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재호
보라색 자카란다 꽃잎이 떨어져 길 위에 깔려 있다
고해하 듯 그 꽃잎을 밟고 간다
보라색 사제복을 입은 신부를 떠올리며
노을같은 구세주가 그리워지는 초저녁
한해는 또 이렇게 꽃잎처럼 밟혀가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저 보라색 제단 위에서
나도 모르게 지은 죄들을 헤아리고 있다
내가 하얗게 씻겨져 구원을 받든 아니든
무심한 새해는 어김없이 또 오고
영원할 듯 아름다운 저 보라색 꽃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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