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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하늘만큼 컸던
설날의 설렘이
이제는 조각으로만 떠돕니다
방앗간 긴 줄 뒤에
이고 온 쌀을 내려놓고
시린 발을 구르던 고무신의 어머니
꼬득하게 굳어야 잘 썰린다며
기다리다 기다리다
몰래 한 가락 꺼내 먹던 맛
점점 비어가는
아들 그릇에
옛다 난 배부르다
성큼 덜어 주시던 어머니 사랑
설날 아침에 첫 숟가락 뜨다가
소환된 오래전 떡국 냄새에
빈 방 들어가
눈물 흘리고 싶어진 것은
또 한 살의 나이가
서러워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