부터 인간들은 샤머니즘부터 시작하여 수 갈래의 종교 속에 살게 되었으며, 정교를 넘어서서 사이비 종교도 만들어졌으며, 부패한 정교 역시 어쩔 수 없는 요즘 사회의 실태인 거 같다.

 

 드라마 ‘지옥’을 보면서 한국의 코로나 사태 때의 사이비 종교 ‘신천지’ 사건이 생각이 났다. 물론 드라마 ‘지옥’에 나오는 사이비 종교와는 모든 상황이 다르지만, 사후세계에 대한 공포를 이용한 점은 같다고 본다.


  사후 세계가 있든 없든 사람들은 공포에 취약하다. 요즘 많은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지고 똑똑해져가고 있지만, 갈수록 예측 불허한 큰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니, 심신이 미약한 사람들은 삶이 힘겨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옥’에서는 흉측하고 무서운 모습의 천사(?)가 나타나 지옥에 갈 날짜를 미리 알려 주고, 괴물들이 나타나 잔인하고도 처참하게 공격하며 마지막으로 고통의 끝인 태움으로 끝을 내버린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지옥’이 현대 사회와 그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풍자하며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과 악, 정의와 불의를 넘어선 그야말로 무차별적인 초자연의 횡포를 이용한 사이비 종교와 그에 대적하여 현실을 제대로 보게 하려는 자들과의 전쟁 또한 흥미로웠다. 제 2탄이 어떻게 전개가 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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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언니는 간암 수술을 했다. 젊어서 B형 간염을 앓았는데, 항체가 생기지 못해 평생 B형 간염 보균자로 살아가다가 몇 년 전에 간경화가 되어 결국 간암이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간암도 초기에는 개복을 하지 않고 악성종양을 태워 없애는 수술을 하나 보다.


  입원한 지 하루 만에 퇴원을 할 정도이며, 수술 이후 많이 피곤할 따름이지 심한 통증은 없다고 했다. 부분 마취로 수술을 했기에 수술을 할 때의 통증이 오히려 더 심했다고 하면서 식사도 잘했고, 그냥 푹 쉬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수술 후 단 하루 만에 퇴원하여 아주 편안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하는 언니를 보니 안심이 되었지만, 너무 멀리 살아서 병문안도 못가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아들 며느리가 같은 동네에 살고 있고, 여동생 또한 가까이 있어서 다행으로 여긴다.


  드라마 ‘지옥’에서는 괴물들이 나타나 인간을 태워 죽였지만, 언니의 몸에 있는 암은 오히려 의료 기술에 의해 태워져 죽었다. 앞으로 계속 심신 단련을 잘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면서 간을 지켜나갈 것이므로 예전시대처럼 암이 무섭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내 주위에 암 환자들이 수두룩하며, 암에 걸렸다가 완치하여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의학이 그만큼 발달했으며, 암에 대한 두려움이 예전 같지 않아서 암을 잘 이겨내는 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암 수술을 받은 언니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의사와의 다음 예약이 한 달 이후인 것을 보고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현대 의학은 내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 나가나 보다.

  

저녁 먹으면서 언니 이야기를 하고 있던 도중에 막내가 자신의 은행 통장이 해킹을 당해서 $44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2분 동안 세 번 연달아 조금씩 빠져 나간 돈이 다 합쳐서 $44이었던 것이다. 깜짝 놀라 카드 사용을 금지시키려 했는데, 이미 은행에서 카드 사용을 막아 놓았단다.


  인공지능 덕분이란다. 누구의 소행인지도 알 수 있단다. 두 달 후에 그 돈도 다시 통장에 들어올 거란다.  인간의 범죄가 날이 갈수록 더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고, 그 범죄를 인공지능이 발견하고 찾아내고 있는 걸 어젯밤에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곳곳에서 우리와 함께 하는 세상에서 살면서도 나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를 않는다. 한국에 사는 자매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져서 살고 있는지 알게 된다.


  그렇다고 나 자신을 비하시키지는 않는다. 지금 파미에서 사는 내 삶이 불만족스럽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면서 살고 있다. 어쨌거나 나는 내가 상상했었던 것보다 더 괜찮은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어떻게 살든 각자의 몫이며, 그 상황 속에서 행복해 하면서 감사해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요즘 나는 덤으로 사는 내 인생에 감사하면서 내 인생에 도움을 주고 있는 모든 관계들에 대한 감사로 가슴이 따스하다.


  언니가 수술하기 전에 나한테 한 말이 있다. “우리 뉴질랜드에서 만나자.” 십여 년 전에 네 자매가 함께 뉴질랜드에서 만나 여행을 했었던 추억을 되새기면서 그때처럼 다시 한 번 더 다 함께 만나 여행을 하자고 한 것이다.


  내가 심부전증으로 쓰러졌을 때, 앞으로 5년을 더 살 수 있으면 다행일 것이라 여겨졌었다. 하지만 난 거뜬히 5년을 넘겼으며, 앞으로도 살날이 창창하기만 하다. 언니의 미래 또한 나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옛날 같았으면 우리 둘 다 지금 저승에서 만났을 텐데 뉴질랜드에서 만나게 되니 얼마나 좋은 세상이야?”라는 웃음 가득한 언니의 말에 나 또한 웃음으로 화답을 했다. 참 좋은 세상이다. 


  사후 세계의 천국과 지옥은 죽으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고,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지옥이 아닌 천국에서 살면 된다. 지옥의 끝이 천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국과 지옥은 뫼비우스 띠 같아서 끊임없이 돌고 돌면서 서로 교체가 되어 가고 있다고 본다.


  나는 지옥의 끝인 천국을 즐기면서 살 것이다. 언니 또한 지금 이 순간 그리 살고 있음을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태어난 바이러스가 아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러스라는 말도 있다. 그래서 이제까지의 바이러스와 달리 잔인하고 무참히 인간 세계를 짓밟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만약 그게 사실이더라도, 인간은 인간이 만든 환경을 극복해 나갈 힘이 있다고 본다. 


  지금 한국이 한창 대선 열기로 가득하다. 얼마 전에 나는 웰링턴에 있는 대사관에 가서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서 접수증’을 받아왔다. 내 조국인 한국을 위해 한 표를 던지려는 준비였다. 


  한국에 있는 모든 국민들과 해외에 나가 있는 모든 동포들이 자신의 주권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한국의 주인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나서야하지 않겠는가.


  지옥은 소수의 사기꾼들이 꿈꾸는 세상이다. 우리 모두 사기 당하지 말고 지옥의 끝을 넘어서 천국을 누리면서 살기 바란다. 


  한 해의 마지막 12월을 잘 보내기를 소망하면서 새로 올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우선 정신살 없는 내 방부터 제대로 치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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