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백두산 호랑이

0 개 1,133 한일수

“호랑이는 착하고 성스럽고, 문채(文彩)가 좋으면서도 싸움 잘하고, 인자하면서도 효성스럽고, 슬기롭고도 어질고, 엉큼스럽고도 날래고, 세차고도 사납기가 그야말로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다.” 이는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 선생의 글에 나오는 말이다.   


76e5d5048e9b2be7fed3d8a7b7ebfac6_1641849562_4114.jpg
 

금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로 재신(財神)은 검은 호랑이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새해에는 2년 동안 이어져온 코로나의 재앙을 물리치고 물을 머금고 피어나는 새싹처럼 무언가 시작하기에 좋은 기운을 받아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해본다.       


호랑이의 어원에는 여러 설이 있으나 범을 뜻하는 호(虎)와 이리를 뜻하는 랑(狼)에 접미사가 붙어 호랑이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호랑이를 뜻하는 ‘범’은 순수한 우리말이다. 잘 발달되고 균형 잡힌 신체구조와 느리게 움직이다가도 목표물을 향할 때의 빠른 몸놀림, 그리고 빼어난 지혜와 기품을 지녔다 하여 산군(山君), 산신령(山神靈), 산중왕(山中王)으로 불리어져왔다. 보통 이마에 새겨진 줄무늬가 임금 왕(王)자를 닮은 점과 함께 자연계 최고의 포식자라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동양권에선 용(龍)과 더불어 군왕의 상징으로 쓰였다. 용호상박(龍虎相搏)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호랑이도 인간의 남획으로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들어 전 세계적으로 보호 종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수시로 출몰하였으나 현재에는 멸종상태이다. 백두산 호랑이라는 별칭은 꼭 백두산에서 사는 호랑이가 아니라 백두산이 한반도에서 가장 험하고 높으므로 한국호랑이의 별칭으로 그렇게 부르고 있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한민족의 친구이자 경외의 대상이었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호랑이 보고 창구멍 막기(위험이 눈앞에 닥쳐서야 서둘러 미봉책을 씀)’ 등 호랑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 자주 등장한다. 아이한테 호랑이가 나타난다고 하면 울던 아기도 울음을 멈춘다고 했다. 쓸데없는 것 혹은 겉모습만 화려하고 실제는 쓸모없는 것을 뜻하는 ‘종이호랑이’ 혹은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말은 호랑이의 강함을 거꾸로 생각해서 나온 말이다.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은 호랑이이다. 생김새나 생태가 카리스마의 정점을 찍는 생물이고 그 강함 역시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보니 마스코트로 자주 이용되어 왔으며, 스포츠 팀 이름에도 사자, 독수리와 함께 자주 쓰인다. 야구팀의 KIA 타이거즈, 축구에서는 울산 현대 호랑이가 있는데 영문표기인 Tiger나 Tigers 대신 ‘Horang-i’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이 월남전쟁에 군대를 파병하면서 부대 이름을 맹호(猛虎)부대라고 지었는데 한국군의 용맹성을 나타내는 뜻이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마스코트로 쓰이기도 했으며 개막식 때는 호돌이 소년이 등장하여 굴렁쇠 굴리기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한반도 형상을 둘러싼 논란에 토기와 함께 등장하는 동물이 호랑이이다. 한반도 형상을 토끼에 비유한 일은 일본 식민지 시대에 일어났는데 이에 일본이 한국을 비하하는 의도로 그렇게 표현했다는 반박이 대두되었다. 한반도는 토끼 형상이 아니라 호랑이의 형상이라는 반론이다. 최남선 선생은 ‘소년’이란 잡지를 창간하면서 한반도 지도의 형상 안에 호랑이를 그려 넣었다. “발을 들고 대륙을 향해 할퀴며 달려드는 생기 있는 범의 모양”이 진취적이고 팽창해나가는 한반도의 무한한 발전과 왕성한 원기를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조선말기 우리 선조들이 그림으로 남긴  근역강산맹호기상도(槿域江山猛虎氣象圖)는 호랑이의 등뼈를 백두대간의 줄기로, 몸통에 뻗친 줄무늬를 백두대간 줄기에서 뻗어나간 가지 산줄기로 묘사되어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는 한반도의 백두산 호랑이가 만주 대륙을 보고 포효하는 대신 머리를 태평양을 향해 포효하면서 5대양 6대주로 기상을 펼쳐나가는 형상으로 표현되고 있다. 한국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광복을 맞이하고 독립을 하였지만 반도가 양분되고 한국전쟁을 통해 참담한 현실을 겪었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친 정치 변혁을 주도하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갔고 해양으로 진출해 경제적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양해왔다. 21세기 들어서는 문화적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드라마, 가요와 댄스, 영화, 한식, 한글/한국어 등 한국의 전통 문화가 현대적 감성에 접목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으면서 여러 가지의 긍정적인 소원을 빌어 본다. 마침 돌아오는 3월4일과 5일에는 사전투표가 9일에는 본 투표가 이루어짐으로서 3월10일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될 전망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내각제하의 총리나 연방국의 대통령보다 한국인은 물론 더 나아가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한민족의 운명을 좌우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표방할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그러한 인물을 선택해서 결정해야 되는 시점에 직면해 있다. 마음에 썩 들지 않는 후보들일지라도 누군가는 선택해야 되는 운명의 순간에 와 있다. 


2022년의 한국은 국운이 더욱 왕성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한류의 물결이 밑바탕을 깔아 준 터전 위에 한국 상품이 국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국민 화합만 잘 조성되면 번영의 시대를 누리 수 있는 기회를 앞두고 있다. 세종대왕 같은 성군(聖君)은 아닐지라도 그러한 자질을 품고 있는 후보가 선출되어 국민들의 화합된 힘으로 성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연출되었으면 하는 소원을 빌어본다.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257 | 2일전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152 | 2일전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30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116 | 2일전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558 | 3일전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98 | 3일전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181 | 3일전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182 | 4일전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780 | 4일전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61 | 4일전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450 | 4일전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정확히 말하면 몸의 진액과 관계된다. 그래서 진액이 고갈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기계의 그리스나 윤활류가 부…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305 | 7일전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322 | 10일전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수시전형은 11월 현재 진행중이며 내년 1월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2025학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343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불가능 속에서도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애쓰는 사람이 좋고다른 사람을 위해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367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의 독자들이 비로소 한국문학이라는 두꺼운 책의 한 …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167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재주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타자하는 수고를 벗어나게 되었다. 말하면 그걸 글자로 바꾸어 주고(STT; Speech t… 더보기

달이와 함께 만난 동물 부처들

댓글 0 | 조회 142 | 2024.11.06
안동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 용과 사슴, 영덕 장육사 대웅전 사자와 코끼리사찰 곳곳에서 만나는 동물들은절을 아름답게 하고 이야기를 담는다.아이가 처음 세상을 배울 …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424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더보기

Panic Attack

댓글 0 | 조회 495 | 2024.11.05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고 강렬한 불안감이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입니다. 이 발작은 보통 예기치 않게 발생하며, 몇 분 안에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솟구치는 특징이 있습니… 더보기

New NCEA

댓글 0 | 조회 436 | 2024.11.05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 이미 알고계시듯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사교육의 천국입니다. 대형입시학원은 말할것도 없고 입시학원 입학을 위한 또 다른 입시학원, 취업… 더보기

34. 소화기관의 병은 이런 순서로 치료해 보세요

댓글 0 | 조회 323 | 2024.11.05
몸의 각종 부위 중에 피부와 점막들은 손상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외부 세계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을 자주 접하는 신체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손상… 더보기

아플수록 마음관리를 잘 해야

댓글 0 | 조회 236 | 2024.11.05
장영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제가 이 분 글을 인용하면서 참 좋아했는데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환하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열두 번 예정된 항암… 더보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883 | 2024.11.02
한국인 232만명이 고혈압(高血壓), 당뇨병(糖尿病), 고지혈증(高脂血症)을 모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이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며, 나이…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1

댓글 0 | 조회 493 | 2024.10.31
대한민국은 4대 개혁 의료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그리고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그 중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2024년 2월 초 20여년동안 정원 변화 없이 한… 더보기

33.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의 축

댓글 0 | 조회 409 | 2024.10.30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장건강을 지배하고, 장건강은 뇌에 바로 영향을 준다고 말해 왔다. 그리고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이 하나의 축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