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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아래 사항을 꼭 지켜주세요! 21년 11월 15일부터 정부 방역 정책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으신 분은 휘트니스 이용이 불가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위는 필자가 이용하는 헬스장(Happy Fitness)에 게시된 공고문이다. 지난 11월 1일부터 2주간 계도기간을 거처 11월 15일부터 새로운 방역지침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백신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젊은층 회원들은 헬스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필자는 매주 3일(월•수•금) 오후에 약 1시간씩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21일 일요일 저녁 KBS 1TV에서 ‘2021 국민과의 대화’ 인사말에서 “국민들께서 오랫동안 코로나 때문에 고생을 하셨는데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가게 돼서 아주 기쁘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잘 진행해서 완전한 일상회복을 이루고 끝까지 국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2021년 10월 29일 코로나19 방역대책과 관련해 내놓은 방안은 시민의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방역을 통해 일상으로의 회복을 추진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이를 위해 ▲단계적•점진적 회복 ▲포용적 회복 ▲국민과 함께 하는 회복 등 새로운 일상을 위한 세 가지 추진 방향이 제시되었다.
정부는 2021년 11월 1일부터 2022년 1월까지 3단계에 걸쳐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추진한다. 우선 첫 번째 단계를 4주간 시행한 뒤, 방역상황을 종합 평가해 다음 단계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기 보다는 백신접종을 늘리는 등의 방역체계를 구축하여 코로나19와의 공존(living with corona)을 준비해야 한다.
국내에서 백신접종을 2회 완료한 경우에도 고령층을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70대 이상 확진자의 77.4%가 돌파 감염으로 확인됐다. 이에 추가접종(부스터 샷)을 해야만 ‘백신접종’이 완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작년 2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연속 3000명이상 발생하고 중환자도 500명이상 발생하여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환자가 급증하자 특히 수도권 병원들은 비상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선 후 연일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다. 지난 11월 3일 사망자 24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두 60대 이상이었고, 22명(91.6%)이 기저질환자였다. 미접종자가 14명이었고, 백신을 한 번만 맞았거나 접종 완료 후 항체 형성에 필요한 2주가 지나지 않은 사람이 4명이었다. 6명은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났지만 ‘돌파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0월 3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입원 대기 환자 가운데 6명이 사망했다. 11월 21일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病床) 배정을 기다리는 환자는 804명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 고위험군인 70세 이상 고령층은 421명이고,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질환자는 383명에 달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백신을 맞은 18-50세 연령층의 의료진이 주로 포함된 검사 대상자들의 피를 뽑아, 이 혈액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넣은 뒤 생기는 중화항체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코로나 백신 접종자 면역원성(immunogenicity) 분석’을 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모더나(Moderna)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 2852(접종 완료 후 2-4주)에서 2개월 후에는 2102로 낮아졌다.
화이자(Pfizer)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에는 2119(2-4주)에서 865(3개월), 233(5개월)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를 2회 접종한 경우 392(2-4주)에서 146(3개월)로 낮아졌다. AZ를 맞은 뒤 화이자로 교차 접종 받은 이들도 접종 초기 형성됐던 중화항체량이 3개월 만에 2368에서 326으로 떨어졌으며, 한번만 접종하는 얀센((Janssen) 백신은 263(2-4주)에서 130(3개월)로 낮아졌다.
항체(抗體, antibody)란 바이러스, 세균 등 항원(抗原, antigen)을 비활성화 시키고 신체에 침입한 미생물에 대항하여 세포 외부 자극을 유도하는 당단백질이다. 중화항체(中和抗體, neutralizing antibody)란 병원체나 감염성 입자가 신체에 침투했을 때 생물학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중화하여 세포를 방어하는 항체를 말한다.
보건당국은 부스터 샷(추가 접종) 간격을 발표하면서 20-59세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후 항체검사한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한편 60세 이상은 이제 검사가 진행 중이라 내년 1월쯤에나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이는 채혈하기 편한 20-59세 의료인을 중심으로 검사하고 60세 이상은 항체 추적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및 중환자의 급증 양상을 감안하여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 시기를 기존 ‘기본 접종 완료 후 6개월’에서 4-5개월로 단축한다고 11월 17일 발표했다. 60세 이상 일반 국민과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종사자, 기저 질환자, 의료기관 종사자는 기본 접종 후 4개월부터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다. 50대 연령층과 경찰, 군인, 소방관 등 우선 접종 직업군은 5개월로 단축된다.
이번 단축 조치로 올해 중 부스터샷 대상자는 약 1378만4000명으로 기존보다 819만2000명 늘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부스터 샷 접종 시기를 진작 앞당겼어야 했다’고 말한다. 즉 방역당국이 실기(失期)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그동안 백신 접종 완료자 등을 대상으로 항체 보유량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을 했다. 그런데도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기존 6개월로 계속 고수하는 바람에 AZ 백신 등을 맞은 고령층이 코로나19에 노출되었다.
한편 정부는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AZ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이 드물어 AZ 백신 접종을 12월 말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또 30세 미만의 경우 심근염과 심낭염이 상대적으로 높은 모더나(Moderna) 백신 대신 화이자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했다. 한번만 접종하는 얀센(Janssen) 백신 접종자는 2개월 이후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받으면 우리 몸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적(敵)으로 인지하며, 2차 접종은 적과 싸울 항체수를 늘린다. 추가접종(부스터 샷)은 떨어진 항체 수를 다시 끌어올리고, 항체가 활동하는 기간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부스트 샷은 2차 접종 때보다 이상 반응은 더 심하지는 않으며, 중증 예방 효능은 92%에 달한다.
백신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 일반인도 면역 저하자(低下者) 등과 같이 2개월 뒤부터 부스터샷을 맞는 게 좋지 않으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부스터샷 접종 간격은 항체 생성 정도와 유지기간 등을 고려해서 정한다. 대개 백신 2차 접종 후 두 달째에 항체 생성 효과가 최대에 이른다.
따라서 감염 예방 효과가 충분히 있는 상태에서 부스터샷을 접종받게 하면 잦은 접종에 대한 거부감으로 백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잦은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 반응이나 부작용 빈도가 커질 수 있다. 이에 감염 예방 효과가 충분히 크기 때문에 일반인은 2차 접종 후 3개월 정도까지는 굳이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없다. 코로나19 백신처럼 대규모 접종 사업은 최소 접종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이 원칙이다.
백신 접종을 일찍 시작한 선진국은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고령자와 고위험군에 ‘권장’됐던 것이 ‘의무화’되고, 점차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 강화하는 추세다. 이스라엘(Israel)은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부스터 샷을 놓기 시작해서 현재 인구 절반 가까이 맞았다. 그러자 지난 9월 중순 1만명 넘게 치솟던 하루 확진자가 600명대로 줄었다. 이는 부스터 샷 감염 예방 효과가 9배 높은 덕분이다.
한편 미국과 유럽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전면 봉쇄 등 강력한 방역 조치가 속속 등장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의 시위도 격화하고 있다. 영국은 11월 20일 신규 확진자가 4만941명 늘었고, 독일은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가 4만5183명으로 늘었다. 미국도 일일 평균 확진자가 13일 8만명대로 올라선 뒤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 국장은 20일 BBC 인터뷰에서 “긴급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내년 3월까지 유럽에서 50만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계절 변화와 여전히 충분치 못한 백신 접종 완료율,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지역적 우세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잇따라 방역 조치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요즘 당뇨병 환자의 혈당 검사처럼 혈액 한 방울로 코로나 항체 여부를 알아보는 신속 검사 키트가 많이 돌아다닌다. 검사 결과에 따라 부스터 샷을 맞으면 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항하는 중화항체 양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아니므로 신속 항체 검사를 믿기 힘들다고 말한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전 세계에서 북한과 아프리카 에리트레아(Eritrea)만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지난 11월 12일 밝혔다. 코로나 백신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지금까지 144국에 5억회분의 백신을 전달했는데, 두 나라만 받아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 지난 10월 말에 4만2000여명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확진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WHO에 보고했다.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부작용 사례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 11월 14일까지 신고된 이상 반응 의심 신고 건수는 37만4456건에 달한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이후 9개월간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1289명에 달하며, 현재까지 백신 때문에 죽었다고 조사를 요청한 967명 중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이 백신 때문이라고 인과성을 인정한 것은 2건에 불과하다. 정부는 백신 부작용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보상•손해배상 기준도 확립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의 성패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시기에 부스터 샷을 맞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60세 이상 백신 접종 완료율은 92.0%이지만 부스터 샷 추가접종률은 7.5%에 불과하다. 해외에서는 면역력이 유지되는 6-9개월 정도로 ‘방역 패스’ 유효기간을 지정하는 나라들도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COVID-19) 근절이 아닌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추구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예전의 삶을 되찾을 방법이 없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나으면서 얻어지는 면역보다 백신 면역 효과가 5배 정도 높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