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의 생각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이대남의 생각

0 개 1,080 명사칼럼

■ 오 길영 


오늘자 토요판 종이신문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이 생각하는 페미니즘 기획 기사를 읽었다.(기사는 댓글) 시의성 있는 기획이다. 토요판이 알차진 느낌이다. 중요대목을 옮겨둔다.


각자는 자기의 입장에서 사태를 판단한다. 섹슈얼리티, 성적 관계를 대하는 태도도 그렇다. ‘나’는 옳고 ‘너’는 선험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면 대화는 불가능하다. 진리는 자임하는 게 아니라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이나 젠더 이론도 마찬가지다. 판단하기 전에 상대의 말을 들어봐야 한다.


군 복무를 마친 집의 두 청년과 가끔 얘기를 나눠봐도 아래 기사와 비슷한 견해를 내놓는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진리를 주장하기 전에 먼저 필요한건 얘기를 서로 들어보고 상대방의 입장과 근거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사라진 모습인데, 젠더 쪽도 마찬가지다. 내가 싫어하는 건 어떤 사안에서든 자기만이 옳다고 믿는 태도다. 어떤 누구도 옳음을 선험적으로 주장할 수 없다. 자기 입장에 겸손해야 하는 이유다.


- 기성세대가 이해하는 페미니즘과 다른, 이 단어가 나오면 격분하는 20대의 ‘그 페미니즘’이 뭔지를 찾아내는 게 ‘갈등 해소의 열쇠’라고 말했다.


- ‘20대와 3040세대의 이념성향과 젠더의식’을 보면 20대 남성의 성평등 의식은 대체로 20대 여성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가령 ‘남성의 육아를 수용한다’ 의견이 20대 남성은 3.97(5점 만점)로, 20대 여성(4.17)보단 낮았지만 30대 여성(3.80)보다 오히려 높았다. ‘여성 직장상사 수용’, ‘여성의 주도’와 같은 항목에서도 20대 남성은 20대 여성보단 점수가 낮았지만, 30대 여성보단 높거나 비슷한 수용도를 보였다.


- 하지만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앞에선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대학생 ㅈ(25)씨는 “한국의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로, 극으로 치달아 있다. 여성의 인권은 증진돼야 하지만 우리나라 페미니즘은 잘못된 게, 남성과 여성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남자는 안 된다, 여자만 할 수 있다는 얘기만 한다”며 “남성을 차별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ㅎ(25)씨도 “20대 남성들 사이에선 반페미니즘이 디폴트값이어서, 나처럼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것 자체가 좀 특이한 경우”라고 했다.


- 실제 25살 여성 직장인 ㅇ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너 페미야?’라는 말은 ‘너 일베야?’라는 말과 똑같이 굴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여자가 항상 우선시돼야 한다면서 방구석에서 혼자 앉아서 남자들 얘기에 열폭(열등감 폭발)하는 애들, 여자 키보드 워리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그래서 남성성, 남자다움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남성성, 여성성이라는 것 때문에 사람을 억압하지 말자는 게 페미니즘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내가 공부하고 동의한 페미니즘은 그런 거였는데,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계기로 어느 순간 페미니즘이 편 가르기, 혐오 대 혐오의 전쟁으로 느껴졌다. 그런 급진주의 페미니즘도 페미니즘의 한 종류인데, 이건 페미니즘이고 그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내가 페미니즘에 조건부로 반대하게 된 건 그 때문이다.”


-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메갈리아 같은 사이트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며 “그들의 주장엔 확대해석과 피해의식이 많다. 남자든 여자든 불평등한 부분이 있고 그런 건 서로 타협해 나가야 하는데, 페미니스트들은 일단 선을 그어놓고 ‘그런 발언은 하면 안돼!’라고 나오니까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 20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반감을 갖는 또 다른 주요한 이유는 “차별은 또래 여성이 아니라 우리가 당했다”는 생각이다. ㅈ씨는 “우리 세대는 집에선 여자든 남자등 동등하게 사랑 많이 받고 자랐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 보니 남자가 더 살기 힘든 것 같다”며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 하는 게 제일 문제다. 한창 배우고 성장할 시기의 군대 2년은 너무 심하다”고 했다. ㅅ씨는 “20대 남성은 사회에서 책임은 많이 지우지만, 가장 차별받고 하대받는 ‘최하층 시민’”이라고 했다. “우리 어머니 세대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거의 대부분의 내 또래 남성들이 알고 있고, 그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페미니스트라는 사람들이 겪는다는 차별은 잘 모르겠다. 내 주변에선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식으로 남성성을 강요받은 건 우리다. 어렸을 때 할머니나 고모들이 ‘고추 한번 보자’고 하는 것도 페미니스트식으로 보면 성추행이지만, 의도가 그게 아니라는 걸 아니까 남자들은 그냥 다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직장인 ㄷ(25)씨는 “페미니즘을 주장하면서 지나가다 남자가 쳐다보면 ‘훑어본다’고 오해하고, 힘쓸 일이 생길 땐 남자를 부른다. 이기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군 가산점을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군인에 대한 대우, 국방의 의무를 다한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남성의 추락한 귄위랄까, 자존감이랄까,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 대학생 김도환(26)씨는 “예전과 다르게 동등하게 교육을 받고, 오히려 여성이 더 뛰어난 학업 능력을 갖춘 세대에게 여성 할당제가 꼭 필요한 제도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학원생 ㅂ(27)씨는 “군 가산점제가 폐지됐는데도 할당제는 남아 있어, 남자들끼리의 경쟁만 더 심해지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든다. 공정하지 않은 게임”이라고 말했다.


- “소외계층이 박탈감 때문에 약자 혐오가 심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산이 많을수록 더 심하다. 중상층 청년 남성의 반페미니즘 성향이 더 강하다는 것은 이들이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반박할 증거와 논리를 제시한다며 프레임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과 달리 중상층 청년 여성의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건, 이념을 자신의 가치관과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활동이 물질적 이해관계 충족과 고등교육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 직장인 ㅇ씨는 “페미니즘이 뭔지는 잘 모른다. 그냥, 인터넷에 ‘왜 이렇게 사냐’고 비난하는 ‘짤’(사진)에 페미라고 적혀 있으니, 안 좋은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급진주의 페미니즘만을 페미니즘의 전부로 여기거나 차별이 자기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 역시 페미니즘을 몰라서 그런 것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홍찬숙 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강사는 최근 발표한 ‘청년의 무엇이 성평등 프레임에서 젠더 갈등과 공정성 프레임으로 변화한 것인가?’라는 논문에서 “청년 남성들의 감수성을 표현할 언어적 자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거시 담론을 지배하는 기성세대, 페미니즘이라는 도구를 획득한 20대 여성과 달리, 20대 남성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언어를 찾지 못했고 그 억울함이 반페미니즘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 출처 : 오길영 교수(충남대학교 영문학과) 페이스북


■ 오 길영 교수


99c59d17a295359ae02f651ab174e8ae_1643228881_2367.png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257 | 2일전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152 | 2일전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30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116 | 2일전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558 | 3일전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98 | 3일전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181 | 3일전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182 | 4일전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780 | 4일전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61 | 4일전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450 | 4일전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정확히 말하면 몸의 진액과 관계된다. 그래서 진액이 고갈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기계의 그리스나 윤활류가 부…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305 | 7일전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320 | 10일전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수시전형은 11월 현재 진행중이며 내년 1월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2025학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343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불가능 속에서도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애쓰는 사람이 좋고다른 사람을 위해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367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의 독자들이 비로소 한국문학이라는 두꺼운 책의 한 …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167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재주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타자하는 수고를 벗어나게 되었다. 말하면 그걸 글자로 바꾸어 주고(STT; Speech t… 더보기

달이와 함께 만난 동물 부처들

댓글 0 | 조회 142 | 2024.11.06
안동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 용과 사슴, 영덕 장육사 대웅전 사자와 코끼리사찰 곳곳에서 만나는 동물들은절을 아름답게 하고 이야기를 담는다.아이가 처음 세상을 배울 …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424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더보기

Panic Attack

댓글 0 | 조회 495 | 2024.11.05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고 강렬한 불안감이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입니다. 이 발작은 보통 예기치 않게 발생하며, 몇 분 안에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솟구치는 특징이 있습니… 더보기

New NCEA

댓글 0 | 조회 436 | 2024.11.05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 이미 알고계시듯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사교육의 천국입니다. 대형입시학원은 말할것도 없고 입시학원 입학을 위한 또 다른 입시학원, 취업… 더보기

34. 소화기관의 병은 이런 순서로 치료해 보세요

댓글 0 | 조회 323 | 2024.11.05
몸의 각종 부위 중에 피부와 점막들은 손상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외부 세계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을 자주 접하는 신체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손상… 더보기

아플수록 마음관리를 잘 해야

댓글 0 | 조회 236 | 2024.11.05
장영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제가 이 분 글을 인용하면서 참 좋아했는데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환하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열두 번 예정된 항암… 더보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883 | 2024.11.02
한국인 232만명이 고혈압(高血壓), 당뇨병(糖尿病), 고지혈증(高脂血症)을 모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이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며, 나이…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1

댓글 0 | 조회 493 | 2024.10.31
대한민국은 4대 개혁 의료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그리고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그 중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2024년 2월 초 20여년동안 정원 변화 없이 한… 더보기

33.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의 축

댓글 0 | 조회 409 | 2024.10.30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장건강을 지배하고, 장건강은 뇌에 바로 영향을 준다고 말해 왔다. 그리고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이 하나의 축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